2PM을 사랑했던 팬들이 이제는 2PM을 공격하고 있다. 특히 팬들과 2PM의 간담회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됐다. JYP는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간담회를 준비했는데 사태가 이렇게 되어 당황하고 있다고 한다.
일방통행도 아니고, 무시도 아니고, 나름 성실하게 팬들과 소통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소속사가 대중의 심리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2PM에게 비호감의 이미지가 생기고 말았다.
1. 가식의 이미지
JYP는 재범 탈퇴 결정 이후 거의 두 달 가까이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불신의 소지가 생겼다.(JYP는 바로 발표하지 못한 이유가 재범의 사정에 있다고 했음)
더 안 좋은 것은 2월 25일에 발표된 공식 입장에 2PM을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2PM이 1월 3일에 사실을 알았고, 1월 6일에 전원 만장일치로 재범을 제명하기로 했다는, 안 해도 좋을 말을 발표문에 집어넣은 것이다.
이에 따라 1월부터 2월까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활동한 2PM에게 ‘가식’의 이미지가 생겨버리고 말았다. 가식적인 이미지는 매우 안 좋다. 대중은 가식적인 이미지를 정말 싫어한다.
한때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던 <패밀리가 떴다>는 가식 논란으로 한 방에 갔다. 날라리 이미지였던 연예인이 사고를 치면 곧 복귀가 가능하지만, 순진한 이미지였던 연예인이 추문에 휩싸이면 상처를 씻기 힘들다. 가식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식적 웃음도 혐오의 대상이다.
연예인이라면 절대로 피해야 할 이미지, 소속사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할 이미지가 2월 25일 발표 때 2PM에게 연결된 것이다. 덕분에 대중의 화살이 2PM 모두에게로 날아가고 있다. 말하자면 소속사 앞에 2PM이 화살받이로 선 것 같은 상황이 된 셈이다.
2. 냉혹함의 이미지
간담회는 더 문제가 되었다.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은 행사였다. 이미 2PM을 재범 제명의 주체로 내세운 상황이기 때문에, 간담회에서는 ‘왜 재범을 잘랐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질문을 받은 2PM은 ‘불가피했다. 자를 만해서 잘랐다’라고 대답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었다. 외통수였던 것이다. 2PM이 그렇게 대답하면 팬들은 ‘그래? 그럼 니들은 얼마나 잘났는데?’라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건 구도가 만들어내는 필연적 수순이다. 이런 경로에 의해 간담회 이후에 2PM이 팬들의 표적이 된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건 첫째 2PM이 자신들과 공감을 나누는 것이었고, 둘째 2PM이 형제애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앞에 설명했듯이, 구도에 의해 2PM 입에서는 전혀 반대의 말이 나왔고, 그렇게 재범을 자를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 2PM 입에서 나올수록 그들에겐 냉혹함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냉혹함도 가식과 함께 대중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다. <무한도전>은 수많은 사람들의 열렬한 칭송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무한도전>도 사람들이 불편함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무인도에서 팀원들이 투표해 한 명씩 제명하는 에피소드에서였다. 출연자들이 스스로 한 명을 잘라내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냉혹함을 느꼈고, 웃자고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렇게 냉혹한 이미지를 사람들은 싫어한다.
하물며 이번 일은 예능도 아니고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2PM이 사람을 잘라내는 주체로 나선 것은 매우 안 좋은 이미지를 형성시킬 수밖에 없었다. 설사 재범이 큰 잘못으로 국민의 공적이 됐다 하더라도 2PM은 대외적으로 재범에 대한 안타까운 정을 표명해야 따뜻한 형제애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2PM이 재범을 자른 주체라고 발표해놓고, 그것도 두 달여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간이 흐른 후에, 2PM이 재범을 자른 것을 스스로 정당화할 수밖에 없는 간담회를 연 것은 2PM에겐 최악의 구도였다. 더구나 재범을 옹호하려는 팬들은 아주 격앙된 상태였고, 왜 재범을 잘랐는지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간담회에서 이루어질 건 ‘왜 잘랐느냐!’와 ‘자를 만해서 잘랐다’ 사이의 감정싸움밖에 없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분명히 할 것은, 2PM이 정말로 가식적이거나 냉혹하다는 얘기가 절대로 아니라는 거다. 겉으로 보기에 팬들에게 그런 이미지로 비칠 만한 구도가 펼쳐졌다는 얘기다. 2PM은 불운했다.
꿈을 막 이루려던 참에 추락한 재범이나 자신들을 사랑해주던 팬들의 공적이 된 2PM이 모두 안타깝다.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므로 재범 문제에는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다만 2PM 멤버들을 막무가내로 공격하는 ‘막가파’ 팬덤만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간담회에서 2PM이 팬들의 심기를 거스른 것은 구도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날의 대화내용을 시시콜콜히 문제 삼으며 분노하는 것은 ‘오버’라고 생각된다. 재범이 잘못한 게 맞는다면 2PM도 피해자다. 상황이 불확실한데 덮어놓고 공격하는 건 성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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