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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임영웅, 방탄소년단, 스타들의 개념 행보

 

최근 임영웅의 생일을 맞이해서 놀라운 선행 릴레이가 벌어졌다. 5월부터 임영웅의 생일인 616일까지 한 달 반 가량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부가 이어진 것이다. 어느 스타의 생일 때문에 이렇게 전국적으로 장기간 선행 열풍이 나타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임영웅 팬들이 각자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취약계층에게 300만 원, 500만 원, 또는 천만 원 씩 기부했는데 그 총액이 3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임영웅 팬들은 작년에도 수재민들에게 9억 원 가까이 기부한 것을 비롯해 작년에만 총 10억 원이 훨씬 넘는 액수를 기부했다.

 

이번 임영웅 생일엔 헌혈증 기부도 나타났다. 백혈병 환우 등에게 전달하기 위해 릴레이 헌혈을 해서 헌혈증을 기부한 것이다.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숲을 조성하거나 벤치를 기부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에 학교 건립자금도 냈다. ,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해 환자용품을 만들어 병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원래는 대면봉사도 많이 계획됐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무산됐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이번 선행 열풍이 더욱 거대해졌을 것이다.

 

임영웅과 그 소속사도 각각 1억 원씩을, 임영웅 팬클럽의 이름으로 616일에 기부했다. 이렇게 해서 임영웅 생일 관련 기부액은 총 5억 원 가량이 됐다. 액수도 액수지만 전국적인 규모와 한 달 반에 걸친 기간이 놀랍다.

 

임영웅의 기부는 여느 슈퍼스타의 기부하고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임영웅은 아직 미스터트롯관련 계약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의 상당 부분이 방송사 몫으로 돌아간다. , 아직 톱스타 입장에서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 몫이 더욱 적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행사시장이 사라져서 돈을 많이 벌 기회 자체가 없었다. , 이미 기반을 다진 다른 슈퍼스타들과는 달리 임영웅은 아주 가난한 상태에서 미스터트롯진이 됐고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본인과 가족의 기반도 안정시키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작년에도 1억 원 기부를 했고, 팬들이 수재민에게 9억 원 가까이 기부할 때도 남몰래 상당액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웅의 소속사도 열악한 개인회사이지만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또 거액의 기부에 동참했다. 부유한 슈퍼스타 또는 큰 회사의 기부하고는 또 다른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임영웅과 소속사, 팬들이 이렇게 지속적으로 선행에 나서면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간다. 이번에 이런 일들이 크게 주목 받으면 차후에 다른 팬덤도 기념일에 선행 릴레이를 하게 되고, 그게 우리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방탄소년단도 최근에 의미 있는 일을 했다. 방탄소년단 자체 예능프로그램에 백종원을 초청해 김치 방송을 한 것이다. 여기서 백종원은 액젓과 새우젓을 쓰고 발효를 시키는 우리 고유의 김치에 대해 설명했다. RM"김치엔 우리의 소울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치가 한국의 것이라고 확실하게 언급한 셈이다.

 

세계에서 동물성 젓갈을 넣는 채소 절임 음식은 우리 김치밖에 없다고 한다. 파오차이엔 당연히 젓갈이 안 들어간다. 그러니까 이 젓갈 이야기는 우리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우기는 일부 중국인들의 억지에 대한 답이 되겠다. , 일본 일각에서 기무치도 김치라는 식의 말이 나오는데 발효를 강조하면 기무치하고도 차별성이 생긴다.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영상도 당연히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런 곳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면 최근 벌어진 문화전쟁에서 우리에게 천군만마가 될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번에 세계의 130만 명 이상이 동시 관람한 온라인 팬미팅에서 한복을 입고 노래하기도 했다. 한복도 최근 일부 중국인들이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행보가 뜻 깊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의 하나이고 특히 한류 뮤지션에겐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그래서 보통은 중국시장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하게 마련이다. 헐리우드 영화사들도 시나리오를 쓸 때 중국 눈치를 볼 정도로 중국시장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이 더욱 놀랍다. 이미 방탄소년단에 대해 중국 측이 예민하게 바라보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중국을 자극하면 중국시장에서의 타격이 클 수 있다. 그런 위험이 있는데도 김치와 한복을 내세우는 소신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행보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의 많은 사람들 뇌리에 김치와 한복이 한국 문화라고 각인될 것이다.

 

임영웅 측과 방탄소년단이 최근 각각 다른 의미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 셈이다. 최고 스타들의 개념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