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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승리 성접대의혹보다 김학의 의혹이 더 심각한 이유

 

승리의 혐의 중에 성접대 관련 의혹이 있다. 최근 김학의 전 차관도 성접대 관련 의혹으로 다시금 언론 보도에 거론된다. 하지만 승리와 그 주변 연예인들 사건이 워낙 선정적이어서 사회적 관심이 온통 승리 스캔들에 쏠려있다.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은 이렇게 흘려보낼 수준의 일이 아니다. 

똑같이 성접대 의혹 사건이라고 해도 그 죄질이 완전히 다르다. 승리 의혹은 민간 경제행위자들 사이에서 투자자 성접대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이다. 반면에 김학의 전 차관 의혹에선 접대 대상이 고위공직자와 사회 유력 인사들이다. 이것은 뇌물성 성상납의 성격으로 국가기강과 연관된 사건이다.

 

승리 의혹에서 성접대는 성매매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다. 김학의 전 차관 의혹에선 성접대에 약물과 성폭행이 연결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성접대 이후에 추가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승리 의혹에서 성접대 관련 여성에 대한 사후 가해 행위 주장은 나오지 않는다. 반면에 김학의 전 차관 의혹에선 피해 여성이 그 후에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국가 수사기관이 피해여성을 보호해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2014년 검찰의 2차 조사 때는 검찰이 그 여성에게 동영상 속 행위를 재현시키기도 했다고 여성은 주장한다. 그 여성은 과거 사건 이후 지금까지 트라우마 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승리 의혹에서 적어도 성접대 관련해선 경찰 유착 주장이 아직 없다. 반면에 김학의 전 차관 의혹에선 검찰이 성접대 사건을 덮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런 일이 검찰선에서만 이루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윗선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나온다.

 

승리 의혹에서 경찰 유착 관련해선 클럽 뒤봐주기, 음주운전 비밀 지켜주기, 정준영 불법촬영 사건 휴대폰 증거 무시하기 정도가 거론되고, 유착됐다는 경찰의 지위가 아무리 높아봐야 경찰청장이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경찰청장도 아니고 총경 수준의 지위라고 한다. 

반면에 김학의 의혹에선 검찰이 사회 고위층의 패륜적인 치부를 덮어줬다는 게 의혹의 내용이고, 뒷배라는 의혹을 사는 직위가 경찰청장보다 훨씬 위로 올라간다. 따라서 김학의 성접대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승리 성접대 의혹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대하고 죄질도 안 좋은 것이다.

 

최근 국회에 출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이 2013년 수사 당시 동영상이 국과수 감정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선명했고, 그 속의 인물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분명했다고 증언했다. 그밖에 성문 분석으로 95% 신뢰의 동일인이라는 판정이 나왔고, 관련 여성들을 일일이 수사해서 증언을 확보해 김학의 전 차관이 동영상 당사자임을 당시 경찰이 확정했다. 그런데도 검찰이 무혐의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과거 수사 때 검찰이 수사를 방해했다고도 주장한다. 한 경찰관계자는 인터뷰에서 “3~4개월 동안 출국금지, 체포영장, 통신영장 등 기각 붙은 서류만 세어도 10손가락이 모자란다경찰이 조사한 걸 반대로 뒤집어엎은 것도 검찰이고 기각해댄 것도 검찰이다라고 말했다.

 

여성과 경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믿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사건으로 국가 기강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사업가와 고위직 인사들이 여성을 1차로 짓밟고, 검찰 등 국가기관이 2차로 짓밟은 사건이다. 반면에 여성과 경찰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면 여성은 희대의 무고범으로 엄벌에 처해져야 하고, 경찰도 국가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어느 경우든 중대한 사건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대로 덮고 지나가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 여성과 경찰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반드시 밝혀내서 응분의 처분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