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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200만 넘은 '촛불집회', 역사적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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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200만 넘은 '촛불집회', 역사적 의미는?

문별님 작가 입력 2016.12.05 21:51 댓글 0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 시간입니다. 지난 주말도 역시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촛불집회에 대거 참여했는데요. 오늘은 이 촛불집회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함께합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말씀드린 대로 촛불집회 인원이 매주말 200만 명 이상 운집이 됐는데 그야말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촛불집회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하재근

일단 양적으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거죠. 지금 매체들이 헌정 이래 최대다, 3.1운동 이후 최대다 이런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아마도 정치적인 이유로 불특정 다수가 시내 거리에 모인 걸로 치면, 우리 민족사상, 단군 이래 최대가 아닐까, 그 정도의 의미가 있고. 그리고 집회 장소로 따져도 보통은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그 윗선으로는 못 올라가는데, 대중 시위대가. 이번에는 그 선을 올라간 것을 뛰어넘어서 청와대 근접 100m 거리까지도 갔기 때문에, 이것도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양적으로나 집회 시위로나 굉장히 역사적인 광경이기 때문에, 지금 자녀를 데리고 거기에 가서 역사적인 장면에 기념 촬영을 해야되겠다, 이런 시민들이 굉장히 많은 거고. 그리고 그러한 시위를 통해서 대한민국이 국민 주권이 작동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 이것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세계사적으로 매우 보기 드물게 이 정치적으로 분노한 대중이 100만 명, 200만 명 이상 모였는데도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평화적인 모습, 이것도 굉장히 보기 드문 광경이기 때문에 우리 역사적인 의미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입장에서도 세계사 이런 것을 서술할 때도 한국의 이번 시위가 굉장히 중요한 사례로 아마 기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매주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인원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걸 보면 참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멈출 수가 없는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신도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들었어요.

하재근

외신 같은 경우에는 거의 깜짝 놀라고 있는데, 로이터 통신 같은 경우에 대형 공공 축제 같다, 집회가 아니라. 포린폴리시는 김치만큼이나 한국적이다,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매체에서 너도나도 촛불집회를 보여주면서 CNN 같은 데서는 촛불집회 파도타기 같은 영상을 보여주면서 굉장히 놀라워하고 있고. 외국 네티즌들도 뷰티풀, 이런 댓글 달면서, 왜냐하면 서양에서는 정치적으로 분노한 군중이 이 정도로 모이면 바로 돌 날아다니고 자동차 터지고 미국 같으면 쇼핑몰 부수고 들어와서 훔치고 이럴 수도 있는데, 한국은 이게 철저하게 평화적으로 이루어지니까 너무나 놀라운 거고, 일본 사람들도 일본 매체들도 시시각각으로 한국의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처음에는 최순실 게이트를 좀 조롱하는 분위기였다가 이 촛불집회의 평화적인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 한국이 대단하다, 이런 식의 시각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유나영

말씀하신 것처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 촛불집회, 부상자나 연행자가 없는 시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나 평화집회가 가능한 이유,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하재근

이번에 한국인들이 거의 기적을 보여주고 있는 건데, 처음에 광화문에 100만 명 이상이 모였을 때 누구도 그것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100만 명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사전 장치가 전혀 없었습니다. 미리 구획을 나누고 질서유지요원을 배치하고 이래야 되는데, 그거 없이 100만 명이 모이니까 굉장히 혼잡했고 이러면 당연히 사고가 터지게 마련인데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각자가 모두가 초인적인 시민의식을 발휘해서 사고가 안 난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국민의 시민의식이 그만큼 성숙했다는 걸 보여주는 거고, 그리고 국민들이 광장에 모였을 때 광장의 문화가, 옛날에 80년대 같으면 돌 던지고 그런 문화가 있었는데 2002년을 기점으로 광장의 문화가 축제형, 문화공연형, 이런 식으로 바뀌었다는 거, 그것이 이번 촛불집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경찰들도 너무 강력진압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조를 해주고 있고, 그리고 또 전 세계가 뒤에서 보고 있으니까 우리가 이럴 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된다, 이런 의식까지 겹쳐지면서 정말 세계사적으로 유래가 없는 그런 거대한 사건이 한반도에서 펼쳐지게 된 겁니다. 


유나영

그래서일까요. 이번 촛불집회가 국민들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구나, 시민들의 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하재근

이 엄청난 촛불집회의 모습을 보면서 외국 사람들도 놀랐지만 우리도 놀라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정도를 할 수 있는 국민이었구나, 우리 스스로 놀라면서 거기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 이런 게 발생하고 있는 거고, 또 이번에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은 특정 시간에 불을 끄자는 운동이 있었는데, 어떤 시민이 자기 아파트에서 앞동을 보니까 그 시간이 되니까 불이 딱딱딱딱 꺼지는 걸 보면서 내 마음속에 차오르는 국뽕을 참을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 국뽕이라는 게 애국적인 열정, 이런 뜻인데. 그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걸 보면서, 거대한 일체감이 생기면서 그게 국가적인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또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4.19, 6월 항쟁 이런 식으로 우리 시민들이 스스로 쟁취해온 역사가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본격적으로 학습을 하면서 이게 또 다른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지금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이 촛불집회도 4.19, 6월 항쟁에 이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맞습니다. 국민이 스스로 발을 디뎌서 성숙하게 의지를 표명하는 모습, 민주주의의 중대한 진전을 우리가 매주말 목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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