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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백종원 절대화와 황교익 마녀사냥

 

지난 주말 백종원 국감 출석에 대해 이번 주까지 화제가 이어졌다. 현장의 국회의원들도 백종원에게 호의적인 분위기였고, 인터넷 여론도 백종원을 지지하는 흐름이 압도적이다. 백종원이 사이다같은 강연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종원의 말엔 문제점도 있었다. 그는 먹자골목과 골목상권을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먹자골목은 권리금도 비싼 가게들이 들어가는 시장이니 영세상인들의 골목상권과는 다르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건 문제가 있는 주장이다. 

개인 자영업자들이 어디서든 영업하면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백종원은 시장을 자의적으로 먹자골목과 골목상권으로 구분해서 먹자골목을 대형 프랜차이즈가 장악하는 것은 괜찮다고 주장한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대형상권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차지하고, 개인 자영업자들은 행인이 별로 없는 골목에서 영세하게만 영업하라는 얘기가 된다. 대기업의 입장을 내세우는 주장이다.

 

자영업자들을 살리자는 국회 논의장에서 이런 대기업의 논리를 화기애애하게 듣고 있었다는 게 놀랍다. 백종원은 프랜차이즈 사업이 학원과 같은 것이라고도 했는데, 가맹점을 거느리는 프랜차이즈 기업과 학생을 배출하기만 하는 학원은 분명히 다르다. 그 외에 자신이 호텔업에 진출하는 이유 등도 설명했다. 국회가 대형 프랜차이즈 업주를 불러 홍보기회를 준 것 같은 느낌이다. 국회의원도, 언론도, 여론도 백종원을 칭송하기만 했다. 

최근에 황교익이 백종원이 출연한 골목식당조작방송 의혹을 제기하고 누리꾼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골목식당조작방송 의혹은 사실로 드러난 분위기다. 백종원이 막걸리 원산지를 신묘하게줄줄이 맞추고 막걸리집 사장은 못 맞춘 것처럼 방송됐지만 사실은 막걸리집 사장보다 백종원이 한 개만 더 맞췄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전달의 조작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일반인인 막걸리집 사장을 조롱하도록 유도한 편집이라는 점에서 죄질도 안 좋았다.

 

이렇게 조작방송이 황교익의 문제제기로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누리꾼은 황교익을 일방적으로 공격했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대중이 백종원을 절대화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당한 문제제기를 백종원에 대한 딴지걸기로 받아들인다. 

조작방송 다음엔 황교익이 강연 중에 백종원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터졌다. 황교익이 설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백종원을 비아냥거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황교익은 음식 비평가로서 할 말을 한 것이다. 설탕의 문제에 대해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최초로 방송 중에 설탕을 정당화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당연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비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황교익이 백종원에 대한 사감으로 옹졸하게 백종원을 비하했다는 식으로 공격했다.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언론, 누리꾼들이 모두 백종원을 절대화한다. 언론과 누리꾼은 백종원에 대한 정당한 비판마저 제거하려고 한다. 백종원이 골목식당을 통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백종원을 거스르는 다른 사람들을 집단 공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백종원이 하는 것이면 심지어 조작방송마저도 옹호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