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이 폭행 피해자의 등장이었다. 다수 매체와 누리꾼이 첫 폭로만 가지고도 김건모를 유죄로 몰았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폭로자인 강용석 변호사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다, 성폭행이 언제 벌어졌는지 특정조차 안 됐기 때문이다. 강용석이 중요한 단서인 것처럼 공개한, 그 여성이 그렸다는 업소 내부 그림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어서 오히려 강 씨 측의 신뢰성만 더 떨어뜨렸다.
하지만 그 직후에 폭행 피해자까지 등장하자 대부분이 김건모로부터 등을 돌렸다. 이땐 사건 일시가 특정되고 진단서까지 나왔다. 이러면 신빙성이 올라간다. 그 다음날엔 심지어 증언자까지 등장했다. 강용석 측은 목격자라고 주장했지만 사실 목격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어쨌든 그날의 정황을 말해줄 사람이라고 여겨졌는데, 여성이 피투성이가 돼 룸에서 나와 ‘김건모에게 맞았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자가 주장했다는 내용을 강 변호사 측에서 전했다.
이 대목에서 여론이 김건모에게 불리한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강 변호사가 폭행 당시 MBC가 취재하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는데, 설마 이런 대형 방송사를 놓고 거짓말을 할 리 없다고 여겨졌다.
이때 김건모는 성폭행에 대해선 즉각 부인했지만 폭행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기 때문에, 대중이 김건모의 유죄를 확신하는 빌미가 됐다. 그렇게 폭행 의혹은 김건모에게 결정타가 됐었다. 바로 그 의혹에 대해 반대 증언이 등장해서 충격이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2007년 1월 강남 유흥업소에서 폭행당했다는 여성은 해당 업소 ‘새끼마담’이었다고 한다. 평소에도 문제를 일으키곤 했던 새끼마담은 이날 룸에서 여종업원을 갑자기 가격하더니 재떨이로 머리를 내리쳐 여종업원이 실신지경이 됐다고 한다. 소리를 듣고 업소 남성 부장이 룸으로 들어가니 여종업원이 피를 철철 흘리고 있더라는 것이다.
남성 부장이 새끼 마담을 말리다가 결국 두 사람 사이에 육박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때 비명 소리를 들은 김건모가 룸으로 들어와 새끼마담과 남성 부장의 다툼에 휘말렸다는 것이다. 사건의 정황 자체가 강용석의 주장과 다르거니와, 특히 강용석은 김건모가 새끼마담을 때려 얼굴이 ‘피떡’이 됐다고 했는데 해당 남성 부장은 김건모로 인해 피가 난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후 머리를 다친 여종업원에게 새끼마담이 합의를 요청했고, 그 합의금을 김건모에게 받아냈다고 한다. 김건모는 어쨌든 연예인으로서 싸움에 휘말렸고, 11집 앨범 발매 직전이어서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 내용으로만 보면 김건모가 남의 싸움에 말리려는 취지로 끼어들었다가 몸싸움에 휘말려 봉변을 당한 사건처럼 해석될 수도 있다. 반면에 강용석 측은 김건모가 이유 없이 갑자기 무차별 가격을 가한 것처럼 설명했었다. 그것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특히, 강용석 변호사는 사건 당일 새끼마담과 싸움을 벌인 다른 남성이 있었다는 말 자체를 안 했다. 그러니 이번에 나온 보도로 강용석 측의 신뢰성이 흔들리는 것이다.
MBC의 은폐에 대해선, 당시 담당 기자가 새끼마담과 그 오빠를 만났는데, 오빠가 합의를 앞두고 있다며 절대로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 큰 사건도 아닌데다 피해자의 2차 피해를 감안해서 보도를 접었다는 해명이 나왔다. 반면에 강 변호사는 조직적 은폐 기도가 있었던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었다. 이러면 김건모가 억울한 음해성 폭로에 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단서가 제출됐고, ‘설마 MBC까지 거론하면서 거짓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폭행에 대해서 강 변호사의 주장을 신뢰했던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는 반대 증언이다. 얼마 전 강 변호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도도맘 사건조작 의혹 폭로가 나온 데 이어 이번 보도까지 나왔기 때문에 의문이 더 커진다. 강용석 변호사는 유튜브 방송에서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흔들리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을 때다. 김건모는 폭행 폭로 때문에 흉악범 취급을 받았는데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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