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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가세연 황당한 책임 떠넘기기

 

유튜브 채널 가세연의 방송내용이 연일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이슈메이커 중 하나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그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점이 문제다. 바로 남의 사생활이 논란의 주요 이슈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한예슬의 남자친구 과거 직업에 대한 주장을 펼치더니, 전지현 부부 불화설을 제기하고, 김준희 남편의 과거사를 이야기하더니, 급기야 최지우 남편의 개인정보도 거론했다. 해도 너무 한 막가파식 방송이다.

 

사실여부도 불분명하다. 가세연 멤버 중의 한 명인 강용석 변호사는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1천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타인의 사생활에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발언'으로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건 과거 사건에 대한 징계인데, 어쨌든 이런 식으로 가세연이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폭로를 하거나, 또는 명시적인 폭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청자로 하여금 뭔가를 상상하게끔 자극하는, 뭔가 흑막이 있는 듯한 분위기를 피우는, 그런 식의 방송을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있어왔다.

 

그런 폭로를 당하는 사람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데, 가세연이 워낙 공격적으로 폭로를 하기 때문에 진흙탕에 엮이기가 싫어 연예인들이 가세연 측에 대응을 안 한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그런 분위기에서 가세연의 폭로가 거침없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다. 연예인의 남자친구, 남편은 일반인인데 이들의 사생활을 왜 공론장의 도마 위에 올린단 말인가? 기본적으로 비윤리적인 행위다. 악질적인 범죄자라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겠지만, 유흥업소나 모텔 출입 같은 사안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적 개인사다.

 

이런 방송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가세연은 책임 떠넘기기 모습까지 보였다. 최지우 남편에 대한 폭로와 관련해, "제가 선을 넘게 되는 게 저런 이간질하는 기사들, 부추기는 기사들, 갈등을 유발하는 기사들" 때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한예슬이 폭로에도 당당하다는 식으로 언론이 보도하니까 그에 대한 반발로 선 넘는 폭로를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당하다. 자신들이 잘못한 걸 왜 남탓을 한단 말인가? 이것이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의 태도라고 할 수 있을까?

 

일반인 폭로도 그렇지만 연예인 폭로도 문제다. 아무리 연예인이 일정 정도 사생활이 공개되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고 해도, 그에 대한 폭로에 금도가 있는 법이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만한 내용이나, 범죄의혹을 제기할 땐 그 근거가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은 게 문제다.

 

최근엔 한예슬이 버닝썬 여배우라며 뭔가 깊은 흑막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줬는데, 이런 내용이 확실하다면 한예슬을 신고하거나 방송에서 증거를 공개하면 된다. 그렇지 않고 말만 오가니까 가세연에게 따가운 시선이 가는 것이다.

이런 폭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 지면을 장식하면서 포털 메인에 걸리는 건 심각한 문제다. 여러 사람들이 잇따라 폭로 대상자가 되는데, 그중에 비록 일부라도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그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사실관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폭로에 대해선 거리를 두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이런 식의 유튜브 폭로가 상당 부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얘기는 틀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맞는 내용과 틀린 내용이 뒤섞인 주장은 무의미한 정보일 뿐이다. 이것이 찌라시를 신뢰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 폭로에도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설사 맞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일반인의 사생활 폭로는 비윤리적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