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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오직 한국만 책임감이 있었다

 

각국의 무책임한 태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은폐, 축소, 무시 등으로 대응하다 일을 키워 온 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다. 그런데도 사과는커녕 자화자찬에 나섰다. 우한-후베이성 봉쇄로 사태를 진정시킨 후에, 자국의 전격적인 조치로 세계를 구했다는 주장이 매체에 등장한 것이다. 어이없는 무책임이다.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오로지 바이러스를 전파시켰다는 말만을 듣기 싫어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황당하다. 트럼프처럼 코로나19를 언급하며 굳이 중국을 결부시키는 태도도 올바르진 않지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감정적으로 발끈하는 모습만 보이는 중국도 문제다. 책임감이 있었다면 죄의식이 생겼을 것이고 그랬다면 지금 자신들이 발끈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가 중국을 야유하지만 외국은 더 심각하다. 중국은 초기에 은폐하다 어느 순간부턴 강경대응했는데, 일본은 아직까지 무대응이다. 사태 초기에 크루즈선 승객들을 코로나19 검사도 안 한 채 방치해서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아직까지도 자국민에 대한 검사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 시신을 염하는 일본의 염습사가, 일본에서 폐렴 사망자가 바로 화장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안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내 사망 원인 3위가 폐렴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감염자 검사, 사망자 검사를 모두 안 해서 일본을 코로나19 청정국으로 만든다는 의혹이다. 

이러면 주변국에서 사회적 자원을 쏟아부어가면서 아무리 코로나19를 잡아도 일본이 진원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본의 가장 큰 무책임은, 올림픽을 예정대로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세계인을 일본으로 초청하는 것인데, 자국 내 감염병 검사도 안 하면서 어떻게 외국인들을 초청한단 말인가? 남이야 어떻게 되건 말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만 생각하는 희대의 무책임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최대 바이러스 전파국으로 떠오른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에서 각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된 데이터를 보도한 CNN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기들 잘못은 생각 안 하고 그저 듣기 싫은 말에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국과 닮은 태도다.

  이탈리아의 잘못은 검사를 안 하고 방치한 것이다. 2월에 이탈리아 총리가 롬바르디아 지역의 적극적인 코로나19 검사에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무증상 접촉자를 추적 검사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그런 검사를 하지 않는 이탈리아 내 다른 지역의 방식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리는 이탈리아는 다른 곳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확진자 숫자를 줄여서 자기 나라가 바이러스에 깨끗하다고 홍보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것이다.

 

이탈리아는 세계적인 관광 대국이다. 그런 나라에서 감염병을 방치하면서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것은 세계인을 감염 위험에 빠뜨린 것과 같다. 이 역시 희대의 무책임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태도도 어이가 없다. 이탈리아에서 병이 확산될 당시에, 유럽은 단일경제권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로의 확산이 당연히 예측됐다. 그렇다면 방역을 강화했어야 하는데 특별한 조치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연쇄 대감염 사태를 초래했다. 각국내 감염자수가 천여 명에 달해서야 강력한 조치들이 나왔는데, 거의 경제봉쇄 수준이어서 세계 경제 붕괴의 원인이 됐다. 처음부터 방역에 적극적이었다면 경제봉쇄까지 안 갔을 것이다. 영국은 심지어 아예 무대응으로 대처해 다른 나라의 방역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다가, 자국내 사망자가 26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고서야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제 유럽은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됐다. 이런데도 자기들 잘못은 생각 안 하고 아시아인 인종차별이나 하고 있다.

 

미국도 그렇다. 다른 나라들처럼 검사도 안 하고 일을 키워 세계를 위험에 빠뜨렸다. 검진체계를 아직까지도 완비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이 이렇게 악화될 때까지 미국 정부는 그저 미국이 안전하다는 것만을 강조하기에 바빴다. 그 결과 미국도 대감염의 위협을 받게 됐고 세계 경제 붕괴의 위기까지 초래했다. 

은폐, 축소 또는 방치. 주요 국가들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급 이상의 규모가 되는 세계 주요 선진국 중에서 오직 한국만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자국이 안전하고 정부가 상황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걸 홍보하기 위해 정보를 은폐하지 않았다. 증상이 있건 없건 접촉자 모두를 추적 조사해서 감염자를 다 찾아내고, 그 정보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망신을 감수했다. 그 결과 우리가 축적한 데이터를 각국에 제공해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중국의 데이터는 은폐된 부분도 있거니와 공개된 것도 신뢰성이 떨어져 효용성이 낮다는 인식이 있다. 

세계적인 과학지 사이언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유럽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도 유럽 국가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끔찍한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 시스템은 희망의 징후이자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 

물론 아직 우리가 코로나19를 극복한 것은 아니다. 문제점도 많고 앞으로 어떻게 사태가 진전될지 알 수 없다. 그것과 별개로, 코로나19 사태 초중기에 한국이 보여준 책임 있는 태도는 국제적으로 의미 있게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