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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싸이, 강제공인은 강제출국이 맞다

 

한땐 싸이가 빌보드 1위를 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이젠 1위를 안 하면 이상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빌보드 차트에서 올라가는 탄력이 그만큼 무섭기 때문이다. 2위까지 워낙 힘 있게 치고 올라갔기 때문에, 이런 탄력이라면 다음 주에 1위를 못할 경우 이변이다.

 

그러니까, 1위 자체는 쉬울 수 있는데 그 다음이 문제다. 이젠 몇 주 연속 1위를 할 것인가가 문제란 얘기다. 이왕 1위를 한다면 단발보다는 여러 주 이상 가는 게 좋다. 그 다음엔 미국의 주요 시상식에서 상을 받도록 해야 하고, 그 다음엔 팝역사에서 2012년이 싸이 신드롬의 해로 기록될 정도까지 가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려면 지금 탄력을 더 받아야 한다. 그런데 싸이는 국내에서 대학축제와 기업행사를 돌고 있다. 이건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박지성이 다음 주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데, 과거에 했던 약속 때문에 국내에 들어와 조기축구를 뛰고 있다면 황당한 일 아닌가?

 

한때 미국 음원차트에서 강남스타일의 순위가 떨어졌었다. 그 시점에 싸이가 미국활동을 개시하면서 다시 1위로 치고 올라갔고, 그 탄력으로 지금까지 온 것이다. 이것만 봐도 본바닥에서 활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행사다니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

 

 

 

싸이는 지금 미국과 영국을 다니면서 계속 화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그쪽 세계에서 스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싸이가 완전히 스타로 자리 잡으면 후속곡 활동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원래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지만 지금 싸이는 임시 공인이다. 싸이가 서양의 일반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 사태가 워낙 특별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인이 이런 적이 없었다. 과거의 한류인기나 영화제 수상하고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이건 국가적인 사건이다. 조금 과장하면 88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에 비견될 정도다. 국가이미지가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싸이하고 약속했던 국내의 이해당사자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싸이를 풀어줘야 한다. 싸이가 빌보드 탑텐에 올라간 건 천재지변에 준하는 비상사태다. 평상시를 전제하고 했던 약속들을 지금 시점에 꼭 지키라고 요구하는 건 너무 융통성이 없는 일이다. 한국 행사는 미국에서의 열기가 끝난 다음에 와서 해도 전혀 늦지 않다.

 

따라서 국내 행사 다 물리고 싸이를 빨리 ‘강제출국’시켜야 한다. 모든 일엔 때가 있는 법이다. 박명수옹의 명언을 상기하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