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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갑질 논란'

<하재근의 문화읽기>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갑질 논란'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유나영 아나운서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지난 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가 광고대행사 팀장의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안녕하세요.

유나영 아나운서

지난 2014년이었죠.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큰 국민적인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번엔 그 동생이에요. 갑질 파문이 일었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그러니까 이분이 2013년에 서른 살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대기업 임원이 된 분인데, 이른바 요즘에 젊은이들이 흔히 얘기하는 금수저라는 거죠. 재벌가에서 태어나서 어린 나이로 임원까지 된. 이 조 전무가 어떤 광고회사 팀장한테 물병을 던지고 물을 뿌렸다, 그런데 그런 갑질을 당하고도 광고회사 측에서 조현민 전무한테 사과를 했다, 이런 식의 주장이 인터넷에서 나온 겁니다. 그래서 일이 커지니까 대한항공 측에서 아니다, 뭘 던진 게 아니라 종이컵을 회의실 바닥에 던졌는데 물이 튄 거다, 그렇게 해명을 했지만 어쨌든 여론은 매우 악화됐고. 그리고 또 회자가 되는 것이 과거에 조현아 부사장이 검찰 출석할 당시에, 땅콩회항 한참 문제됐을 때. 그때 조현민 전무가 메시지로 복수하겠다는 내용을 보내서 그때부터 뭔가 갑질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이 계속해서 뭔가 부적절한 마음만을 시민을 향해서, 국민을 향해서 키워온 것이 아니냐, 그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이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조현민 전무가 일단은 SNS에 사과를 했어요. 그런데 그 내용도 지금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사과를 했는데 사과 내용이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면 안 됐는데, 제가 제 감정을 관리 못한 잘못입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면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과라는 것은 내가 뭘 잘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게 주가 되어야 하는데 광고에 대한 애착이 너무 컸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마치 자신의 어떤 프로다움을 뭔가 과시하는 듯한, 내가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하다가 실수를 한 겁니다. 이렇게 변명을 하는 듯한 이렇게 됐기 때문에 이 사과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 것이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고. 그 다음에 일이 터진 다음에 조현민 전무가 해외로 나갔는데 SNS에 해시태그가 뭐라고 남겨졌냐면, ‘나를 찾지마’, ‘휴가 갑니다’, ‘행복 여행 중’ 이렇게 남겨져가지고 이게 지금 사과를 하고 물의를 빚은 사람이 보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행태냐고 해서 더 국내 여론이 아 좋아진 겁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말뿐인 반성이 아니었는지 의구심을 가질 만도 하네요. 자 그런데 이 사건이 있고 나서 조현민 전무에 대한 또 다른 폭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요. 거기다 조현민 전무의 음성이 담겼다고 추측되는 음성파일까지 제보가 됐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한 번에 일회적인 어떤 일탈이었다고 하면 아 그날 뭔가 컨디션이 안 좋았나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건데, 문제는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제2, 제3의 폭로가 지금 꼬리를 물고 있다는 거죠. 광고업계 관계자들 이야기로 보도가 된 것이, 광고업계에서 대한항공 측에 오너일가의 이런 행태는 유명하다, 오래 전부터 알려진 일이고. 이런 대한항공 측의 갑질 때문에 아예 일을 맡지 않겠다고 거절한 광고회사까지 있다. 그리고 또 신문에 보도가 된 것이 조 전무가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간부들한테 반말을 예사로 하고 회사 직원들한테 폭언도 했다. 이런 식의 주장이 나오면서 그리고 또 심지어는 회사 직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조 전무 생일준비위원회를 만들어서 조 전무의 기분 좋게 하는 재롱잔치까지 했다. 이런 주장이 나오고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한테 충격을 준 것이 녹음이 나온 거죠. 조 전무로 추정되는, 그쪽에서 조 전무라고 주장을 한 건데. 폭언을 퍼붓는 내용이 나온 겁니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아직 확인이 안 된다고 하고 있는데. 그 녹음을 공개한 사람이 뭐라고 그랬냐면 ‘조 전무의 폭언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간부들한테까지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습니다.’ 이렇게 주장을 하니까 이게 국내에서 여론이 현재 매우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사실 전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 2014년에 땅콩회항 사건 정말로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사건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그 동생이 또 갑질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게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러니까 이상한 게 언니가 그런 일을 당했으면 그걸 보고 좀 반면교사로 배워서 아, 나는 저렇게 하면 안 되겠다 하고 그 다음부터 뭔가 좀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나가야 정상일 것 같은데, 언니가 이제 막, 그 동안 자숙하다가 돌아왔거든요, 경영 일선으로. 언니가 돌아오자마자 어떻게 동생이 갑질 사건에 휘말리는지, 기존의 갑질 사건에서 전혀 교훈을 얻거나 뉘우치지 않고 계속해서 사람들을 안하무인으로 대한 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거고. 이 사건을 통해서 대중이 분노하는 것은 우리나라 재벌가 구성원들이 너무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니냐. 거의 귀족처럼 군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우리 한반도가 북쪽은 세습 왕조가 통치하고 남쪽은 세습 귀족들이 통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고 이런 식으로 세습 귀족이 있으면 시민사회, 우리나라 민주공화국이 성숙할 수가 없는 것이거든요. 이 부분을 반드시 시정해야 되는 거고, 특히 재벌 같은 경우에 자기들이 잘해서 큰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옛날에 아프리카보다 못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몇몇 재벌이 엄청 초인적인 능력이 있어서 큰 게 아니라 국가가 몇몇 회사들을 찍어서 지원을 해준 겁니다. 모든 회사가 다 클 수 없으니까 몇몇 회사만 일단 먼저 크라고 국가가 지원을 해서 오늘날의 재벌을 만들어줬는데 그렇다면 재벌한테도 사회적 책임이 있는 건데,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자신들이 마치 귀족이 된 것처럼 국민들 위에서 군림하려고 하는 행태, 이런 행태를 보인 것은 우리나라 경제를 봐서도 국민 경제를 봐서도 매우 안 좋기 때문에 반드시 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맞습니다. 사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뻔한 얘기는 고사하고라도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 기업문화, 리더가 정말 아쉬워지는 요즘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