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 골목편이 시작됐다. 첫 회 방영 후 반응이 폭발했다. 경악할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며 시청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대적 위생점검을 촉구할 정도로 공분이 나타났다.
이번 ‘골목식당’ 뚝섬 골목편은 ‘열심히는 하지만 장사가 처음이라 잘 모른다’는 초보 영업자의 식당들을 조명했다. 백종원이 한 집 한 집 찾아가서 주력 음식을 먹어보고 주방 상태를 점검한 것이 1회의 내용이었다. 여기에서 심각한 문제들이 드러났다. 족발집에선 조리용이 아닌 양파망을 족발 삶는 들통에 넣고 같이 끓였다. 경양식집에선 대량의 돈가스용 돼지고기를 납품 받아 며칠씩 보관하며 썼다. 샐러드집에선 간 마늘을 냉동실이 아닌 곳에 오래 보관하면서 요리에 넣었다. 장어집에선 문어, 소라 등 해산물을 해동한다며 상온에서 물속에 넣어두고, 억센 가시를 손질하지 않고 내놨다.
음식맛을 따지기 이전에 위생과 안전 차원에서부터 문제였다. 양파망 둥 석유화학 제품을 먹는 국물에 삶으면 안 된다는 것이나, 돼지고기를 오래 두면 안 된다는 것, 해산물을 상온에 두면 안 된다는 것 등은 위생 상식이다. 가시도 방치할 경우 안전사고가 터질 수 있다. 이러니 시청자들이 국민청원까지 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사에 임하는 성의, 진정성도 의심 받았다. 제대로 요리 수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사 업종 몇 군데 돌아보고 식당을 연 경우들이 있었다. 책이나 인터넷 정도를 보고 요리하는 사장도 있었다. 가격을 속이거나, 백종원이 검증할 때 재료를 속이거나, 생선 초벌구이를 며칠씩 냉장고에 두고 손님이 주문하면 전자레인지에 돌려 내놓는 곳도 있었다.
요즘 맛집 열풍이 불면서 외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핫 플레이스’ 골목에 등장하는 예쁜 집에 젊은이들이 열광한다. 그런 식당들이 이 방송에서처럼 기본 상식도 안 지키면서 위험한 음식을 내놓고, 일정 부분 손님을 속이며 바가지를 씌우는 경향까지 있다면 맛집을 찾는 소비자 입장에선 큰 충격이다. 당연히 논란이 커진다.
창업 중에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먹는 장사다. 아무리 진입장벽이 낮다고 해도 일단 장사를 하는 이상 전문적인 수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것도 없이 SNS에 맛집 인증샷으로 올리기 적당하게 겉으로만 보기 좋게 꾸며서 식당을 내는 건 위험하다. 식당운영 초보라도 최소한의 위생관념, 신선한 재료의 중요성, 생선구이를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떨어진다는 지식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걸 간과하는 건 성의가 없다는 뜻이고, 바로 그점 때문에 대중이 분노하는 것이다.
고발프로그램인 ‘먹거리X'파일’은 광범위한 취재와 제보를 통해 고르고 골라 문제 사례를 방송했다. 반면에 ‘골목식당’은 일부러 문제 사례를 골라내는 프로그램이 아닌데도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와 더욱 놀랍다. 고르지 않았는데도 문제 사례들이 나왔다는 건 이것이 요식업계의 일반적 실태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골목식당’ 측이 정상적인 식당들이 많은데도 굳이 자극성을 위해 문제 가게들을 선정한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만약 그렇다면 시청률을 위해 식당들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다.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식당들을 선정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면 시청자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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