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2018 Billboard Music Awards)’에서 신곡 'FAKE LOVE' 무대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컴백했다. 이것이 특히 놀라운 이유는 컴백무대이며 신곡발표무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인이 미국의 큰 무대에 선 적이 몇 번 있었다. 그것은 모두 노래가 엄청나게 인기를 끌어서 그 히트한 노래를 선보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전혀 히트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는 노래를 미국 3대 음악상 시상식 무대에서 선보였다. 이것은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1년을 결산하는 시상식에서 그동안 히트한 노래를 선정해 무대를 꾸미도록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면에 아무도 알지 못하는 신곡을 선정하는 것은 극히 부자연스럽고 부담스런 일이다.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전혀 알 수 없고, 그 곡을 선정함으로서 지난 1년 간 큰 인기를 끌었던 누군가가 무대에 설 기회를 잃게 된다. 주최 측 입장에선 상당한 모험이다. 시청률을 올려줄 인기곡을 포기하고 아무도 모르는 낯선 노래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중요한 것이 스타성이다. 압도적인 스타성이 있는 슈퍼스타들에게만 1년 결산 시상식에서의 신곡 발표가 용인된다. 이미 히트해서 검증 받은 노래보다 그 스타의 신곡에 더 관심이 쏠릴 때, 그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할 때, 그럴 때 신곡이 히트곡을 밀어내고 시상식 무대에 서는 것이다. 이 가수가 내는 신곡이라면 우리가 마땅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신뢰가 강력할 때, 어차피 이 가수의 신곡이라면 히트할 게 뻔하다는 예측이 분명할 때도 신곡이 시상식에 초대받는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신곡을 발표했다는 건 방탄소년단이 그 수준에 올랐다는 이야기다. 레이디가가 정도 되는 당대의 톱스타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을 방탄소년단이 했다. 심지어 총 16회의 공연 중 15번째에 배치됐다. 신곡인데도 메인 무대 수준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주최 측이 방탄소년단의 스타성이 어마어마하다고 인증한 셈이다.
실제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 제작사 대표가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영향력은 명백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자인 켈리 클락슨이 주요 스타들을 소개할 때, 방탄소년단 소개 장면에서 가장 큰 함성이 터졌다. 켈리 클락슨은 방탄소년단 소개에 팬들의 함성이 엄청날 것이 예상되므로 “귀마개를 껴야 할 것 같다”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 밴드”라고 소개했다. 현존 최고라고 인정한 것이다. 좌석도 작년엔 본무대에서 떨어진 곳이었지만, 이번엔 중앙 맨 앞자리를 내줬다. 최고에 대한 예우일 것이다. 다른 가수들 공연 때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수시로 보여주기도 했다.
'FAKE LOVE' 공연 때는, 이제 막 발표된 신곡을 팬들이 따라 해 놀라움을 안겼다. 한국어 신곡을 외국인이 미국 시상식에서 따라 한 것이다. 빌보드 시상식에 한글 피켓이 등장했고, 외국인들이 한국식 떼창 문화를 그대로 재현했다. AP통신은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이날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테일러 스위프트, 존 레전드 등 슈퍼스타들이 방탄소년단과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렸다. 미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방탄소년단 새 앨범 수록곡 11곡이 모두 'TOP 20'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음원 차트 줄세우기를 한 것이다. 국내 차트 올킬 정도는 이제 뉴스도 안 된다. 방탄소년단은 다른 차원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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