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트로트가 폭주했다. 먼저, 토요일엔 놀면 뭐하니?’였다. 이 프로그램에선 유재석이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로 데뷔하는 뽕포유 특집이 진행 중인데 지난 토요일 방영분 중 2부가 토요일 전체 예능 시청률 1, 광고계가 주목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도 마찬가지로 토요일 예능 전체 1위에 올랐다. 다음 회 예고 부분에서 분당 최고 시청률이 찍혔기 때문에 다음 주엔 더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요일엔 송가인 콘서트 실황이 MBC에서 방영됐다. 정규방송을 취소하고 특별 편성한 것인데 광고가 일찌감치 완판됐다. 특정 가수 콘서트를 지상파 방송사가 중계하는 것은, 나훈아나 강남 스타일이 떴을 당시의 싸이 정도가 공연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제 막 데뷔한 낸 신인가수의 공연이 중계된 것은 전무후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정도로 송가인 열풍이 뜨겁다.

 

놀면 뭐하니?’에선 유산슬(유재석)이 두 곡의 신곡을 준비중이다. 이중에서 합정역 5번 출구는 그동안 많이 소개됐는데, ‘사랑의 재개발은 지난 토요일에 처음 소개됐다. 곡을 받은 유산슬은 어머니 노래교실을 찾아 노래의 호응도를 살폈다. 

여기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사랑의 재개발은 아직 출시도 되지 않았는데 ~~ 갈아엎어주세요라는 후크가 어머니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합정역 5번 출구는 이제 막 녹음을 마쳤을 뿐인데 벌써부터 떼창이 나타난다.

 

놀면 뭐하니?’는 유플래쉬 특집을 진행하면서 음악에 대한 폭 넓은 관심을 일깨우고 뮤지션들을 조명해 찬사를 받았다. 그 여세를 몰아 시작된 뽕포유 특집에서 마침내 대흥행이 터진 것이다. 유플래쉬 특집 때 나온 노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춘 것이었다. 반면에 뽕포유는 트로트다. 뽕포유가 대중적으로 더 크게 터진 것에서 트로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최근에 TV조선 미스트롯도 트로트의 위력을 보여줬다. 제작진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관심이 나타나 해당 방송사 창사 이래 최대 히트작이 된 것이다. 시청자들은 트로트가 새롭게 조명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송가인이라는 올해 최고의 신인이 탄생했다.

 

송가인은 판소리로 다져진 목소리로 정통 트로트를 선보여 각광받았다. 최근에 트로트는 댄스음악과 같은 빠른 리듬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송가인이 이미자, 나훈아 등의 맥을 잇는 정통 트로트를 선보이자 중년 이상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가 나타났다. 

한편, 뽕포유는 댄스를 앞세우는 세미트로트의 길을 간다. 어차피 유산슬은 가창력의 한계 때문에 정통 트로트를 하고 싶어도 못할 처지다. , 원래 유산슬은 나이트클럽광으로서 댄스음악 매니아다. 댄스 트로트는 유산슬의 취향에도 맞는 것이기 때문에 유산슬의 흥이 최대한 발현되고 그 흥겨움이 시청자에게도 전해진다.

 

이렇게 보면 현대식 댄스 트로트부터 전통적인 정통 트로트까지 다양한 트로트가 각광받는 걸 알 수 있다. 그야말로 트로트의 부흥이다. 특히, 중노년층뿐만이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이 신드롬에 가세한다는 게 의미 있다 

요즘 힙합이 맹위를 떨치면서 그런 빠다맛이 나는 음악이 방송계를 점령했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지만, 뭔가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한국적인 감성이 있었다. 트로트 리듬이 바로 그 허전함을 채워주는 원초적 흥겨움이다. 아무리 우리 대중음악계를 서양 음악이 뒤덮어도 트로트의 자리까지 대체할 순 없다.

 

트로트는 음악 장르이지만, 동시에 문화 현상이다. 트로트하면 떠오르는 분위기, 의상, 공연장 풍경 등이 있다. 가사도 트로트 가사는 좀 덜 세련되고 촌스러우면서 직설적인 느낌이다. 유산슬은 그런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다. ‘~~ 갈아엎어주세요같은 직설적인 가사에 반짝이 의상, 촌스러운 앨범 사진까지, 트로트 문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날로그다. 기왕에도 세련된 문화, 차가운 도시성에 지친 사람들이 따뜻함을 갈구했었다. 그래서 복고도 유행이다. 트로트 감성이 바로 이런 흐름에 어울렸다. 중노년층의 굳건한 지지에 젊은층까지 가세하니 방송가 입장에선 이보다 좋은 호재가 없다. 그래서 주말 트로트 폭주가 나타난 것이다. 이번에 젊은 시청자에게도 크게 주목 받았기 때문에 트로트의 위상은 더 확고해질 것 같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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