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누리꾼 괴물이 돼버렸다


중국에 우리 누리꾼들의 댓글이 돌아다니고 있다 한다. 보통 댓글이 아니라 이른바 ‘악플’이다. 포털 지진 기사에 우리나라 누리꾼들이 단 악플을 중국인들이 알아채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번 재난에 대해 (악플로 인해) “한국은 웃고 일본은 울었다”는 생각이 번지고 있다. 한국이 남의 불행을 고소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2008-05-20]


포털엔 이런 댓글들이 있었다.


“이제 내부 문제 터질 날 얼마 남지 않았다“

“하늘이 노하신거지”

“중국 보면 웃긴다”

“중국은 정말 얍삽한 나라다.”

“ㅋㅋㅋㅋㅋ확다 망해버려라 그냥”

“지진구호활동 하지마라..”

“그러니 하늘을 두려워해야...”(천벌이라는 뜻)


이게 사람이 죽어가는 데 대고 할 소리인가? 한국인은 괴물이 되어가는가?


이런 댓글도 있었다.


“빈곤국 중공의 몰락 멀지 않았다

인구 90% 아프리카 수준 빈민, 실업율 30% 까지 육박

국민소득 최하위권 빈부격차 최대

수출 60% 외국기업 담당 기술력 0.03% 자체기술력 외국인이 경제 장악

외국인상대 수천만명의 매춘부 , 수천년간 이민족의 노예 생활한 중국인들

역사적으로 분열시대 요 금 원 청 서구열강 일본대륙침략까지 이민족의 노예 성노예생활한 중국인들“


참변에 대고 어떻게 이런 저주를 쓸 수가 있나? 한국인의 인간성은 어디로 갔나?


위 댓글에는 공감 추천 11에 비공감 1이 붙었다. 댓글 쓴 사람 한 명의 문제가 아니다. 이 글을 보고 11명이 추천 버튼을 눌렀다는 얘기다. 주기사도 아니고 댓글이다. 댓글에 추천지수가 11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내용에 공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게다가 다른 나라도 아니고 한국 사람이? 정말 웃긴다.


우리나라가 빈곤국에서 탈출한 지 얼마나 됐다고? 중국과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시차가 20~30여 년밖에 안 된다. 고작 이삼십년이다. 그 알량한 이삽십년이 뭐가 그리 대단해서 남을 능멸하나? 그럼 우리보다 이삼백년 먼저 개발한 선진국한테 우린 뭐가 되나?


빈부격차는 우리나라도 지금 충분히 확대되고 있다. 지방은 신부를 수입해서 결혼해야 할 만큼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만 저 잘났다고 명품 소비에 열 올리는 ‘몬도가네’스러운 후진국이다.


수출 60%를 외국기업이 담당? 우리 금융 60% 이상이 외국 자본 손아귀로 넘어갔다. 이렇게 금융을 넘겨준 후진국은 OECD에서 멕시코와 우리나라가 쌍벽이다. 우리 수출 대기업 지분 50% 이상을 외국자본이 지배하는 건 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일도 아니다. 쌍용자동차도 중국으로 넘어갔다. 그들은 곧 세계적인 수준의 자체 완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시간문제다.


0.03% 자체기술력? 도대체 무얼 기준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처지도 자랑스럽진 않다. 우리나라는 첨단 IT업종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수출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왜? 기술력이 없기 때문이다. 남 말 할 때가 아니다. 원천기술이 없기 때문에 완제품 수출물량이 늘어날수록 부품소재 수입도 늘어나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기술격차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기술인력이 자기 나라 부흥시키겠다고 분발하는 ‘청년국가’이지만 우린 OECD 두뇌유출 2위인 정 떨어지는 나라다. 젊은 기술 인력이 대한민국에서는 살기 싫단다. 우리가 지금 중국 비웃을 땐가?


외국인 상대 매춘부? 우리나라는 매춘으로 외화 벌어서 경제개발한 파렴치한 국가다. 서양인, 일본인을 상대로 한 매춘은 우리 국가 주요상품이었다. 뭐가 잘났다고 남을 비웃나.


중국이 이민족의 노예? 그런 중국 밑에 달라붙어 연명한 우리나라는 그럼 뭐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는 중국의 신하국이었다가, 일제시대를 거쳐, 미국의 허울 좋은 동맹이 됐다. 대통령이 종주국에서도 안 먹는 쇠고기를 수입해드리겠다고 굽실거리고 다니는 구차한 나라다.


남 비웃을 처지가 아니다. 중국인이 우리보다 좀 가난하다고, 경제개발이 늦어 우리의 70~80년대식 빈곤문제를 겪고 있다고 비웃는 건 정말 알량한 일이다.


한국인들 건방지다. 그리고 재수 없다. 우리나라처럼 대놓고 인종차별하는 나라가, 이 정도 경제규모의 민주국가 중에서 또 있을까? 우리는 단지 남을 군사적으로 침략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폭력성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필리핀 성매매 여성 중에 한국인으로부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본 사람이 많다는 것이 방송고발 됐었다. 한국인이 그들을 사람 취급 안 한다고 한다. 당연하다. 한국인은 돈 많은 선진국엔 주눅 들고 돈 없는 후진국은 멸시하는 천박한 국민이니까.


미국인처럼 영어하고 싶어서 환장한 국민들이 사회지도층이고 뭐고 간에 체면 다 집어던지고 원정출산 불사하는 괴상한 나라. 돈에 눈이 뒤집힌 국민들이 사는 나라. 한미일 3국 고등학생 의식조사에서 유독 한국 고등학생에게 돈이면 다 된다는 의식이 강한 걸로 조사됐었다.


그런데 어쩌지? 중국인들 기분 나쁘게 하면 그렇게 중요한 ‘돈’도 안 들어올 텐데? 우리한테 가장 중요한 교역상대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론 더 그럴 것이다. 중국보다 더 빨리 개발을 시작한 우리 입장에서 중국은 ‘시장’이다. 중국인은 ‘소비자’, 즉 ‘고객’이다. 어느 기업이 국민을 못 산다고 무시하면 국민이 그 기업 제품을 사줄까? 국제교역도 마찬가지다.


이런 타산을 다 떠나서, 사람이 죽어가는데 악플이 왜 나오나? 한국인의 심성이 너무 망가졌다. 이게 다 양극화와 사회불안정, 노동유연화, 경쟁격화로 인한 민심불안 때문이다. 자살률이 OECD 1위에 달할 정도로 한국사회는 스트레스 상태에 빠져있다. 그것이 내부적으로는 증오범죄, 외부적으로는 타자멸시로 나타난다. 그럴수록 한국사회의 후진성만 심화될 뿐이다.


우리 사는 게 힘들어져도 괴물은 되지 말자.


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