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패>에서 한지혜가 맡은 캐릭터는 아역 시절만 해도 가장 매력적인 인물 중 하나였다. 그랬던 것이 성인 연기자로 바뀐 후 완전히 밉상으로 바뀌었다. 꼴도 보기 싫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한지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삼각멜로에 감정이 이입되지 않는다.

한지혜가 아무리 마음 아픈 표정으로 남자 주인공을 쳐다봐도 시청자 입장에선 그다지 마음이 아프지 않고, 한지혜를 좋아하는 남자 주인공들의 심정에도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이다. <짝패>에선 지금까지 남자 주인공 두 명이 모두 한지혜를 좋아한다는 설정이었는데, 그 두 러브라인이 모두 겉돌고 있다.

- 한지혜와 <추노>의 오지호 -

오지호는 <추노>에서 주연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유독 존재감이 없었다. 연기력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없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됐다.

<추노>에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들은 밑바닥 민초이거나 아니면 양반 상놈을 차별하지 않는 대인배였다. 대인배의 성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줬던 캐릭터가 바로 장혁의 대길이었다.


극 중에서 양반인 장혁은 이다해가 천민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게 사랑했다. 나중엔 그 스스로가 천민같은 생활을 하며 양반의 위세와 거리를 뒀다. 천민 동료들과 형제처럼 지내며 그들을 위해 저금을 하기도 했고, 불쌍한 노비들을 월악산에 피신시키기도 했다. 나중에 이다해를 찾은 후에도 그녀가 오지호를 택하자 자신의 목숨을 바쳐 그녀의 사랑을 지켜준다.

반면에 오지호는 처음에 양반으로 오해하고 사랑했던 이다해가 천민임을 알게 됐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이다해를 죽어도 '언년'이라고 부르지 못했다. 자신이 천민과 짝을 짓는다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했던 혁명은 단지 양반들 속에서 정권을 담당한 정파를 바꾸는 수준이었을 뿐이다.

이렇게 신분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캐릭터는 매력이 있을 수가 없다. 이것이 <추노>에서 오지호 캐릭터가 사랑 받을 수 없었던 큰 이유였다. 이런 식의 차별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요즘 막장드라마의 표독한 시어머니들이다. 그녀들은 언제나 못 사는 여주인공에게 '네까짓 게 감히 어딜 넘봐!'라며 신분을 내세운다. 시청자들은 이런 캐릭터를 미워하는 법이다.

<짝패>에서 한지혜가 바로 이런 신분차별 의식을 보여준다. 그녀는 천정명에게 지속적으로 '양반의 피'를 강조한다. 그녀에게 지고지순했던 천정명마저 계속되는 '양반의 피' 타령에 욱한 나머지 이번 주에는 '내 몸 속의 양반의 피를 아씨 앞에서 다 빼버리고 싶다.'라고 폭발했을 정도다. 이렇게 차별의식을 보여주는 캐릭터에게 매력이 있을 턱이 없다.


- 어장관리의 달인? -

한지혜의 캐릭터가 얄미운 또 다른 이유는 그녀가 어장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한지혜는 극중에서 천정명과 이상윤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한지혜는 그 중에서 이상윤을 선택했다. 그러면 천정명에게는 선을 긋는 것이 도리다. 자기가 책임을 질 수도 없으면서 상대의 마음을 받아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천정명을 계속 곁에 둔다. 일종의 희망고문이다. 그리고 이상윤이 자기에게 상처를 주자 드러눕더니, 떠나려는 천정명에게 자기 곁에 있어달라고 애원한다. 그렇다고 천정명을 좋아해줄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궁극의 어장관리다.

이런 캐릭터는 얄미울 수밖에 없다.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짝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자기 아쉬운 것만 생각하는 이기심. 인간은 이기적인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는 백성들을 돌봐주던 아래패의 두령이 자기 집에 왔는데도, 그 때문에 자기 장사에 손해날 것만 신경 쓴다. 시청자 입장에선 정이 갈 수가 없는 것이다.

더 문제는 이런 그녀의 성격에 논리적 연결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지혜 캐릭터는 어렸을 때만 해도 대단히 매력적인 성격이었다. 정의감과 연민이 있는 캐릭터여서 극 중에서 두 남자 주인공이 모두 그녀를 좋아하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고, 따라서 극에 감정이 이입될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주연들이 작품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런데 성인이 되자 별다른 과정제시도 없이 성격이 180도 바뀌어버렸다. 심지어 어렸을 때는 싫어했던 이상윤에게 갑자기 매달리기까지 한다. 이상윤의 아버지를 과거엔 원수 보듯 했는데 갑자기 은인이란다. 이렇게 인물의 성격이 별다른 설명 없이 극에서 극으로 바뀌면 시청자 입장에선 몰입을 유지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지혜는 <짝패>에서 이해도 안 가고 얄밉기만 한 캐릭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얄미운 캐릭터를 남자주인공들이 동시에 사랑한다는 설정에 공감이 갈 수가 없다. 성인이 된 한지혜 캐릭터는 작품의 인기를 갉아먹고 있다. 시종일관 답답한 느낌만 주는 천정명도 밉상까지는 아니지만 인기에 보탬은 안 된다. 그러므로 <짝패>가 현재 수준이라도 인기를 끄는 건 순전히 탄탄하고 풍성한 작품의 구조와 조연들의 힘 덕분이라고 하겠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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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얄미움 2011.04.21 13:0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얄밉다고 느낀게 혼자가 아니엇네요
    그러면 안되겠지만 왠지 연기자까지 미워하게 된다는 ㅡㅡ;

  2. 얄미움 2011.04.21 19:0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얄밉다고 느낀게 혼자가 아니엇네요
    그러면 안되겠지만 왠지 연기자까지 미워하게 된다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