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의 유튜브 방송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연일 화제를 모은다. 김건모 폭로에 이어 다른 연예계 인사들에게까지 확장됐다. 하지만 신뢰성, 진정성 등에서 의심을 사고 있다.
처음 김건모 관련 폭로 당시, 피해자가 그렸다는 업소 내부 구조를 제시할 때부터 의아함을 자아냈다. 업소 종업원이 업소 내부 구조를 아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걸 마치 중요한 정황증거인 것처럼 제시했다.
그다음 김건모 2007년 폭행 의혹 사건 관련해선, ‘목격자’가 있다고 주장해 또 의아함을 자아냈다. 강 변호사 측에서 목격자라고 한 사람은 강 변호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아니라 여성이 자신이 김건모에게 맞았다고 주장하는 걸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었다. 목격자하고는 결이 다른데 ‘가세연’은 목격자라고 했다.
이러니 사건을 조금 과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생겨났다. 거기다가 고통을 겪고 있다는 피해자의 사연을 듣고 바로 법적 보호에 나선 것이 아니라 방송소재로 내세운 것에선 유튜브 홍보에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겼다. 뒤늦게 고소하던 날 ‘죄명 : 강간’이라고 적힌 봉투를 앞세워 퍼포먼스를 한 것이나, 법적 업무하고 상관이 없는 유튜브 방송 동료와 함께 카메라 앞에 나선 것도 유튜브 홍보라는 의혹을 샀다.
‘가세연’은 그다음엔 어느 유흥업소 직원과 인터뷰했다며 과거 ‘무한도전에 나왔던’ 사람이 유흥업소에서 성적 행위를 했다고 전했다. 바른생활 이미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당연히 유재석이라는 소문이 났다.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 유산슬 기자회견에서 이 소문을 부인했다. 그러자 가세연에 비난이 돌아갔다.
가세연 측은 우리가 언제 유재석이라 했느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무한도전’과 ‘바른생활 이미지’라는 키워드가 조합됐을 때 누가 연상되는지는 너무나 뻔하다. 유재석을 연상하도록 말해놓고 문제가 되니까 그 이름을 말한 적 없다며 빠져나가는 것 같은 인상이다.
정말 책임 있는 자세였다면, 자신들의 방송으로 인해 유재석이라는 소문이 돌았을 때 바로 유재석은 아니라고 부인했어야 한다.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던 것은 유재석이 당하는 피해를 방조했다는 의미다.
게다가 유재석 기자회견 후에도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유재석이 아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은 자신들의 의혹 제기로 처지가 급해졌기 때문 아니냐라고 방송한 것이다. 유재석에게 떳떳하지 못한 대목이 있는 것 같은 뉘앙스다. 애매하게 의혹만 부풀리는 느낌이다.
유재석에게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6년 FNC에 들어갈 때 주가가 뛰었으니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는지 해명하라는 것이다. 보통 의혹을 제기할 땐 뭐라도 근거를 제시하는 법인데, 여기선 아무 근거도 없다. 유재석이 좌편향적이라며 지방선거 당시 파란색 모자와 신발, 청바지를 착용했다고 주장했다. 황당하기까지 한 주장이다.
김태호 PD가 MBC로부터 비자금을 받아왔는데 더 이상 못 받게 되자 ‘무한도전’을 그만 둔 것이란 주장도 했다. 이것도 근거가 무엇인지 모호하다.
강용석 변호사 측의 방송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과 별개로 아직까지 주장 내용의 폭발력과 중대성에 비해 근거가 빈약한 것만큼은 분명해보인다. 특히 김건모에 이어 무한도전 관련자에 대한 폭로에 이르기까지 모두 유흥업소 종사자의 말을 전하는 형식이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과거에도 유흥업계 인사의 말을 전하는 식의 선정적인 기사들이 있었다. 주로 역사, 터미널 등에서 파는 자극적인 잡지에 그런 기사들이 소개됐다. 스포츠 신문에 작은 박스 기사로 유흥가 소문이라면서 몇 문장 실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걸 가십 정도로 여기면서 가볍게 소비하고 끝냈다. 그런 기사가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키진 않았다.
지금 ‘가세연’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하는 말도 과거 잡지에 실리던 유흥가 전언 같은 느낌이다. 비슷한 내용에 단지 매체만 작은 잡지에서 유튜브 방송으로 바뀌었을 뿐인데 파급력이 너무나 크다. 관심이 과도하다.
관심이 커지니까 ‘가세연’도 더욱 이 파문을 홍보 포인트로 이용하는 것 같다. 김건모 관련 폭로에서, 사건 내용과 아무 상관도 없는 신체특징까지 언급하는 것을 보면 선정적인 막장드라마로 몰고 갈 의도가 다분해보인다. 그래서 공분이 터지면 유튜브 조회수가 늘고 구독자가 늘어 결국 ‘가세연’에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다. 이런 게 국회의원까지 지낸 사람의 책임 있는 태도일까? 이런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강용석 변호사 측은 어떤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인지, 의혹의 대상과 내용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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