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중사회문화 칼럼

윤손하가 재벌과 학교의 보호막인가

 

윤손하에게 드라마 하차와 자숙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아들이 학교폭력 사건에 가해자로 연루됐는데, 거기에 대해 부적절한 해명을 내놨기 때문이다. 

윤손하는 그동안 주로 일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우리 네티즌의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한국에서 활동할 때도 젊은 네티즌의 관심을 끌만한 작품과 배역이 아니었다. 모처럼 최고의 한방이라는 트렌디한 작품에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해 네티즌의 관심을 받게 됐는데, 딱 그때 네티즌의 공분을 사게 됐으니 세상 일이 공교롭다. 윤손하는 정말 모처럼만의 드라마에서 하차할 정도로 큰 죄를 지은 것일까? 

당연히 잘못은 했다. 첫 번째 해명 당시 마치 가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의 피해를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듯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학교폭력으로 알려진 사안에서 가해자 측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았다.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바로 하루 만에 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최초의 부적절한 해명을 비판할 순 있지만, 본인도 아닌 10살 짜리 자식의 일로 어머니에게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과도하다. 

처음에 이 사건이 마치 윤손하가 학교폭력 무마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또는 학교 측이 윤손하의 눈치를 보느라 피해자의 아픔을 묵살한 것처럼 알려졌다. 정말 윤손하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맞는다면 어떤 질타를 받아도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저 최초의 해명이 대중의 정서를 건드린 것뿐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윤손하 같은 연예인 문제가 아니다. 학교 측이 학폭위를 통해 학교폭력을 유야무야 무마한다는 것은 그전부터 있어왔던 의혹이었다. 이번에도 해당 학교의 학폭위가 제대로 기능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 재벌 회장의 손자가 아예 가해자 명단에서 빠졌다는 의혹도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안이다. 재벌이 학교에 영향력을 행사한 일종의 갑질 사건인지 밝혀야 한다. 

해당 학교는 유력한 집안의 자녀들이 다니는 유명 학교로, 그런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연예인이 특별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진 않다. 그것보다는 학교 자체가 자신들의 위신 때문에 사건을 축소했을 가능성, 또는 재벌 회장 집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이런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한 데도 불구하고, 연예인이라는 점과 최초 해명이 부주의하게 나왔다는 점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윤손하에게 초점이 쏠리고 있다. 마치 재벌이 윤손하를 방패막이로 내세운 듯한 모양새가 됐다. 

아들이 어린 시절에 윤손하는 일본활동을 했기 때문에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그때의 미안함 때문에 엄마로서 너무 아이를 감싸는 듯한 반응이 나왔을 수 있다. 엄연히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이건 분명이 잘못된 일이고 윤손하는 거기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가해자 측 부모들 중에서 오직 윤손하만 아이와 함께 피해자 엄마를 찾아가 사과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런데 가해자 부모들 중에서 윤손하만 돌팔매를 맞고 있다.

 

윤손하가 사건 무마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나타나지 않는 한, 공격의 수위를 조절하는 지혜도 필요해보인다. 최종 심판은 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학교의 학폭위 운영 진상과 재벌 집안의 영향력 행사 여부가 현재로선 더 중요한 이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