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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조혜련, 너무나 위험한 발언

 

조혜련이 ‘중국진출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는 질문을 듣고, ‘‘누군가 나보고 중국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계기가 되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다. 이건 ’내 얼굴이 중국인 취향‘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됐다.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고 제목이었다. 조혜련은 어디 가서든지 예쁘다거나 스타일이 좋다는 말을 못 듣는 연예인이다. 사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혜련은 여성이되 여성이 아닌 캐릭터로 공인된 상태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조혜련 스스로도 그 캐릭터를 살리고 있다.


그런 캐릭터인 사람이 ‘나는 중국스타일이다’라고 하면 듣는 중국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 될까? 조혜련은 지금 중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시장과 아무 상관없는 한국 연예인이 해도 중국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불쾌감을 안겨줄 일인데, 중국 진출을 눈앞에 둔 연예인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그 무신경이 놀랍다.


‘중국스타일이다’, ‘중국인 같다’, ‘동남아인 같다’는 표현은 한국 예능의 고질병이다. 별로 예쁘거나 잘 생기지 않은, 일반적인 기준으로 ‘촌스럽다’고 할 수 있는 연예인을 가리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오래된 관행이었다.


심지어 중국 현지에 특집 녹화를 가서도 이런 표현들이 나왔었다. 보통 예능 프로그램엔 그날의 주인공 역할을 하는 잘 생기고 예쁜 게스트와 감초 역할을 하는 게스트들이 함께 나온다. 한 프로그램은 중국에 가서 잘 나가는 게스트가 아닌, 감초 역할을 하는 게스트들을 일컬어 ‘현지인 같다’고 소개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때 그 게스트는 현지인 같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창피해했고 다른 사람들은 비웃었다. 만약 미국 뉴욕에 가서 현지인 같다는 말을 들었어도 그렇게 창피해했을까? 우리 연예인들은 서로 자기가 뉴요커 필이라고 경쟁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중국 스타일이나 동남아 스타일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경우는 없다.



문제는 우리에게 중국 시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조혜련만 해도 중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많은 기업과 연예인이 중국 진출을 기획한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세상에 손님을 무시하는 상인이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인들이 우리의 ‘손님’이 된다면 그에 걸 맞는 ‘존중’이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우리가 외국 프로그램을 거의 실시간으로 자막처리까지 해가며 인터넷을 통해 보듯이, 중국이나 동남아인들도 한국 프로그램을 그렇게 본다. 그러므로 더더욱이나 입조심을 해야 한다.


이전에 한 한류스타 여배우는 <강심장>에 나와 무심코 중국에 돈 벌러 간다는 식으로 말했다가 상당한 역풍을 맞았었다. 중국인들이 우리가 현금지급기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던 것이다. 중국과 한국의 거리는 이렇게 가까워졌다. 이젠 한국 프로그램이라 해도 중국에 대해 말할 때 입조심을 해야 한다.


예능뿐만이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소지섭이 나오는 <카인과 아벨>은 중국 감옥을 무법지대처럼 묘사하고, 중국인 간수를 새디스트로 그려 중국인들의 항의를 받았었다.


만약에 헐리우드 영화에서 주인공이 한국 감옥에 갇히는 설정이 나왔는데, 우리 감옥을 그렇게 말도 안 되게 표현했다면 우리 심정은 어땠을까? 김윤진은 <로스트>에서 한국의 모자 하나만 잘못 표현돼도 속상했다고 했다. 그건 한국 비하가 아니라 단지 착각일 뿐이었는데도 그랬다. 한국 비하가 나오면 우린 상당히 불쾌할 것이고 불매운동도 터져 나올 것이다. 중국인들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한국은 인종차별, 국가차별이 상당히 심한 나라다. 잘 사는 나라, 백인과 그렇지 못한 나라, 유색인에 대한 차별이 놀랄 만큼 고질적이다. 이런 관행은 시장이 다변화되고 인터넷이 널리 보급될수록 점점 더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조혜련이 중국에서 안 유명한 사람이라서 다행인 실언이었다. 앞으로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조혜련은 말조심을 할 필요가 있다. 잘못하면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