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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빅뱅 탑 기소유예면 적당한 처분일까

 

빅뱅의 탑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단순한 기자 추측이 아니라 검찰청 관계자에 따르면이라고 명시된 기사다. 배경은 과거 지드래곤 사건이다. 같은 빅뱅 멤버인 지드래곤도 2011년에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입건됐는데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초범이고 상습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므로 탑도 같은 경우라면 같은 처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했다는 해명도 비슷하다. 지드래곤은 당시 대마초인 줄 모른 상태에서 담배인 줄 알고 폈다고 주장했다. 탑은 나중에 대마 흡연을 시인하긴 했지만 처음엔 대마인 줄 몰랐으며 담배로만 알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지드래곤 사례와 닮은꼴인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처분이 마땅할까? 

문제는 지드래곤 기소유예 당시에 대중 여론이 매우 안 좋았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같은 처분이 내려진다면 부정적인 여론이 훨씬 증폭될 것이다.

  

소속사인 YG에 대해서 누적된 대중의 불신도 문제다. 2NE1의 박봄도 2010년에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았으나 입건유예됐다. 그리고 2011년 지드래곤 대마초 혐의 기소유예에 이어 탑 사건이 터진 것이다. 물론 치료목적이었다는 박봄의 경우는 억울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다른 기획사에선 터지지 않는 메이저급 아이돌 마약류 사건이 YG에서 잇따라 터지는 것이 특이하다 

심지어 작년엔 YG 아이돌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던 사람까지 마약 흡입으로 적발됐었다. 경찰이 보통 연초에 마약류 근절 100일 집중 단속 같은 식의 단속활동을 벌이는데 2016 집중단속에 걸린 것이다. 올 초에 펼쳐진 2017 집중 단속엔 한 걸그룹 지망생이 걸렸는데, 그 여성을 통해서 탑이 적발됐다. 각 사건마다 별개의 스토리가 있고, 순전히 우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3자의 시각에서 봤을 때 2년 연속으로 YG 키워드가 등장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YG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는 것이다.

 

만약 초기에 단호하게 조치했다면 이런 일들이 반복됐을까? 초기 마약류 사건들이 별다른 처벌 없이 넘어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는 효과가 나타난 건 아닐까 

물론 연예인이라고 특별히 강한 처벌을 받을 이유는 없다. 비슷한 행위를 한 다른 사례와 형평을 맞춰야 한다. 그렇더라도, 조금 과하게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탑까지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다면 대중의 반발이 클 것이고, 우리 사법당국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일이 커질 수 있다. 

동료, 후배 연예인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마약을 해도 초범이기만 하면 괜찮다는 신호 말이다. 그 결과 비슷한 사건이 반복될 경우 중국이나 일본의 혐한류 세력에게 한류를 공격할 빌미를 줄 수도 있다. 

 

마약청정국의 지위가 흔들린다고 할 정도로 마약류의 위협이 커지는 시점인데,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유명 연예인들이 잇따라 마약 사건에 연루됐어도 별다른 처벌도 안 받고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탑 사건은 너무한 특혜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물론 그렇다고 탑이 억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형평을 맞추는 선에서,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동료, 후배 연예인들과 청소년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케이팝이 국제화되면서 해외 문화와의 경계가 흐려진다. YG가 가장 그 경향이 심했고 다른 후배들도 비슷한 길로 간다. 그것이 케이팝의 세계적 저변 확대라는 결실을 맺기도 하지만, 자칫 너무 서구화되다가 한국 문화와 충돌을 빚을 수 있다. 아무리 국제적 팝스타라도 한국인인 이상 한국 문화의 기준을 지켜야 하고, 한국은 서구보다 보수적인 나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