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전 국회의원인 강용석 변호사가 과거 인플루언서 도도맘에게 사건조작과 무고를 교사했다는 주장을 담은 디스패치 기사가 나온 것이다. 전 국회의원이자 현 변호사인 강용석이 정말 이렇게까지 했다면 역대급 충격이다.
2015년 3월에 시작된 사건이다. 서울 강남 신사동 가라오케에서 도도맘과 지인, 그리고 증권사 임원 ‘갑’ 씨가 만났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시비가 붙었고 격분한 갑 씨가 병을 내리쳐 도도맘이 전치 2주 상처를 입고 머리를 꿰맸다고 한다. 단순 폭행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강용석이 강간치상으로 무고하도록 도도맘을 부추겼다는 게 디스패치의 주장이다. 합의금 ‘3억에서 5억’ 정도를 받아내기 위해 강간죄를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강간이) 살인 말고 제일 쎄. 다친 걸로만 1억씩 받긴 좀 그렇거든. 성폭행 이렇게 가면 고소장 내는 즉시 구속이거든. 부인해도 구속이야. 저쪽도 무조건 합의하려 할 거고’, ‘돈 많이 벌어다 줄게. 5억은 받아야지’, ‘강간했건 아니건 상관없어’, 강용석이 보냈다는 메시지다. 도도맘이 거짓 진술하는 것에 난색을 표해도 강용석이 밀어붙이는 분위기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갑 씨에게 이런 내용을 통보했지만 벌벌 떨며 바로 합의를 요청할 줄 알았던 갑 씨가 증거가 있느냐며 따졌고, 그러자 강용석은 “일단 고소장 먼저 내자”고 했다는 게 디스패치 보도 내용이다. 고소장부터 내고 협상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합의는 누가 보냐"는 도도맘의 질문에 "그건 우리 사무실이 전문"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략대로 고소한 도도맘에게 강용석은 “원스톱센터에서 전화 올 텐데 다음 주 조사 받아”라고 했다. “성폭력피해자들만 따로 여경들이 모아서 조사하는” 곳이라며 “그거 한 번만 하면 억대로 팍 올라간다”고 부추겼다는 게 공개된 메시지 내용이다.
“대질하자면 대질해야지. 이런 사건 대질하면 무조건 남자가 불리해”. “(상대방이) 살려고 온갖 발버둥을 다 치니까 놨다 풀었다 하면서 기운을 빼서 마지막에 확”이라며 상대를 괴롭히는 전략도 알려주고, 언론플레이로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방법도 코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거짓 고소에 부담을 느낀 도도맘이 상대방을 만나 사과하고 특수상해 고소를 취하하는 걸로 합의해 사건을 끝냈다는 것이 디스패치 보도의 전말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강용석의 사회적 위신과 신뢰도에 치명적인 문제다. 강용석 측의 해명이 나와야 한다.
이 보도로만 보면 무슨 증거가 있고 피해 내용이 확실해서 고소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고소부터 하고 언론까지 동원해 상대에게 최대한의 망신을 준 다음 합의금을 받아내고 끝내는 구도가 나타난다. 합의하는 것에 대해 ‘우리 사무실이 전문’이라고까지 했으니, 이런 방식의 일처리가 하나의 패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 있다.
강용석 변호사는 그동안 여러 가지 폭로를 해왔고 최근엔 김건모에 대한 폭로를 하며 김건모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대리하고 있다. 보통 증거 없는 사건에선 진술자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이번 디스패치 보도로 강용석 측의 신뢰도가 추락한다면 김건모에 대한 주장과 고소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원스톱센터의 조사를, 돈을 뜯어내는 데에 이용한 것 같은 구도가 나타난 것도 심각한 문제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위해 성인지감수성을 발휘해 그들의 말에 중요하게 들어주는 시스템을 기껏 만들었는데, 그걸 무고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반인륜적이고 이런 일들로 인해 진짜 피해자의 호소까지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아무리 그래도 사회지도층 변호사이고 재야에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하는 사람에게 제기된 의혹으로는 너무나 놀라워서 믿기지가 않는다. 강용석 변호사의 조속한 해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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