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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4.

 

<하재근의 문화읽기> '나를 돌아봐'를 통해 본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문제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08.24. 22:45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네,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다시 불거진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관련된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자, 우선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전에, 

최민수 씨 때문에 사실 이렇게 불거진 것 같은데요.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고요? 어떤 일입니까?

하재근

최근에 이제 최민수 씨가, 한 프로그램 촬영 중에 피디와 언쟁을 벌이다가, 

최민수 씨가 피디를 뭐 한 차례 때렸다는 거죠. 

그러니까 출연자가 방송 중에, 촬영 중에 피디를 폭행한, 

거의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고 해서, 굉장히 크게 논란이 된 거고, 

최민수 씨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모래시계’로 대스타가 되었으나, 

이게 터프남 이미지로 너무 굳어지면서 오히려 네티즌들 사이에서 희화화의 대상이 됐다가, 

2008년 정도에는 이른바 노인 폭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었죠. 

그런데 나중에 최민수 씨의 억울함이 밝혀지면서 

작년에 ‘오만과 편견’이라는 드라마로 다시금 대중의 사랑을 막 회복했던, 그런 찰나였는데, 

이번에 다시 또 이런 구설수에 오르게 돼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좀 안타까운 일입니다. 

용경빈

왜 이런 폭력 사건이 벌어졌다고 알고 계십니까?

하재근

그러니까 이것이, 최민수 씨도 최민수 씨지만, 

그 전부터 생각을 해보면, 이 프로그램이 제작발표회를 하는데, 

거기에서 출연자인 조영남 씨가 하차를 선언하는, 

그러니까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장에서 출연자가 하차를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또 터졌습니다. 

그랬었는데, 이제 조영남 씨가 동료들의 설득으로 하차를 번복하고, 

그러고 났더니 이번엔 또 같이 출연하는 김수미 씨가 ‘내가 하차하겠다’, 

그러니까 김수미 씨가 처음에 제작발표회장에서 막말을, 동료들한테 마구 이렇게, 

일종의 마구잡이로 막말을 했는데, 그 모습을 내가 다시 영상으로 돌려 보니까, 

내가 너무 심각한 상태에 있는 것 같다, 정신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될 것 같다, 

이러면서 하차를 한다고 하다가 동료들의 설득으로 번복하고, 

그런 찰나에 이번에 또 최민수 씨가 한 프로그램에서 출연자 세 명이 돌아가면서 돌출 행동을 하고, 

두 번 연속 초유의 사태가 터지고. 그런 식으로 지금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용경빈

지금 얘기를 죽 들어보면 굉장히 연달아서 한 프로그램 안에서만 많은 일들일 벌어지고 있는 거거든요. 

뭐 노이즈 마케팅이니 뭐니 여러 가지 사건들이 시끄럽다 이런 평가도 있었는데, 

왜 자꾸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보십니까?

하재근

그러니까 그 프로그램 설정이 이른바 ‘욱벤저스’라고 해서 

성격이 욱하는 연예인들을 모아놓고 뭔가 그 안에서 티격태격한다, 

물론 명분은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게 명분이지만, 

사실은 누가 더 욱하는 성격을 잘 드러내며 돌발 행동을 하는가, 

이것을 하나의 재미 포인트로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 보니까 조영남 씨도 욱하는 성격을 한 번 드러내면서 이러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고. 또 김수미 씨도 그러한 구조 속에서 조금 더 막말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했을 수 있고 최민수 씨 같은 경우에도 좀 이렇게 성격이 고조됐을 때, 

주위 사람들이 당연히 말려야 될 텐데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의 컨셉상 이렇게 성격이 고조되고 티격태격하는 돌발 행동이 일어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사람들이 말리지 않고 촬영하고 있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돌발 사태가 자꾸 터지는 것이 아닌가, 

결국 이 프로그램의 구조적인 설정, 그 자체 때문에 생각지도 않았던 

돌발 사태가 자꾸 터지는 것이라고 지금 추측이 됩니다. 

용경빈

그렇다 하더라도 제작진 측에서도 그런 점들을 좀 잘못 활용한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하차를, 어떤 계획된 하차라든가 하차설이라든가, 

또는 김수미 씨는 머리를 자르는 그런 일도 있었고요. 그렇죠? 이런 설정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하재근

그러니까 그것이 뭐 설정인지 설정이 아닌지는 우리가 알 도리가 없고요. 

이런 식의 프로그램을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건데, 

이게 요즘 들어서 우리나라 방송계의 거의 대세로, 지금 굳어지고 있는 건데, 

과거 대한민국의 방송은 뭐든지 뭔가 좀 점잖고 정제되고, 아름답게 꾸미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중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런 것들을 답답해서 못 보겠다, 더 생생한 날것의 자극을 원한다, 

그러니까 보다 자극적인 것을 대중이 원하다 보니까, 

TV가 거기에 맞춰주기 위해서 이른바 리얼리티라는 장르를 많이 편성하기 시작한 거죠. 

용경빈

결국 그런 것들이 이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가지는 자체적인 구조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거죠. 

하재근

그런데 리얼리티가 말은 리얼이지만, 이게 정말 리얼이 아니라 

그 속에 설정이 들어가고 캐릭터가 들어가고 이렇게 되는 건데, 

이게 또 모두가 착한 사람 캐릭터면 재미가 없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어떤 요소를 만들기 위해서 욱하는 성격과 욱하는 성격이 만나서 티격태격하고, 

막말을 하고, 돌직구를 던지고, 이런 걸 통해서 자극적인 재미를 찾는, 이런 세태가 되다 보니까 

결국에는 초유의 사태가 연달아 터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상태에서 더 분위기가 발전이 되다 보면 

결국에는 카메라 앞에서 연예인들이 실제로 주먹다짐을 하고 싸우는, 

이런 상황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기 때문에, 지금 이런 사태들이 터졌을 때, 

우리나라 방송계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지나친 자극성, 

문제가 돼서 조금 성찰을 하고, 어느 정도 이렇게 조절을 하는 그런 계기로 

이번 사태를 삼아야 될 것 같습니다. 

용경빈

네, 그렇습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어떤 문제점 부분들은 

예전부터 많이 언급이 되어 왔습니다. 살펴보면 높은 시청률, 

시청자들의 관심 이런 것들에만 너무 관심을 두다 보니까, 

지난해에는 사실 안타깝게도 출연자가 자살하는 그런 사건도 있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이런 것들을 너무 빨리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은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진정성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죠. 

과연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지, 아니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것인지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필요할 것 같은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해서, 

좀 저희가 진정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성찰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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