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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오빤 강남스타일’의 진정한 의미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조롱내지는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나도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비판해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다’는 식의 답변을 은근히 요구하는 질문들을 계속 받는다. 정말 강남스타일은 강남을 비판/조롱한 것일까?

 

전혀 아니다. 강남스타일의 핵심은 강남조롱이 아닌 자기조롱이다. 전혀 강남스타일스럽지 않은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라고 우기며 허세를 떠는 것이 강남스타일 뮤비의 내용이다. 그게 하도 어처구니가 없고 같잖아서 웃기는 것이다.

 

강남스타일에서 강남은 조롱의 대상이 아닌 선망의 대상이다.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말의 의미는, ‘난 그렇게 잘 나가고 멋진 사람이니 나의 꼬심에 넘어가줘(오빠 죽이지?)’라고 할 수 있다. 즉 ‘강남‘이 ’멋지고 잘 나가는 것‘의 상징으로 사용된 것이다.

 

그렇게 잘난 척을 하면서 사실 하는 짓은 찌질하기 그지없다. 놀이터가 카리브해라도 되는 양 일광욕을 하고, 대중목욕탕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식이다. 또는 뭐라도 되는 양 정장을 입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 여자 엉덩이를 보고 추잡하게 침을 흘린다. 바로 이런 허세와 찌질함의 대비가 웃음 포인트다.

 

 

 

싸이가 스스로를 ‘찌질한 잉여’로 표현해서 자기비하를 한 것이다. 그것이 우스꽝스러운데, 또 한편으론 오히려 당당하게 느껴지고 와중에 쿨하게까지 느껴진다. 사실 자기비하는 당당한 사람만 할 수 있다. 자존감이 희박하고 자격지심에 시달리는 사람은 잘난 척만 하게 되는데, 그게 오히려 찌질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자부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을 찌질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그건 또 반대로 당당하고 쿨하게 느껴진다.

 

이래서 강남스타일 뮤비의 같잖은 허세가, 폭소와 싸이에 대한 호감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것이다.

 

강남스타일이 강남을 조롱했다는 분석은 강남이라는 키워드에 너무 집착한 ‘오버’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분석하면 웬지 뭐가 있어보이니까 자꾸 기사로 뜨고, 방송제작진들도 그런 걸 참조하고 있다. 의미과잉이다. 그렇게까지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

 

강남스타일은 비판적 메시지보다, 여름을 맞이해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웃으며 놀자는 정도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런 것에서까지 억지로 의미를 빼내려고 하는 태도가 기존 매체의 평론을 공허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