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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나혼자산다 전현무 한혜진이 보여준 공개열애의 덫

MBC '나 혼자 산다의 공개 커플 전현무와 한혜진이 결별했다. 단지 사적으로 결별했을 뿐인데 나 혼자 산다에서 두 사람 모두 하차했다. 잠시 쉰다고는 했지만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이 이별에 대해 온갖 상상을 동원하며 ’00이 잘못했을 것이다‘, ’00이 불쌍하게 됐다는 식의 뒷담화에 한창이다.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에서 하차했어도 다른 프로그램들을 통해 카메라 앞에 설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전현무에게 이별의 아픔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열애 당시에도 뜨거운 관심이 두 사람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았는데, 헤어진 마당에도 여전히 대중은 이들에 대해 시나리오를 쓰고 둘 중 하나를 단죄한다.

 

바로 이런 게 공개열애의 문제다. 연예인들이 열애를 인정하면 그들이 어느 프로그램에 나오든 오직 열애에만 관심이 집중된다. 여러 프로그램과 수많은 기사에서 그들의 열애가 다뤄지기 때문에, 대중에겐 두 사람이 마치 엄청나게 떠들썩하게 열애를 이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정도면 당연히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툭하면 결혼설이 나오고, 그런데도 결혼을 하지 않거나 사이가 소원해진 것 같으면 결별설이 나온다.

 

결혼설은 결혼설대로 결별설은 결별설대로 크게 이슈가 돼 이들 커플이 사람들 뇌리에 더욱 깊게 각인된다. 그러다 헤어지면 사람들은 누가 잘못해서 헤어졌나를 추적하며 한 쪽을 단죄한다. 만약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둘 중 한 쪽이 새로운 연인을 만난다면, ‘혹시 양다리였던 것 아니냐면서 또 논란이 일어난다. 이 모든 논란이 잠잠해진 후에도 두 사람이 커플이었다는 기억은 남는다.

 

때마다 두 사람이 과거에 커플이었다는 식의 기사나 인터넷 댓글이 등장한다. 심지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순간에도 과거 커플에 대한 댓글이나 블로그 글이 나오고, 나중에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는데도 끊임없이 과거 커플 기록이 소환된다. 영원한 주홍글씨가 되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에선 현 출연자들의 공개열애가 얼마나 위험한지 드러났다. 연애프로그램이 아니라서 열애와 결별이 프로그램과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중의 과열 속에 결국 잠정 하차하고 말았다. 만약 결별 커플이 핵심 캐릭터라면 프로그램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일이다.

 

이런데도 매체와 사람들은 연예인들에게 열애 인정을 강요한다. 열애 보도가 난 후 흔쾌히 인정하면 솔직하다며 칭송을 보내고, 부인하면 거짓말한다며 비난한다. 긍정, 부정 없이 침묵을 지켜도 당당하지 못하다며 비난한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며 열애를 솔직하게 인정해도 괜찮다고 훈계한다. 전현무와 한혜진도 열애보도 후 솔직하게 인정해 찬사를 받았다. ‘나 혼자 산다의 인기도 올라갔다. 하지만 결국 급작스런 하차와 구설수로 귀결되고 말았다.

모든 남녀관계가 결혼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보통은 사귀다 헤어지게 마련인데, 그때의 후폭풍이 이렇게 크기 때문에 연예인이 열애를 쉽게 인정 못 하는 게 당연하다. 이런 태도를 비난만 할 게 아니라 남의 열애에 과도하게 관심을 갖는 대중과 언론의 태도부터 돌아봐야 한다. 그렇게 분위기가 과열될수록 연예인의 열애 인정은 너무한 위험한 모험이 되고, 당연히 어떻게든 열애를 숨기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