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과 최종훈에 대한 판결이 나왔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이다. 이들은 판결 후에 눈물 흘리거나 오열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형을 받은 후 눈물을 보이면 반성과 후회의 눈물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이들의 눈물은 그런 의미보다 억울함의 의미가 더 강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들의 태도 때문이다.

반성한다고 하려면 먼저 죄를 인정해야 한다. 일본이 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무슨 사과를 하더라도 반성의 진정성이 없다고 하는 것처럼, 죄를 인정하는 것은 반성의 기본 조건이다. 

그런데 정준영과 최종훈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준영은 불법촬영을 인정했지만 성폭행에 대해선 "다른 피고인들과 불특정 여성에 대한 준강간 계획한 적 없고 의식불명 항거불능 상태 아니었으며 합의 하 성관계였다"며 준강간을 부인했다고 알려졌다. 최종훈은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성관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된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이들은 땅을 치고 절규할 만큼 억울한 상황이다. 정준영은 성폭행을 한 적이 없고 최종훈은 성관계도 한 적이 없는데 둘 다 성폭행범으로 몰린 것이다. 보통 성폭행도 아니고 가중처벌 되는 특수 성폭행이다. 합동 준강간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초범임에도 형량이 늘어났다. 

불법촬영에 대해선 무죄가 나왔다. 그러니까 이 둘은 순수하게 성폭행으로만 실형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둘의 해명대로라면 이들은 이번에 무죄로 방면됐어야 한다. 그런데 성폭행범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생겼으니 원통하고 절통한 사법 피해자다. 그런 상황이니 이들의 눈물이 억울함의 눈물로 해석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정말 억울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들은 기자들 앞에서 사죄했고 그 외에도 매스컴에 비친 모습이 자숙하는 사람의 태도처럼 비쳤다. 비록 사죄가 정확히 어떤 혐의에 대해 사죄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포괄적 사죄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런 모습을 통해 반성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게 이들의 주장과 충돌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엄청난 사법 피해자로 카메라 앞에서 강하게 항변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오히려 고개 숙이고 고분고분한 태도로 포괄적이나마 사과를 하는 게 이상하다. 억울하게 성폭행범으로 몰린 사람 같지가 않다.

 

그러니 이들이 하는 해명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아주 강하게 항변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말로만 거짓 해명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만약 그렇다면 끝까지 진실을 호도하고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을 거짓말쟁이 가해자로 모는 셈이니 죄질이 더욱 안 좋아진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느낄 고통의 정도는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하다"고 했다. 그런 피해자에게 또 돌을 던지는 셈이다.

 

이들이 정말 억울하다면 항소할 것이다. 항소심에 간다면 말로만 억울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재판부가 납득할 만한 물증이나 증언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이해하기 힘든 태도로 말로만 혐의를 부인한다면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항소심의 결과도 안 좋게 나올 수 있다. 이들은 진짜 억울한 사법 피해자일까?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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