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퍼온이미지

2017.01.16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흥행

문별님 작가 입력 2017.01.16 21:19 댓글 0

[EBS 저녁뉴스]

용경빈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저도 주말에 영화 보려고 나가봤더니 극장가마다 이 영화가 정말 1위더라고요, 예매 1위. ‘너의 이름은’, 일본 애니메이션인데 어느 정도입니까, 인기가?

하재근

이게 지금 2주차에 2백만 관객을 넘어서고, 2주 계속해서 연속해서 흥행 1위, 예매율 1위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이 흥행 1위를 우리나라에서 한 것이 옛날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로 14년 만의 사건입니다. 그리고 백만 돌파에 이른 시간도 5일 만에 돌파를 해서 역대 5위에 올랐는데 이게 과거 우리나라에서 일본 영화 최고 흥행 1위, 최고 흥행작이 뭐냐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인데 이게 백만 돌파까지가 7일 걸렸습니다. 그것보다 이게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사상 최대의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고, 이것의 원작 소설도 지금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고,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게 미야자키 하야오라고 하는 유명한 작가에게 지브리스튜디오, 유명한 회사인데 이 회사가 일본 애니메이션 역대 기록을 다 갖고 있는데 그 기록을 하나 하나 깨면서 이른바 지브리 도장깨기를 하면서 일본 실사, 애니메이션 합쳐서 전체 역대 4위에 올랐고, 1700만 관객을 동원해서 전체 흥행 일본 1위, 중국에서도 개봉한 열흘 만에 1700만 동원해서 중국에서 역대 1위, 아시아 여섯 개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LA비평가협회상 애니메이션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상에 현재 노미네이트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용경빈

대단하네요. 쭉 듣고 보니까요.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메이션이 그렇게 흥행하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천만 돌파 영화도 많지도 않고. 그런데 이렇게까지 관객의 호응을 끄는 특별한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이 영화가? 

하재근

이것이 이제 말씀하신 대로 실사 영화가 흥행하기가 훨씬 좋은 조건인데, 이건 애니메이션인데도 불구하고 흥행이 잘 되고, 심지어 일본 애니메이션인데도, 우리나라에서 극장 흥행은 주로 미국 애니메이션이 주도를 해왔는데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 제패니메이션은 그렇게 흥행을 못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게 지금 흥행 1위를, 14년 만에 하고 있고 심지어 12세 관람가, 원래 애니메이션 핵심 관객층이 초등학생인데, 초등학생이 볼 수 없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흥행 1위를 한다는 점이 매우 놀라운데, 그 이유는 해외에서 워낙 엄청난 소식이 계속 들려오니까, 일본에서 난리가 났다더라, 중국에서도 1위 했다더라 이러니까 국내에서 기대감이 매우 커졌다. 그리고 또 하나는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내부적으로 쌓여온 제패니메이션 오덕후, 마니아들의 에너지가 그동안 표출이 못됐다가 이 애니메이션을 계기로 일제히 지금 표출이 되고 있다. 그 정도로 사실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제패니메이션 마니아가 많다는 거죠 현재 우리나라에. 그리고 와중에 마니아 중에서도 아주 심한 마니아를 가리키는 네티즌 용어가 ‘혼모노’라는 용어가 있는데, 일본어인데. 일본어로 ‘진짜’라는 뜻인데 일본어 뜻이랑 아무 상관없이 우리나라에서는 좀 부정적인 오타쿠를 가리키는 말인데 이 애니메이션 흥행을 계기로 혼모노라는 현상이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너의 이름은’에 열광하는 ‘너의 이름은’ 혼모노다, 이러면서 혼모노 피하는 법, 왜냐면 혼모노가 옆에 앉아 있으면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사람들이 어쨌든 그럴 정도로 마니아들의 움직임이 화제가 되고 있고. 그리고 중국에서는 한한령 때문에 한국 영화가 개봉을 못하니까 그 빈자리를 어부지리로 이 영화가 채우면서 대규모 개봉을 하는 바람에 흥행 1위가 가능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용경빈

소문 때문에 사람들이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뭔가 사람들의 뭔가를 건드렸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내용입니까?


하재근

일단 그림이 아름답고요. 그리고 이게 남녀 고등학생의 혼이 바뀌면서 그러면서 뭔가 하이틴 로맨스처럼 펼쳐지다가 나중에 마을에 재앙이 닥치면서 마을을 구합니다. 이러니까 남녀의 경쾌한 로맨스, 좀 코믹하고, 그런 느낌도 나다가 또 마을에 재앙이 닥치는 분위기에서는 대형 블록버스터 같은 스펙터클도 있고, 그리고 이 감독이 원래는 커플 브레이커로 유명한데, 해피엔딩이 없는 감독인데 이 작품은 해피엔딩,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점, 그리고 적당히 스토리가 복잡해서, 타임슬립 등 복잡하게 나오니까 적당한 지적인 자극과 그리고 남자들한테 특히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자극해주고 그리고 여자친구도 구하고 세상도 구한다는 히어로적인 느낌. 이런 것들도 주기 때문에 젊은 관객들한테 특히 남성 관객들한테 환호를 받고 있습니다. 


용경빈

그렇군요.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지만 일본에서도 이게 1700만 명이 넘었다면서요. 그렇게 일본인들한테 사랑받는 이들만의 이유는 또 뭐가 있을까요?

하재근

그게 너무 신기한 건데, 이 작품이 재미가 있긴 하지만, 전 국가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흥행대작형은 아닌데, 일본에서 작년에 1위 했고 1700만이라는 것은 거국적인 흥행 열기입니다. 그 이유를 따져보면, 아무래도 일본인들의 상처를 건드렸다. 일본인들이 후쿠시마 원전사태라든가 동일본 대지진, 그로 인한 상처가 있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마을을 구해주니까, 그런데 그 마을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른들, 정치인과 건설인들은 아무리 소년들이 경고를 해도 안 듣는데 순수한 소년들만이 대대로 신사를 지켜온 집안의 우주의 기운을 받아서 마을을 구해준다는,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신이 자신들을 구해준다고 믿기 때문에, 그러한 전통적인 정서를 건드린 거죠. 근데 우리나라는 작년에 재앙을 그린 영화가 있지만 이렇게 경쾌한 애니메이션, 판타지 이런 게 아니라 판도라라든지 부산행이라든가 훨씬 더 노골적이고 직설적인데 일본 같은 경우는 워낙 후쿠시마 재앙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걸 노골적이고 직설적으로 직시할 수가 없는, 그렇기 때문에 이 경쾌한 판타지 로맨스로 우회해서 건드린 것이 결국 일본인들한테 상처를 씻어준 것이 아니냐,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재미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저변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점, 일류의 습격, 이게 우리한테는 또 하나의 재앙이 될 것 같습니다. 


용경빈

어쨌든 우리도 굉장히 치유라는 게 많이 필요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을 좀 멋진 영상미와 함께 우리도 좀 만들 수 있는 걸 기대해보도록 하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퍼온이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03.06  (0) 2017.03.07
2017.02.20  (0) 2017.02.21
2017.02.13  (0) 2017.02.14
2017.01.30  (0) 2017.01.31
2017.01.23  (0) 2017.01.24
2017.01.02  (0) 2017.01.02
2016.12.12  (0) 2016.12.14
<하재근의 문화읽기> 200만 넘은 '촛불집회', 역사적 의미는?  (0) 2016.12.05
2016.11.21  (0) 2016.11.24
<하재근의 문화읽기> 美 대선 트럼프 당선..승리 요인은?  (0) 201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