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SKY캐슬23.2%라는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울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킨 후 종영을 앞두고 있다. 과거 응답하라시리즈가 정규 뉴스 시간에 조명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고, ‘도깨비미스터 션샤인은 최고의 한류 드라마로 대히트했는데, ‘SKY캐슬이 그 모든 작품들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스타의 후광효과나 대대적인 홍보의 힘 같은 것은 없었다. 첫 회 시청률 1.7%라는 수치가 그것을 극명히 말해준다. 그렇게 무관심 속에 시작된 작품이 회를 거듭하면서 시청률이 폭등했다. 작품 자체의 힘이 신드롬을 만들어낸 것이다.

일단 스토리가 치밀했다. 미스터리 설정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품위있는 그녀에서처럼 살인범을 찾고 기괴한 악인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설정이 사랑 받은 것이다. 중상층 교양인들의 천민적인 이중성을 까발린 묘사는 시청자에게 통쾌감을 안겼다. 병원 내 이전투구와 조직논리를 그린 부분도 작품의 흥미도를 높였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어낸 요인이다. 특히 염정아가 이 작품으로 완전히 연기파로 자리매김했다. 부끄러운 과거를 숨기고 자식에게 올인하는 어머니의 역할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 외에도 뱀 같은 악인으로 등장한 김서형을 비롯해 스카이 캐슬에 거주하는 모든 가정의 인물들이 제몫을 해냈다. 

이런 요인들과 더불어 공감을 줬다는 점이 가장 큰 신드롬의 이유였다. 단순히 특이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고급주택단지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을 구경하는 차원이었다면 마니아들의 인기는 생겼어도 사회적 신드롬은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SKY캐슬은 바로 우리의 현실, 우리의 욕망, 우리 자신의 모습을 그렸기 때문에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다.

 

자식 입시에 올인하는 부모들, 경쟁 압박에 병들어가는 10, 학벌주의와 수직서열적 세계관. 작품은 이것을 상당히 과장되게 그렸지만, 그 과장된 부분을 걷어내고 보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그 안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SKY캐슬의 황당한 마을 풍경은 기실 한국사회의 민낯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등장인물들의 끝없는 욕망에 혀를 차면서 비판했다. 공분을 샀던 드라마 속 인물들은 마침내 미몽에서 깨어나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과연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을까?

 

작품 속에서 자식 입시 교육에 올인하는 예서엄마가 하나의 보통 명사처럼 통용될 정도로 학부모 시청자들이 뜨겁게 반응한 것을 보면, 현실에 살고 있는 예서부모들은 여전히 들끓는 욕망 안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부모들의 욕망을 노리고 전국 사교육가에서 스카이캐슬 특별반이 출시되고 있다고 한다. 입시 코디네이터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다. 

극중에서 로스쿨 교수가 설파하는 피라미드 세계관도 여전히 맹위를 떨친다. 사회를 삼각형으로 인식하면서, 위에 올라간 사람은 누리는 게 당연하고 밑에 있는 사람은 짓눌리는 게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이다. 오늘도 이 땅의 학교에서는 피라미드 꼭대기로 올라가 특권을 누리라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 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곳곳에서 수직적 위계에 맞춰 갑질하거나 멸시당한다. 미몽에서 깨어나기 전 예서 같은 아이들이 판검사, 의사가 되어 또 다른 예서를 키워낸다.

 

이런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에 신드롬이 터진 것이다. 자식을 스카이 대학으로 보내 피라미드 꼭대기에 세우겠다는 부모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SKY캐슬신드롬과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