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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하재근의 문화읽기> 사라져가는 '막장 졸업식'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2.15. 21:13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오늘은 몇 년 새 달라진 졸업식 문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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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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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바야흐로,요즘 완전히 졸업 시즌입니다.학교 앞마다 꽃다발로 가득하고요,웅성웅성한데요.그런데 이렇게 좀 행복하고 예쁘고 아름답게 추억해야 할 이런 졸업식이,과거에는 좀 여러 가지로 멍든 그림들이 그려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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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졸업식 때 이른바졸업빵이라고 해서 옛날에 밀가루 던지고,그러한 문화가 있었는데,이게2000년대 이후에 점점 과격해지면서 한 몇 년 전에는 굉장히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었고,예를 들어서2010년에는 학생들이 졸업식날 여중생의 교복을 찢고,머리에 케첩을 뿌리고 이러한 영상이 인터넷에 퍼져서 상당히 논란이 됐었고,부산에서는 중학교 학생들이 졸업식날 속옷 차림으로 시내를 활보하는가 하면,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남녀가 뒤엉켜서 속옷바람에 옷 찢어지고 그런 학생들이 서로 밀가루 던지고 계란 던지고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이 출동해서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난동을 부렸던 사건도 있었고.그리고 제주도에서는 후배 여학생 옷 찢고 바다에 던지고,전국 곳곳에서 그러한 일들이 있었는데,다행히도 올해에 들어서는 그러한 막장 졸업식이 나타났다는 보도가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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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맞습니다.작년까지만 해도 사실은 뉴스에서 이맘때면 굉장히 마음 아픈 얘기들이 많이 들렸었거든요.아직까지 올해는 안 들리는 것 같은데,말씀하신 대로 요즘 좀 많이 바뀌었죠?어떻게 바뀌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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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올해는 졸업식에 대한 보도가 정반대,막장 졸업식이 아니라 미담 졸업식에 대한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지금 졸업식 문화가 하나의 어떤 문화 행사,이벤트형 졸업식,이런 쪽으로 바뀌고,옛날의 어떤 틀에 박힌 교장 선생님의 훈시,이런 것들도 많이 사라지면서 그냥 재미있는 행사,이런 식으로 된다고 하는데,예를 들어서 동두천 칠봉초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졸업식을12일 캠핑으로 해서 교실에서 추억만들기 캠핑,담임 선생님하고 같이.이런 걸 하기도 하고,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포천,관인중고교에서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과 그 후손을 초청해서 함께 졸업식 행사를 하기도 하고.또 대건고라는 곳에서는 교실에 모여서 담임선생님하고 모든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편지를 읽어준다든지,군포 소리중학교 같은 데서는15년 후에 만나면 풀어보자면서 추억의 타임캡슐을 봉인한다든지,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내서 각 학교별로 개성이 넘치는 그런 졸업식 이벤트들을 지금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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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듣기만 해도 마음이 정말 좋아지는 그런 얘기들인 것 같은데요.정말 아주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은데,이렇게 과거 보기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이런 현상들이 없어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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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그 막장 졸업식에 대해서 워낙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니까,일단 경찰이 나서서 분명하게 단속하겠다,문제가 되는 것들은 처벌하겠다 이렇게 했고.그다음에 이제 언론에서도 계속해서 보도를 하면서 이런 걸 하면 안 된다,하면 안 된다 계속했고.학교에서도 교육을 했고,또 가정통신문을 보내서 부모님들한테도 주의를 기울이라고 했고.그리고 이제 졸업식 당일날 문제되는 물건을 사는 사람들,갑자기 학교 주변에서 대량의 밀가루를 구매한다든지 계란을 판째로 산다든지,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신고하라고,이러한 시민의식이라든가 그리고 또 막장 졸업식에 나오는 여러 가지 행태들을 다 범죄로 규정해서 처벌을 한 겁니다.예를 들어서 뒤풀이 재료 등을 명목으로 돈을 빼앗는 행위는 공갈죄,알몸이 되게 하거나 알몸 상태로 기합을 주는 행위는 강제추행죄,강요죄,그리고 알몸을 촬영,배포한 행위는 성폭력특례법 위반,그리고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 등을 던지는 행위는 폭행죄,이런 식으로 강력하게 처벌을 하다 보니까 이 막장 졸업식 문화가 점점 사라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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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법으로까지 아예 규제를 해버렸군요.이렇게 좀 달라진 졸업식 문화,좋아 보이긴 하는데,어떻게 바라보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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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좋게 바라보면 될 것 같고요.여기에서 시사하는 바는 우리가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학교 문화, 10대 문화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속수무책으로 항상 전문가들 인터뷰 보면 대책이 뭡니까?그러면 항상 나오는 말이 처벌을 강화해야 되고,교육을 제대로 해야 되고,언론도 잘해야 되고 부모님도 집에서 잘해야 되고,항상 천편일률적으로 그러한 말이 나오긴 하지만,사실은 이런 식의 방법으로 과연 이러한 날로 극단적으로 치닫는10대 문화를 과연 개선할 수 있을까,여기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는 조금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이번에 이 막장 졸업식 문화는 불과 몇 년 만에 모든 우리 사회의 언론,선생님,부모님,경찰 다 나서서 이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경찰 같은 경우에는 해마다 졸업식 시즌만 되면 특별경계기간 이런 식으로 해서 순찰도 강화하고,학교 선생님하고 부모님도 같이 순찰하고,이런 식으로 어른들이 다 나서서 노력하니까 막장 졸업식 문화가 불과 몇 년 만에 굉장히 많이 개선된 겁니다.이런 것을 보면 여러 가지 문제들, 10대 왕따 문화라든가,학교 폭력 문화라든가,여러 가지 일탈 문화도 우리가 개선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어른들이 다 나서서 노력을 하면,언론도 계속해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그러면 결국엔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작은 희망을 이 막장 졸업식의 사라진,이런 것을 통해서 우리가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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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그렇군요.졸업식이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 가니까 제가 오늘은 그거에 대해선 더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고요.어쨌든 우리가 실수를 통해서 배운 것 아니겠습니까.오프라 윈프리도 졸업 축사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는군요.실패를 통해서 배워라,대신 내면적 윤리적GPS를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라,이런 얘기를 한 것 같은데 학생들이 그런 얘기를 잘 기억해서 멋진 인생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오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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