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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3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트럼프 vs 할리우드

문별님 작가 입력 2017.02.13 21: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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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용경빈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연예계 간의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지금 아직 한 달이 채 되지가 않았죠. 물론 취임 전부터 연예계와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니지만 그 갈등이 점점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하재근

어느 대통령의 권력이 가장 강한 시기가 당선된 직후부터, 당선자 시절부터 취임 초기까지 제일 서슬이 퍼런 시기인데 바로 이러한 취임 초 무서운 대통령을 향해서 미국 연예계가 지금 공격의 칼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벤저스 멤버들을 비롯해서 헐크, 마크 러팔로,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이라든가 그리고 또 트랜스포머에 나왔던 샤이아 라보프, 스타워즈에 나왔던 이완 맥그리거, 메릴 스트립, 이런 유수의 배우들이 너도나도 트럼프를 비난하고 있고, 그리고 가수 마돈나를 비롯해서 유명한 가수들도, 그리고 알렉 볼드윈이라든가 이러한 배우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하면서 풍자를 하고 있고, 심지어 미국 프로농구 감독도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조롱하는 식으로 칼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용경빈

스포츠계에서까지 그런 소리가 나오고 있군요. 거의 다 톱스타들인 것 같은데, 이렇게 유명 연예 인사들이 이렇게까지 반발하는 이유는 어떤 게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하재근

미국 사회의 하나의 원칙으로 자리 잡은 문화적 다원성이라는 가치가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남성 중심의 어떤 획일성 위주로 가려는 거 아니냐, 결국 미국 사회의 원칙, 사회적 합의를 깨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이 있는 거고, 그리고 또 약자와 소수자와 타자에 대해서 관용, 뭔가 개방적인 자세, 이게 미국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그동안의 가치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을 닫고, 아니면 차별적인 발언 이런 걸 하다 보니까 일반인들도 거기에 대해서 반발을 하는 가운데 특히 예술계는, 원래 예술이라는 것은 문화적 다원성이라는 가치 위에, 다원성이라는 토대 위에 존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획일성이라든가 차별 발언 이런 것에 문화체육계 인사들까지도 굉장히 강하게 반발하는 거고. 또 요즘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국가 사람들이 미국에 입국을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하겠다고 하니까 심지어 기업들까지도 최근에 대놓고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비난하는 광고를 내기도 하면서 미국의 어떤 문화체육계가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한테 칼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용경빈

그렇습니다. 취임 이후로 정말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것들에 대해서 유연하게 대처를 하는 게 아니라 SNS 같은 걸 활용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 않습니까? 


하재근

트럼프 대통령이 싸우고 있습니다. 당선되고 나서 SNL이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알렉 볼드윈이 트럼프 대통령을 희화화했었는데 그것 꼴보기 싫다고 강력하게 비난을 했고 취임하고 나서 첫 번째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도 SNL 싫다, 알렉 볼드윈 싫다, 이렇게 이야기 했는데 SNL은 신임 대통령이 싫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알게 뭐냐, 하면서 이번 달 초에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풍자를 내보냈고, 또 마돈나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연설을 하니까 또 마돈나는 역겹다 이런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하기도 하면서 이렇게 각을 세우니까 트럼프와 할리우드의 전쟁이다, 이런 식으로까지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용경빈

SNL 외에는 혹시 다른 사례들은 없나요?


하재근

SNL 말고 여러 연예인들이라든가, 저마다 할 수 있는 SNS 매체라든가 아니면 또 집회장 같은 데 유명한 연예인들이 참가를 해서 트럼프 반대 발언을 하는 거고. 트랜스포머에 나왔던 샤이아 라보프 같은 경우에는 집회장 가서 트럼프 반대하다가 옆에 다른 시민들하고 시비가 붙어서, 트럼프 반대해서 그게 문제가 된 게 아니라 시민들하고 시비가 붙어서 싸우는 바람에 경찰한테 잡혀 갔는데, 풀려나서 다시 시위장으로 복귀해가지고 계속 시위를 할 정도로 굉장히 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겁니다.


용경빈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보면 아까 SNL 같은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정치계를 풍자하고 했던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꽤나 논란이 됐던 걸로 제가 기억이 나거든요. 


하재근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대선 때 SNL코리아가 있었죠. 거기에서 여의도 텔레토비라는 코너에서 정치권 인사들을 희화화하고 조롱하고 풍자를 했는데 바로 이제 박근혜 후보를 당시에 조금 안 좋게 희화화했다고 해서 그때 새누리당에서도 아주 불쾌한 감정을 표명했고,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그쪽에서 tVN 관계자가 한 말에 따르면 제작진들 성향 조사를 해갔다, 무서웠다, 이런 말이 나오고 결국에는 SNL코리아에서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가 사라졌죠. 이런 걸 보면 미국하고 우리나라에서 동시에 대선 시기에 SNL 정치 풍자가 똑같이 논란이 됐는데 미국은 대통령 당선자가 그것 때문에 화가 나서 안 좋은 말을 하고 싸웠는데 SNL 측에서는 알게 뭐냐, 대통령이 우릴 욕하든 말든 우린 하던 대로 한다, 이렇게 죽 갔는데 우리나라는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가 사라지고 그리고 SNL코리아에서 정치 풍자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심지어 모 회사가 CJ라는 회사인데 그 회사가 여의도 텔레토비하고 영화 변호인 등등으로 인해서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 그래서 굉장히 정권 눈치를 본다 이런 식의 말까지 나왔던 거죠. 그러니까 똑같은 SNL 정치 풍자 논란에 대해서 미국과 한국이 결과가 너무나 다르다. 미국은 대통령이 화를 내건 말건 죽 갔는데 우리나라는 바로 눈치 보고 코너가 사라지고 이런 일들이 나타나니까 확실히 이것만 보더라도 미국은 대통령과 연예인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치고받고 싸우고 이렇게 하지만 우리나라는 확고한 수직적 서열 관계, 권력 관계 이런 게 있기 때문에 바로 그냥 코너 사라지고 윗분 눈치만 보고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미국은 워싱턴 포스트가 트럼프 대통령한테 싸우는 것까지도 뭐라고 합니다. 가만 있지 왜 싸우느냐 연예인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그런데 우리나라는 싸우는 모습이라도 보고 싶다. 왜냐하면 싸운다는 것 자체가 연예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뜻이니까, 우리나라는 그런 것을 못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갈 길이 좀 먼 것 같습니다. 


용경빈

많이 멀고 많이 다르네요.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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