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슈퍼스타K>를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오인한다. <슈퍼스타K>를 향한 많은 비판들은 이것과 관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단지 오디션이라고만 생각해서 합리적으로 오디션을 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왜? <슈퍼스타K>는 오디션만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슈퍼스타K>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슈퍼스타K>의 어떤 성격이 지금과 같은 기적적인 성공을 가능케 했을까?

- 안타까움과 감동, 강력한 리얼버라이어티 캐릭터쇼 -

단지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이 차례차례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심사를 거친 후 합격자를 발표하는 건조한 형식이었다면 지금의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청자는 오디션이 아니라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몰입했다. 그것은 <슈퍼스타K>가 강력한 리얼버라이어티 캐릭터쇼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슈퍼스타K>의 진짜 정체다.

이 프로그램에는 단지 스타 지망생이 아닌 ‘사람’이 등장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살과 피를 가진, 뜨거운 눈물을 가진, 각자의 사연이 있는 진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꿈을 들려준다. 노래는 그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몰입한 것이다.

<슈퍼스타K>는 시즌 1 당시부터 참가자의 오디션 모습과 그 사람의 인터뷰, 실제 생활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줬다. 마치 인간극장 같은 느낌이었다. 이것을 통해 시청자들이 그 참가자의 당락에 깊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부각된 참가자들은 개성이 넘쳤다. 시즌 1 당시엔 장애인, 트랜스젠더, 가정폭력의 희생자, 기획사로부터 착취당했던 지망생 등이 등장해 화제를 낳았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시즌 2에도 왕따의 희생자인 장재인, 아픈 개인사를 가진 김보경, 이기적으로 비친 김그림 등 캐릭터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캐럭터 하나하나에 몰입하며 때로는 열렬한 지지, 때로는 격렬한 분노를 터뜨린다.


시청자들이 리얼버라이어티에 몰입하는 이유는 그것이 ‘리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때문에 <패밀리가 떴다>는 조작 논란 이후 리얼에 대한 신뢰가 깨지며 몰락하고 말았다. <슈퍼스타K>는 시즌 1과 시즌 2 모두 리얼의 결정판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로 진심을 담은 참가자들이 인생을 걸고 참가해 너무나 리얼한 희로애락을 펼쳐보이는 것이다.

리얼도 보통 리얼이 아니라 ‘절박한’ 리얼이다. 참가자들은 인생을 걸었기 때문에 절박하다. 그래서 합격했을 때의 환희도, 떨어졌을 때의 아픔도 더욱 강렬하게 부각된다. 건조한 오디션 참가자가 아닌, 사연과 개성을 가진 뜨거운 사람의 절박한 희비극에서 시청자는 감동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김보경이 탈락한 것에 네티즌이 격렬히 반발하며 안타까워한 것은 이런 구조에서 가능했다. 시즌 1에서도 김현지가 탈락했을 때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

<슈퍼스타K>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것은 ‘우연’과 ‘부조리함’이다. 역시 리얼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경기에서 수많은 우연과 부조리함이 나타나는 것처럼 <슈퍼스타K>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일 수밖에 없는 심사위원들의 한계, 실수가 부조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단순 오디션을 넘어선 팀별 미션 과정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우연적 요소들이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낸다.

합리적인 오디션이라면 이런 문제들을 배제해야 한다. <슈퍼스타K>는 절대로 그러지 않는다. 리얼버라이어티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불합리한 오디션이라고 분노한다. <슈퍼스타K>는 그러한 분노까지를 자양분으로 거대한 성공을 일구어냈다.

도전과 성공, 성취는 요즘 리얼버라이어티의 핵심적인 트렌드다. <무한도전>은 레슬링에 도전했고, <남자의 자격>은 합창단에 도전했다. <슈퍼스타K>는 그 자체로 거대한 도전, 성공드라마다. 참가자들이 인생을 걸었기 때문에 그 감동이 더욱 배가된다. 여기에 캐릭터와 해프닝의 조합 속에서 탄생하는 웃음이 있다. 생생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안타까움, 감동, 웃음의 리얼버라이어티쇼.

거기에 오디션이라는 기본토대는 요즘 연예인지망생 공화국 소리를 듣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자극한다. 엠넷은 <슈퍼스타K> 시즌 1의 우승자인 서인국을 지난 1년간 확실히 밀어주면서 젊은이들을 들뜨게 했다. 이런 전략에 <슈퍼스타K> 시즌 1이 거둔 엄청난 성공의 홍보효과가 맞물려 이번 시즌 2의 더욱 거대한 성공을 가능케 한 것이다.


- 슈퍼스타K 무자비함의 희생자 김그림 -

이번 <슈퍼스타K 2>를 통해 참가자인 김그림은 시청자들에게 거의 톱스타급으로 욕을 먹었다. 프로그램 속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 2>는 그녀의 행동을 세세히 편집해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꼭 그래야 했을까? 인생을 걸고 절박하게 도전하는 곳이다. 사람이 절박하면 자기입장을 강하게 주장할 수도 있다. 그걸 꼭 그렇게 보여줘서 출연자를 네티즌의 먹이로 던져줘야 했을까?

이것이 <슈퍼스타K>의 무자비함이다. <슈퍼스타K>는 어떻게든 캐릭터와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시즌 2에서 그런 성격이 더욱 강화됐다. 그 과정에서 출연자의 명예가 손상되거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은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때로는 작위성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강렬히 몰입되는 분위기에서 다양한 캐릭터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어떤 캐릭터는 대중의 질타를 받게 되어있다. <슈퍼스타K>는 그러거나 말거나 캐릭터를 강화하고 대중의 격렬한 반응을 유도한다. 심지어 러브라인까지(!) 시도한다. 이런 무자비함이 <슈퍼스타K>를 강력하게 만든 또다른 요인이라고 하겠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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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그네 2010.09.30 22: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정곡을 정확히 찌르신 글에
    공감하고 갑니다.

  2. 커피홀릭 2010.09.30 22:5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정말 정곡을 짚으셨네요.
    이런 글은 추천받아서 포탈 메인에 걸려야 합니다.

  3.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ㅡ^매인에 오디션 아냐..라고 떠있길래-_-시청자로써 아 누구야 하고 들어왔는데...했는데 ㅎㅎ내용은 전혀 다른 저 또한 글을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네요 .. 특히 '우연'과 '부조리함'이라는 단어가 특히 와닿는 부분이 아닌가싶습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벌써 11시네요 좋은 밤되세요 ^^

  4. 김그림불쌍 2010.10.01 05:4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도 그렇게 꿈이절박했으면 그럴수있다고 생각했습니다..김그림이 슈스케의 희생자가된것같네요...이기적인건 사실이었지만 그만큼절박하다는거 아니였을까 싶어서 이정도로욕먹을만한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ㅠㅠ러브라인ㅋㅋㅋㅋㅋㅋ화재되니까 바로 뮤지컬때 역 정해서 만들기나 하고..ㅋ

  5. 김그림팬이신지 ? 2010.10.01 08:2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뭔지요.
    결론은 김그림 감싸안기 ?
    전에 올린글도 그렇고, 유난히 김그림을 계속 감싸고 도시네요.
    대중과는 동떨어진 감성을 표현하는것이 대중문화컬럼니스트인지 ?

    악했던건 분명한 사실이고, 그건 사과했으니 끝난겁니다.
    자꾸자꾸자꾸자꾸 들춰내서 거론할 필요가없는거에요.
    그러면 누구에게 좋은건가요 ?

  6. 미안한데 2010.10.02 08: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사회 나가면 김그림 같은 스타일 수두룩하니 쫌만 기다리면 얼마나 짜증나는지 알게 될거예요.

    자기가 필요하면 이용하고, 조금이라도 위로 올라갈 기회가 있으면 남이야 밀쳐져서 깨지든 말든 밀치고 자기 혼자 위로 올라가서 돌아보면서 자기 때문에 엎어진 사람 일으켜주면서 '어머, 미안해...앞에 있는줄 몰랐어...알았다면...안 그랬을걸' 그러면서 다음에 또 그렇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사람들이 신경질적으로 김그림의 행태에 반응한 이유는 다 한번씩 저런 거에 데여본 경험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아니면 자기가 김그림같은 스타일이라서 옹호하는건가?ㅋㅋㅋ

  7. 나이샤 2010.10.02 12: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 글을 '김그림 옹호글'로 보시고 댓글 다시는 분들은 다시한번 읽어보세요 슈퍼스타K 전체 방향에 관한 글이고 김그림양은 많은 예중에 가장 성공적인(!)예로서 나온 것일 뿐이니까요

  8. 피노키오 2010.10.02 12:2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어제 수퍼스타K2 의 결과는 수퍼스타k2의 지향점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수퍼스타K는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사람이 올라갔으면 좋겠다면 직접 투표에 참여하여 너의 스타를 부각시키라는 미션을 주는 것이죠. 최저점수를 받은 강승윤이 올라가고 김지수가 떨어진것은 이를 증명합니다. 합격이 되고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강승윤의 뒤에는 수많은 응원군이 있었으니까요.
    수퍼스타k2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아무리 심사위원의 점수가 높아도 떨어질 수 있으며 그것을 막으려면 직접 참여하라는 것이죠. 수퍼스타k1도 사실 그런 이유로 서인국이 우승을 한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타는 당신이 만드는 것이다!"

  9. 프리키 2010.10.02 15: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어느정도 공감은 합니다만,그것이 수퍼스타K출신이 수퍼스타스 되지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40이넘은 나이에 수퍼스타K2에 열중했던 이유는 너무나도 실력이 좋은 이들이 많았고 또 혹시나 이번엔 다르지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응원하며 봤습니다만...역시나 더군요...대중들은 영악합니다. 방송을 모른다구요?? 더 잘 알기 때문에 올바른 결과를 바라며 열광하는 거겠죠 방송사는 스스로 대중들을 등지고 기만하고있어요...오만이죠..이방식으론 수퍼스타는 나올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10. Mr.critic 2010.10.03 22:1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가끔씩 너무 편협한 시각에 싸인 글만 적으신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확실히 이번 글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네요.
    슈퍼 스타 케이의 성공은 그것이 오디션이어서가 아니라, 버라이어티 쇼라서...

    확실히 그를 위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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