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360만 관객을 돌파하며 라라랜드’(359만 명)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제 2008년에 457만 명을 동원한 맘마미아!’의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과거 영국 차트에서 9주 연속 1위를 이어가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를 끌어내린 것이 노래 맘마미아였는데, 이번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영화 맘마미아!’의 기록을 깰지 관심이 모아진다. 

블록버스터도 아닌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비수기에 개봉해 흥행행진을 이어가는 것이 놀랍다. 젊은 세대부터 중노년 세대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호응이 나타나는 점도 의미 깊다. 전설적인 록밴드 퀸이 재조명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어서, ‘보헤미안 랩소디흥행은 하나와 사회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이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인 영화보다도 보헤미안 랩소디에 매체의 관심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 관객들의 호응도 일반적인 재미있는 영화에 대한 반응 이상으로 뜨겁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렇게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노래가 좋다. 영화 전편에 걸쳐 퀸의 명곡들이 흘러나오는데, 워낙 좋은 노래들이어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중노년 세대는 추억에 빠지고, 젊은 세대는 CF를 통해 친숙했던 노래들이 퀸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퀸에 경탄한다 

과거에 퀸은 포지션이 애매한 밴드였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서 강렬한 록하고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록팬들이나 평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듀란듀란, 컬쳐클럽처럼 팝팬들의 지지를 받을 만큼 가볍진 않았다. 그래서 포지션이 애매했는데, 그럼에도 그들의 몇몇 노래들은 FM라디오 단골 신청곡이었을 정도로 사랑 받았다. 멜로디가 강조되는 스타일이 한국인의 감성하고 특히 맞아떨어졌다. 그 노래의 힘이 이 영화에서 다시 발휘됐다.

 

퀸과 프레디 머큐리가 보여준 뮤지션으로서의 주체성도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요즘 소속사의 지휘를 받는 아이돌들이 대중음악계를 휩쓰는 상황이어서 영화 속 상황이 더 각별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래서 네티즌이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뜨겁게 추앙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 영화의 분위기가 밝다. 보통 뮤지션을 주제로 한 영화들은 중반부부터 분위기가 어두워지는 경우가 많다. 스타가 되기까지는 밝지만, 그 이후엔 약물과 술 또는 불화 등으로 고독하게 추락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런 어두운 분위기를 최소화하고 마지막에 클라이막스를 추가했다. 바로 라이브에이드 공연이다 

이것은 마지막 액션이 들어간 블록버스터와 같다. 거대한 공연 광경이 막판 액션처럼 영화의 재미를 살렸다. 일반적인 뮤지션 소재 음악영화들이 발단-전개-위기-결말로 끝나는 반면, 이 영화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눈물의 감동도 있다.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로 시한부 생명이란 걸 고백한 후에 라이브 에이드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에,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안타까움이 극대화돼 눈물이 터져 나온다. 마침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도 엄마 난 죽고 싶지 않아요처럼 영화 속 설정과 맞아떨어졌다.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던 프레디 머큐리가 마지막에 위 아 더 챔피언을 부를 땐, 마침내 고통에서 승화된 영혼의 자유가 느껴져서 감동이 배가된다.

 

이런 인간적인 감동과 눈물이 막판에 터지면 신과 함께효과가 발생한다. 비록 영화 내용이 부실해도 모든 게 용서되면서 큰 여운이 남는 것이다. 이 영화는 실화라는 점과 노래의 여운이 신과 함께효과를 더 키웠다.

 

프레디 머큐리가 실제로 에이즈 진단을 받은 것은 라이브 에이드 공연 2년 후였다. 영화는 라이브 에이드 직전에 에이즈 고백을 해서 극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프레디 머큐리가 퀸으로 돌아간 것은 라이브 에이드보다 전이었다. 영화는 라이브 에이드 직전에 돌아간 것처럼 설정해서 역시 극적인 분위기를 올렸다. 방황하던 프레디 머큐리가 라이브 에이드 직전에 영혼의 친구를 찾고, 부모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하면서 마침내 인정받는 장면을 통해 프레디 머큐리가 드디어 올바른인생으로 귀환했음을 알렸다. 그러고도 죽음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고조되면서, 어쨌든 정상궤도로 돌아왔기 때문에 관객이 안도하게 된다. 이것도 이 영화가 사랑받은 이유다. 제작진의 영리한 구성이 영화를 대중적인 흥행물로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한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를 통해 중노년 세대가 극장에 대거 등장하고, 젊은 세대가 록음악 전성기 시절의 음악적 매력에 대해 눈 뜨게 되는 건 반가운 일이다. 지금 감동 받았다는 관객들 중에서 제2의 퀸, 3의 퀸이 나올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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