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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승리, 버닝썬 대표, 직원 조사의 폭발력

 

경찰이 승리 재소환을 검토한다고 한다. 지난 번에 승리가 경찰에 출두했을 때부터 재소환이 이미 예측됐었다. 승리가 경찰에 급히 출두하게 된 것은 226일에 터진 성접대 알선 의혹 때문일 것이다.

그전까지 승리는 버닝썬에서 벌어진 마약유통, 성범죄, 경찰유착 등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지만 근거가 없는 추측일 뿐이었다. 승리가 버닝썬에서 이사를 맡았었고, 어쩌면 버닝썬 소유주이거나 경영에 깊이 개입한 사람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버닝썬에서 벌어진 일들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고 사람들이 추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26일에 터진 성접대 알선 의혹은 승리가 직접 채팅방 대화에 참여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승리와 관련된 단서가 포착된 것이었다. 이로써 승리에 대한 의혹은 차원이 달라졌다. 

뿐만 아니라 바로 이어서 승리가 베트남에서 해피벌룬을 흡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 보도가 나왔다. 승리는 부인했지만 설사 흡입했다 해도 시점이 우리나라에서 해피벌룬이 환각물질로 지정되기 전이기 때문에 문제 삼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승리가 약물을 흡입한 증거라고 생각했다. 이 역시 승리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기 때문에 승리의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바로 그래서 성접대 알선 의혹 보도가 나온 바로 그 다음날인 27일에 자신을 엄중히 조사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바로 경찰에 출두한 것으로 보인다. 가만히 있으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상황이었다. 

이렇게 성접대 알선 의혹 보도가 나온 직후에 경찰에 출두했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선 제대로 조사할 수가 없었다. 내사가 막 시작된 시점이어서 경찰이 사건 파악도 못했기 때문에 승리를 상대로 물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조사가 어느 정도 진척이 된 후 승리 재소환의 가능성이 커보였던 것이다.

 

일각에선 승리 측이 계획적으로 북미회담 타이밍에 맞춰 경찰에 출두했다고들 했지만,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성접대 알선 의혹 보도가 터지고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 더 큰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출두 이후 바로 다음날 해외 콘서트 취소 결정을 내린 것도 이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승리 의혹을 엄중히 밝혀야 하는 건 맞는데 너무 지나치게 억측을 남발하거나 음모론을 내세우는 건 부당하다. 사건 초기부터 승리를 마약 성범죄 집단의 일원으로 단정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YG엔터테인먼트까지 마약 성범죄 집단으로 치부했다. 만약에 승리가 버닝썬 문제에 관여했다 해도 이건 승리 개인사업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YG엔터테인먼트하고는 연결고리가 약하다. 툭하면 음모론과 억측이 횡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승리가 유리홀딩스 준비 과정에서 성접대 알선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승리와 유리홀딩스 측이 모두 부인하며 채팅방 대화가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보도한 기자는 북미회담 기간이라 대응을 자제한다고 했다. 이것은 추가보도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연 추가보도가 나오는지, 채팅방 원본 데이터가 등장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승리가 5~6억대 호화 생일파티를 하며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버닝썬 투자자와 일종의 버닝썬 결의대회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보도도 있었다. 생일파티에 대해선 승리가 과거에 예능에서 설명했었다. 지인들을 대신해 리조트를 예약했고, 각국의 인맥을 따로 두는 게 아까워서 날을 잡아 모두 한 자리에 초대해 서로 인사 시켰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지인들이 각각 돈을 냈고 버닝썬 관련 모임만도 아니라는 얘기인데, 추후 사실관계가 더 드러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유흥업소 여성들을 진짜로 동원했다면 상당히 부적절한 일인데, 단순히 놀자는 차원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다 부른 것인지 아니면 대가를 지불하고 부적절한 일을 맡긴 것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승리의 지인인 버닝썬 이 대표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재소환이 확정됐다. 그에게서 나오는 말에 따라 사태가 더 커질 수도 있다. 버닝썬 VIP룸에서 마약유통 및 성범죄가 이루어지고, 경찰유착도 있었다는 의혹이다. 그런데 VIP룸 이용자는 외국인 부자거나 아니면 한국인 유력자, 유명연예인 등일 것이다. 정재계 2,3세와 스타 이름이라도 나오면 폭발력이 커진다. 경찰유착 의혹도 강남경찰서에 피바람이 불 수 있는 사안이다. 

구속된 버닝썬 직원 조씨도 처음엔 단순히 직원인 줄 알았는데 점점 놀라운 것들이 드러나고 있다. 과거 클럽 아레나를 포함한 3곳의 클럽과 주차장 등에서 김무성 의원의 사위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함께 흡입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를 포함해 최근 6년간 마약 관련 형사처벌만 4차례 받았다고 한다. 이런 사람을 버닝썬은 왜 직원으로 뽑은 것인지, 단순히 VIP 인맥 마케팅 때문인지 약물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 버닝썬 뿐만 아니라 다른 클럽의 이름도 나왔기 때문에 업계 전면조사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조씨는 강남 성형외과 브로커 에이전시 대표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강남 클럽 직원과 부유층 VIP들 사이에 마약과 성형을 매개로 한 관계가 형성된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

 

버닝썬 중국인 직원인 일명 애나도 재소환이 결정됐다고 한다. 애나의 집에서 흰색 가루, 액체 등이 발견돼 경찰이 국과수에 맡겼는데 일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애나는 이에 대해 세제가루, 고양이 안약이라고 해명했었다. 경찰은 애나의 모발 검사도 의뢰했다. 재소환을 한다는 건 이 사안들 중에서 적어도 한 건 이상의 마약 연관성이 탐지됐다는 뜻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나온 단서들을 보면 사안이 매우 심각하다. 버닝썬 한 곳만의 문제도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던 강남 유흥문화 문제의 일단이 현실에 드러난 것일 수 있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뿌리까지 뽑는다는 각오로 수사해야 한다. 승리와의 연관성 여부도 물론 철저히 밝혀야 한다. 나이트클럽은 과거부터 우범지대로 악명이 높았는데, 연예인들이 그곳에 많이 연관되기도 했다. 그래도 나이트클럽 관련해서 크게 문제가 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젠 대충 넘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유명인일수록 유흥가에 대해 조심해야 불의의 화를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