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30.

퍼온이미지 : 2015. 12. 2. 01:06

 

<하재근의 문화읽기> '역변' 드라마의 인기 요인은?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11.30. 21:08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오늘은 저도 즐겨보는 드라마 얘기더라고요. 요즘 배우 신민아 씨가 특수분장으로 역변한 스토리가 장안의 화제더라고요?

하재근

오마이비너스라는 드라마인데, 시청률이 한 10% 가까이 지금 올라가고 있고, 역변이라는 것은 어렸을 때에서 성인기로 성장해가면서 외모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을 때 우리가 이제 역변이라고 표현을, 네티즌들이 보통 하는데. 바람직하게 외모가 변한 건 정변이라고 하고. 그런데 여기서 신민아 씨가 21세기 비너스에서 고대 비너스로 역변했다는 건데, 고대 비너스는 1909년에 오스트리아 빌렌도르프에서 발견된 여인 조각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대에는 피하지방이 찬미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옛날에는 먹고 살기가 어려웠으니까. 그래서 살을 숭배했던 시절, 그래서 고대 비너스상은 살이 굉장히 많습니다. 근데 현대는 미인의 적으로 여겨지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살을 빼려고 다이어트를 하는, 그런 시대가 됐죠. 그러다 보니까 드라마 속의 설정이 신민아 씨가 21세기 비너스처럼 날씬한 몸매였다가 고대 비너스처럼 살이 많아졌다, 그래서 역변이다. 뭐 이런 설정인데. 한 마디로 요즘 몸짱 트렌드에 정반대되는 몸꽝이라는 건데, 거기에 생활 습관도 꽝이다, 왜냐하면 생활 습관이, 온갖 인스턴트 식품, 지방질 많은 것, 자극적인 것, 이런 것 먹고 불규칙하게 먹고, 생활 꽝, 거기다 건강 상태도 매우 안 좋습니다. 건강 꽝, 삼꽝녀. 

유나영

현실감은 있더라고요.

하재근

몸꽝, 생활꽝, 건강꽝. 거기다가, 보통 미인은 잠자는 모습이 예쁘다고 하는데, 잠도 아무렇게나 굉장히 추레한 모습으로 잠들며 코를 고는, 이런 모습으로 굉장히, 보통 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그런 모습의 여성상으로 신민아 씨가 나오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나영

지금 말씀하신 드라마 외에도, 이런 역변의 설정을 가진 드라마가 최근에도 가장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로 알고 있는데요. 

하재근

올 한 해를 통틀어서 최고의 로맨틱코미디라고 지금 일컬어지는 그녀는 예뻤다, 이게 최고 시청률 18%, 콘텐츠 파워지수 1위, 몰입도 1위, 이렇게 뽑혔었는데, 여기서는 황정음 씨가 역변녀로 등장을 해서, 어렸을 때는 예뻤었는데 나이 먹으면서 피부가 빨개지고, 주근깨가 굉장히 많이 생기고, 머리카락이 엄청난 곱슬머리가 되면서 폭탄머리가 됐다, 이런 식의 역변녀로 등장을 했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거의 지금 역변 장르가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 그런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말씀하신대로 평범하거나 다소 바람직하지 않은 여주인공 외모가 남자주인공을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예뻐진다, 사실 이거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잖아요? 그런데도 인기가 식을 줄을 모릅니다. 그 열풍의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하재근

방금 이제 평범한 여주인공이라는, 평범이라는 단어를 쓰셨는데, 그게 이제 옛날 이야기인 거죠. 과거에 시크릿가든이라든가, 상속자들이라든가, 꽃보다 남자, 이런 드라마들 보면 거기에 나오는 여주인공은 평범한 여성, 평범한 여성한테 완벽한 남자가 다가온다. 이게 이제 과거의 설정이었다면, 지금은 평범 이하. 거의 현실에 저렇게까지, 안 좋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그러한 여성이 그렇게 많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희귀한 사례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여성의 이미지가 지하로 굴착해 들어가고 있다, 평범 이하로. 이것은 그만큼 현대 여성들의 자아상이 하락하고 있다. 왜냐하면 굉장히 지금 먹고 살기 어렵고, 자기 스스로를 챙기기도 어려운 그런 시대이기 때문에, 누가 요즘에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자기 몸매를 챙기고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 거죠, 요즘 세상은. 그러다 보니까 그러한 상황에 맞는 평범 이하의 여성상이 결국에는 시청자들한테 공감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는 거고, 거기에 이제 정말 완벽한 남자가 등장을 하는 건데, 예를 들어서 오마이비너스에서 소지섭 씨가 등장을 하는데, 얼굴은 꽃미남 얼굴인데 키는 모델 키고, 근육의 힘은 이종격투기 선수를 이길 정도의 근육의 힘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의사입니다. 와중에 또 재벌 2세로서 호텔 스위트룸을 무슨 여인숙이나 고시원 이용하듯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단점은 성격이 까칠하다는 것 하나인데, 까칠한 남자는 결국 지고지순하게 평범 이하의 여성을 사랑하게 되는, 이런 스토리에 여성들이 굉장히 지금 몰입하면서 환호했던 한 해다, 올 한 해가.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유나영

평범 이하의 여성상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이 말이 상당히 안타깝게 들리는데, 지금 우려의 시각도 분명하게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하재근

그러니까 이러한 설정이 자꾸 나오게 되면, 일단 이 드라마들 보면 여성들이 혼자서 자립하는 게 아니라 남자들이 다 도와줘야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녀는 예뻤다 같은 경우에 박서준, 최시원 두 명이 달라붙어서 여자를 다 일일이 도와줘야 되고, 그다음에 오마이비너스 같은 경우에는 소지섭, 장준성, 헨리, 이 세 사람이, 소지섭 씨는 재벌 2세고 장준성 씨는 극중에서 격투기 챔피언이고, 헨리는 하버드대학을 나온 귀여운 남자, 어쨌든 각각의 다른 성격을 가진 이상적인 남자들이 여자 한 명을 위해서 다 돌봐줘야만 이 여성이 결국은 자립한다는, 이러한 드라마들이 계속 나오게 되면 시청자들의 인상 속에서 아 역시 여자는 의존적인 존재구나, 남자들한테 기대고 남자들한테 힘을 빌어서야만 이 여성은 자기 행복을 찾을 수 있구나, 이런 인식이 생기게 되면, 결국에는 요즘 굉장히 문제가 되는 여성혐오, 그러한 것으로 이런 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게다가 기존의 주말 드라마가 주부 판타지를 다루는 막장 드라마, 이게 굉장히 문제였는데, 이 주중 미니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또 젊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다루는 이런 도식적인 신데렐라물, 이렇게 가게 되면, 우리나라 한류의 미래도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도식적인 드라마가 계속 유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유나영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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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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