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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싸이 시청공연영상, 심각한 문제 있다

 

일 때문에 싸이 시청 공연을 실시간으로 보지는 못하고 인터넷으로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찾아 봤다. 그런데 현재 인터넷에 공개되어있는 공연 동영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문제란 바로, 청중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번 싸이 시청 공연의 주인공은 싸이 혼자만이 아니었다. 싸이와 수만 명의 청중이 모두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영상과 소리는 싸이 중심으로만 편집됐다. 이러면 시청 공연을 한 의미가 사라진다.

 

이번 공연엔 마음껏 ‘떼창’ 문화를 즐겨보자는 의미가 있었다. 떼창뿐만 아니라 수만 명이 일시에 추는 춤도 장관이었을 터다. 공연장에 간 사람들은 그런 장관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되려고 했다.

 

수만 명이 일시에 열광하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전율을 느끼게 한다. 과거에 외국 락그룹 공연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영상에선 관객석이 이번 싸이 시청 공연 영상처럼 어둡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환했고, 게다가 서치라이트 불빛 두 개가 관객석을 계속 누비고 다녀서 집단의 움직임이 역동적으로 잡혔다. 그 거대한 움직임은 그 속에서 공연하는 가수까지 위대해보이게 만들었다.

 

이번 싸이 공연도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무려 8만 여 명이 미친 듯이 뛸 준비를 하고 한 장소에 모인 것이다. 기회도 이런 기회가 없다. 사람을 전율케 할 만한 기념비적 퍼포먼스를 만들어낼 기회 말이다. 이런 건 돈 주고도 못 만든다. 수만 명이 동시에 미쳐야 한다. 사람들은 미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사운드와 영상 모두 그 에너지를 잡아내지 못했다.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싸이가 정말 위대한 가수로 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랬다면 조금이라도 싸이가 다음 주 빌보드 순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물론 그래봤자 싸이가 직접 미국 가서 활동하지 않는 이상엔 빌보드 1위가 쉽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길이길이 남을 싸이의 커리어를 만들어 줄 수 있었다. 물론 한국의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나 서울 홍보 효과는 덤으로 따라 온다. 한국이 역동적이고, 흥미롭고, 열정적인 나라처럼 느껴지는 현상 말이다.

 

그런 기회를 모두 놓치고, 일개 대학교 축제에서의 싸이 공연 직캠만도 못한 영상이 나왔다. 정말 아쉽다. 앞으로 SBS가 공연실황을 방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편집부터 다시 해야 한다. 몇 만 명이 혼연일체가 되어 뛰는 모습이 부각되어야 하고, 사운드를 다시 잡아서 현상 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동영상을 공식 동영상으로 해서 인터넷에 공개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동영상은 문제가 너무 크다.

 

그나저나, 싸이는 빨리 미국에 가야 한다. 싸이의 한국활동이 일종의 미담으로 포장되는데 이건 미담이 아니다. 싸이가 국내 계약관계에 발목 잡혀 있는 것이다. 싸이를 자유롭게 해서 미국에 보내야 한다. 설사 꼭 이번에 빌보드 1위는 못하더라도, 붐업이 됐을 때 본바닥에서 이슈를 만들어야 싸이 캐릭터 자체가 스타로 자리잡으면서 후속곡 활동도 편해진다. 싸이 추방령이라도 내려져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