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3인에 대한 대중의 저주가 극에 달하고 있다. 합의고 뭐고 꼴 보기 싫으니 무조건 해체하고 사라지라는 비난이 가득하다. 대체로 돈싸움이 계속 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대한 짜증과 이들이 매국 행위를 했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다. 아이돌은 돈싸움하면 안 되나? 국내에서의 억울한 일을 외국에서 말하면 죽을죄인가?

먼저 돈싸움의 문제부터 보자. 우리나라의 여론은 노동력을 파는 사람이 돈을 요구할 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노조가 파업할 때도 거의 파렴치한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한 매체는 카라사태의 본질이 결국 돈문제라며, 아무런 논리적 설명 없이 대뜸, '탐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돈을 요구하면 무조건 불순한 탐욕인가? 아이돌은 돈과 상관없이 팬들을 위해 24시간 순수하게 웃음만 짓고 있어야 하나?

지금 카라사태의 전개를 보면 앞으로 그 어느 아이돌도 공개적으로 돈문제를 거론하지 못할 것 같다. 대중이 이렇게 돈문제에 격렬한 혐오감을 나타내는데 누가 감히 돈을 입에 담을 것인가?

물론 대중이 돈문제를 용납할 때도 있다. 당사자가 거의 죽을 지경이 됐을 때, 한 달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이라든가, 이런 경우에는 대중도 돈요구를 인정해준다. 하지만 연소득 오천이 넘어가는 사람이 돈을 요구하면 대중이 '닥치고 일이나 열심히 해'라고 할 때가 많다. 그보다 가난한 사람도 많으니 고마운 줄을 알라는 거다. 특히 연소득이 억대가 되는 연예인이 돈문제를 거론하면, 외제차에 명품 쓰면서 더 바란다고 욕한다.

소득이 많건 적건 누구나 자신이 받아야 할 몫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고, 보다 많은 몫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럴 때 따져야 할 것은 그 요구의 정당성 여부다. '넌 돈을 많이 받았으니까 무조건 닥쳐!'가 아닌 것이다.

카라 3인에 대해 대중은 지금 '무조건 닥쳐!'를 외치고 있다. 카라 3인은 신뢰가 깨졌다며 일례로 음원 음반 수익배분의 불투명성을 거론했다. 그런데 소속사 측에선 카라에게 총액 10억 원을 지급했다는 동문서답이 나왔다. 대중은 '너흰 10억 원이나 챙겼으니 닥치고 웃음이나 지어! 복잡하게 따질 거면 해체해!'라고 하고 있다.

소속사와 카라 사이에 어떤 역사가 있었길래 이렇게까지 신뢰가 붕괴됐는지에 대해 따지거나, 혹은 분쟁의 진행과정을 차분히 기다려주는 여론은 없다. 10억이나 챙겼으니 무조건 당장 미소 짓는 감정노동을 해야 하며, 아니면 탐욕의 배신자라는 것이다.

카라 3인 측에게 아주 큰 잘못이 있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그런 것은 차차 드러날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아이돌이 돈문제를 거론하거나, 배분문제를 세세히 따지는 것에 무작정 넌덜머리를 내는 지금의 여론은 문제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위해 일한다. 그러므로 돈문제를 따지는 것은 탐욕이 아니라 기본적인 권리라고 봐야 한다. 남이 돈문제 따지는 것을 참을성 있게 지켜볼 수 있어야, 내가 돈문제 따질 일이 생겼을 때 남이 나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돈문제를 순수와 탐욕의 이분법적 구도로 봐선 안 된다.


- 국가이미지 때문에 입도 벙긋 못하는 나라라면 -

카라에 대한 증오를 지금처럼 증폭시킨 결정적인 원인은 일본에서 나라를 망신시키고 한류에 먹칠을 했다는 데 있다. 일본 매체들이 카라가 '1만 엔 가수'였다고 보도하는 바람에 한국 가수들이 '거지꼴'로 인식될 우려가 생겼다는 것이다. 카라 3인의 부모들이 일본에서 인터뷰를 한 것이나, 한국에서 딱딱한 표정이던 카라 멤버들이 일본에서 방긋방긋 웃은 것도 괘씸죄에 걸렸다.

괘씸죄는 오버고, '1만 엔 가수' 부분은 일본 매체의 악의적인 왜곡보도라고 생각된다. 카라 3인 측은 음원 음반 수익 부문의 불투명성을 거론했을 뿐인데, 그것을 총수익인 양 보도해서 한국 가수들의 이미지를 '거지꼴'로 망가뜨린 사건이다. 왜곡보도는 그들 언론의 탓인데 왜 카라가 책임져야 하나?

왜곡보도는 한국 언론도 만만치 않았다. 카라 3인이 음원 음반 수익이 6개월간 86만 원이었다고 했을 뿐인데 거의 모든 매체가 그것을 총수익이었던 것처럼 보도했고, 소속사 측에서 총액 10억 원을 지급했다는 동문서답이 나왔을 때도 거의 모든 매체가 '86만 원 대 10억 원'이라는 있지도 않은 대립구도를 만들어 상황을 진흙탕으로 만들었다. 이 모든 게 카라 책임이라고만 하면 억울할 일이다.

카라를 증오하는 사람들은 이유불문, 카라 사태로 인해 어쨌든 나라망신이 발생했다며 카라에게 칼을 갈고 있다. 카라가 혹시 모를 국격훼손을 염려해 아무 소리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어야 했나? 이건 외국 사람들 시선 의식해 데모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누구라도 부당하다고 느끼는 게 있다면, 혹은 의혹이 있다면 드러내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카라 3인은 음반 음원 수익배분의 투명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을 뿐이다. 의혹제기는 결코 반역죄가 아니다.

'86만 원'이라는 말로 인해 한국이 '거지꼴'로 인식되게 됐다면, 그 말을 한 사람을 욕할 것이 아니라 그런 말이 안 나오도록 하면 된다. 86만 원은 근본적으로 한국 음악시장의 붕괴 때문에 나온 말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음악시장인 일본 국민의 입장에선 총수익이건 음원 수익이건 톱가수의 86만 원 소득은 어쨌든 충격일 것이다.

한국이 그렇게 황당한 나라가 됐다면, 그것을 '대외비'로 하는 데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음악 시장을 더 풍성하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건 비밀이라며 카라를 욕하거나, 아니면 한국 가수는 순수하게 음악만 팔아서는 거지꼴을 못 면하지만 광고와 행사를 뛰어서 여봐란듯이 잘 먹고 잘 산다는 점을 일본에 주지시키지 못했다고 카라를 원망하고 있다. 구차하다.

그럴 만한 이유도 없이 이 소동을 벌였다면 카라는 비난당해 마땅하다. 하지만 현 사태의 책임소재가 어떻게 결론이 날 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 어차피 차차 드러날 일이다. 그것과 별개로 '돈욕심'과 '나라망신'에 열불이 나서 무작정 카라더러 당장 해체하라는 등 증오를 폭발시키는 것은 분명히 성급하다. 이런 공포분위기에서 앞으로 누가 소속사와 분쟁하겠나. 특히 한류연예인은 행여 나라망신 시킬까봐 입도 벙긋 못할 판이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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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가 3억에 아파트 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대 하루 지나고 났더니 2억7천에같은 동네 같은 평수 아파트 나왔네요. 경관도 더좋고 입지도 좋고 그래서 기존에 3억에 게약한거 취소하려고 합니다. 그럼 위약금 안물어도 되나요?? 어차피 돈문제고 제 이익이 중요한대 위약금 안 물어 주어도 되는거겠지요.

    계약서는 그냥 종이 쪼가리가 아니죠.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면 지켜야 되는겁니다. 돈문제 누구에게나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계약서가 있는 겁니다.
    조그만 이익에도 계약서 안쓰면 약속을 지키지 않을수 있으니까요. 정 위약금 없이 dsp 나가고 싶으면 카라 3인이불공정한 계약했다는 것만 증명하거나 dsp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 안했다는 것만 증명하면 됩니다. 그런대 지금까지 나온걸로봐서는 불공정게약 했다거나 dsp가 약속이행을 안했다는걸 설득력있게 카라 3인측이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겁니다.

    가령 계약기간이 20년이거나 수익배분율이 정말로 18만원 주었다거나 하면 비판 받을일 없을겁니다. 불공정 계약이니까요 그런대 자신들 이익때문에 기존에 합당하게 계약되어 있는거 깨고 나가겠다는건 비판받을 짓입니다.

  2. 계약이 불공정이냐 아니냐는 계약서 자체가 공개되어 있지 않으니 알 수가 없는 겁니다..
    콩이님은 불공정이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는 것이고 카라 3인측은 불공정하다고 보는 것이고요....합당하게 계약되어 있는지 아닌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죠...

    • 콩이 2011.02.20 21:17  수정/삭제 댓글주소

      보통 연예인이 소속사 상대로 소송을 하게되면 사건
      초기에 여론때문에라도 언론 발표를 합니다. 일단 소송에 들어가게 되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말하려고 하죠. 왜냐하면 대중에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기 때문죠. 카라 3인측 주장 지금까지 나온 기사들은 다빼고 외부에 발표된 공식입장을 중심으로 보십시오 설득력 있는게 있나.

      마라님이 설명을 해주시죠. 카라 3인이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다는대 묻고 싶은대 어떤 불공정한 계약, 어떤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다는 건가요. 이해가 가게 설명을 해주시죠.

      기사다빼고 양측 발표문만 가지고 판단하면 카라 3인과 dsp 관계가 불공정했다고 말할 어떠한 근거도 없습니다. 소송은 장난이 아닙니다. 일단 소송 들어가면 카라는 끝입니다. 소송 들어가기 전에 해결을 해야 되는 겁니다. 정말 불공정 하다면 시정하면 되는 겁니다. 계약기간 단축,경영진 교체, 3인만의 매니지먼트 이딴 말도 안되는 조건 빼고 말입니다. 이따위 조건이나 달고 있으니 3인측이 욕먹고 있는 겁니다.

  3. 무섭다 2011.02.21 04:2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난 이런기사를 아무렇지도 않게쓰는 니가 더 무섭습니다.

  4. 무섭다 2011.02.21 04: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행간 자간 다무시 엉뚱한 국가주의 어프로치 이건뭐~ 글을 읽을 수는 있는지 응????

  5.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시는 거 아닌가요? 사람들이 카라를 욕하는 건
    방송에서 다같이 방긋거리다가 리더에게 말도 않고 짐을 빼가며
    뒷통수를 쳤던 행위 -> 그럼에도 잘 될 것처럼 방실거리며 일본에 가서
    돈 벌고는 -> 한국에 와서는 다시 입 싹 씻고 소송 돌입하는 이중성 ->
    어짜피 현 소속사와 계약기간 2년도 채 안남았는데 지금 갈등 봉합
    어쩌구 해놓고는 어짜피 2년 후엔 찢어질텐데 그때까지라도 팬들을 봉으로
    돈을 벌겠다는 심산
    이거 아닌가요? 뭐 난 그러네요. 솔직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