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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대왕카스테라, 먹거리X파일 논란 무엇을 남겼나

 

먹거리X파일이 대왕 카스테라 업체를 고발한 후에 인터넷 여론이 도리어 먹거리X파일을 비난하는 쪽으로 흘렀다. 대왕 카스테라는 대만에서 파는 빵을 들여온 것으로, 대만 카스테라라고도 한다. 저렴하고 푸짐하며 몸에도 좋은 건강한 빵이라고 하여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중에 먹거리X파일로 된서리를 맞았다. 

먹거리X파일은 식용유와 첨가제를 문제 삼았다. 일부 대왕 카스테라 업체가 밀가루, 우유, 계란만으로 만든 무첨가 건강식품인 것처럼 광고했지만, 사실은 엄청난 양의 식용유를 퍼붓고 첨가제까지 넣었다는 것이다. 특히 식용유를 넣는 조리법이 황당하다는 식으로 방송했다. 

반론이 나왔다. 식용유 제빵은 전혀 황당한 것이 아니며, 일반적인 조리법이고 식물성 기름이라서 몸에도 특별히 해롭지는 않다는 내용이다. 특히 카놀라유는 불포화지방에 오메가3 함량도 높아서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첨가제도 적정량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고, 식용류 첨가량도 방송이 한 판 전체 투여량을 보여주는 바람에 시청자가 엄청난 양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비난의 화살이 먹거리X파일을 향한 것이다. 과거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중소기업들을 도산시킨 것도 고발방송이었다. 그 일부터 시작해 최근 식품업계 고발을 주도하는 먹거리X파일의 문제 전력도 줄줄이 거론됐다. 벌집아이스크림 방송에 의한 관련 업계 초토화사례 등이다. 한 매체는 "고발프로, 한 맺힌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서 먹거리X파일이 중소기업이나 서민 자영업자의 저승사자 역할을 하는 악덕 방송이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확실히 이번 대왕 카스테라 보도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무첨가 마케팅을 한 일부 업주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카스테라라는 말 자체부터가 이상하다. 이 빵의 조리법은 카스테라가 아닌 쉬폰케이크라고 한다. 대만 현지에서도 카스테라가 아닌 옜날 빵등의 이름으로 팔렸다. 그것을 카스테라라고 한 것부터 문제가 있다. 

일부 자영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엔 기업들이 소비자를 대놓고 속이거나 성분과 조리법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 문화가 있다. 합성원료를 천연원료인 것처럼 속이거나 첨가물을 밝히지 않는 식이다. 밝혀도 깨알 같은 글씨로 써서 읽기도 힘들게 한다. 그런 것에 대한 불신감이 대단히 큰 상황이다. 이번에도 문제가 된 일부 업체들이 처음부터 성분을 밝히고, 이름도 정확하게 썼으면 소비자가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먹거리X파일을 비롯한 고발프로그램들은 나름 시장질서를 투명하게 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행정당국이나 입법부가 규제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방송프로그램이라도 문제점들을 드러내야 한다. 이번에도 성분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일부 대왕 카스테라 업주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제도가 그렇다면 이런 일을 계기로 고쳐야 한다. ‘먹거리X파일덕분에 가짜 돔이나 가짜 도가니 등 재료를 속이는 행태가 드러나기도 했다. 

물론 프로그램에도 문제는 있다.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중시하다보면 충격적인 고발로 가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 매주 충격적인 고발을 하겠나? 구조적으로 과잉고발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식용유 공포 조장이라든지, 일부 업장의 문제를 마치 전체 업계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정상적으로 영업했던 업체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대안은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자극적인 요소를 다 빼버리고 객관적인 내용만 전달해야 한다. 그러려면 방송 경영진이 이런 고발프로그램 제작을 사회 공익활동이라고 인정해서, 제작진에게 시청률 압박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시청률을 따진다면 결국 과잉고발 문제가 터질 수밖에 없다. 

,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대형 기업의 잘못된 행태나 사회시스템 문제를 밝히는 것에도 제작력을 투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서민 자영업주들 위주로 하는 고발은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자영업주를 제물로 시청률을 위한 고발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카메라를 디테일하게 들이대면 위생 문제가 없을 주방이 얼마나 있겠나? 그야말로 걸면 걸리는 식이라면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왕 카스테라 논란을 식품업계와 고발프로그램이 모두 개선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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