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가 2월 초에 일본에서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촬영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와 팬들이 감격의 만세삼창을 불렀다. 하지만 양측이 근본적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말은 없다.

그저 활동을 개시한다는 말뿐인데, 이 얘기는 사실 파란을 일으킨 문자 공개 사태 전에도 이미 나왔던 얘기였다. 그때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예정됐던 스케줄은 일단 소화한다고 했었다.

그리고 나서 문자가 공개되고, 쌍방에서 법정싸움을 예고하는 등 진흙탕 사태가 전개되며 카라팬들을 절망에 빠뜨렸던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활동을 재개한다고 해도 여전히 불안한 건 사실이다. DSP 측도 바로 반박했다. 이렇게 엎치락뒷치락하는 것 자체가 대중의 환멸을 초래할 것이다.

최근 사태로 인해 더욱 분명해졌다. 이전투구판은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무조건 카라의 이미지를 망가뜨린다. 카라는 귀엽고 순수하고 어려운 환경에도 씩씩한 소녀들이라는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진흙탕 싸움은 그 이미지에 흙탕물을 튀길 뿐이다. 누구 말이 맞느냐, 누가 진정한 배신자냐, 누가 더 탐욕스럽나 가지고 왈가왈부해봐야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 모두가 표리부동한 사람으로 비칠 뿐인 것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카라 멤버 본인들은 싸움의 주체로 나서지 않았었다. 이들이 활동을 재개한다면 수많은 매체가 그들의 입장을 물을 것이다. 그때 이들이 직접 자신들의 여전한 우정을 확인하며 카라 해체는 없다는 것을 밝히는 모양새가 좋다. 관리 문제는 부모와 회사가 차차 조율해나갈 것이라고 하면 된다.

카라를 염려하는 마음보다 자신들의 영업권을 염려하는 마음이 더 큰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연제협이나 타 회사 관계자는 이제 물러나는 것이 좋다. 소속사와 가수 분쟁에 연제협이 나서는 것 자체가 이상한 구도였다. 의사 약사 분쟁을 의사협회가 중재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카라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은 즉각 종식돼야 한다.


- 카라만 잘못인가? -

카라 3인에게 일방적으로 여론이 안 좋다. 활자매체들의 보도부터가 카라 3인을 계속해서 질타하는 논조였다. 결국 돈욕심 아니냐고 추궁하더니, 카라 3인이 팬들을 무시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문자가 터진 다음에는 배후조종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들이 나왔었다.

과연 쌍방 간의 관계가 틀어진 것을 한쪽의 문제라고만 할 수 있는 것일까? 관계가 틀어졌을 때 다른 사람과 협의한 것을 '배후조종'이라고 낙인찍을 수 있는 것일까?

관계가 깨진 건 근본적으로 신뢰의 붕괴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게 다 틀어지게 되어 있다. 이런 신뢰의 붕괴는 관리하는 측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은 DSP 측의 잘못이 7, 카라 부모들의 잘못이 3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것은 상식을 토대로 한 판단이다. 카라 3인 및 그 부모가 모두 보통사람들일 것이란 상식이다. 만약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라면 이 판단은 무효다. 어디에나 한 명 정도는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3인의 부모들이 모두 함께했다. 게다가 구하라를 포함한 멤버들도 계약해지라는 방법론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소속사의 관리에 대한 불신만큼은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모두 비상식인이라고 상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므로 이런 불신을 초래한 회사 측에게 1차적인 잘못이 있다고 보인다.

3인의 부모는 '멤버들의 미래를 열어 줄 매니지먼트 전문가들이 있어야 한다는 게 우선이고 소속사 경영진과도 신뢰를 쌓아가는 시스템을 원한다 ... 소속사가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소통해줬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라 했다고 한다. 한승연의 아버지도 회사가 스케줄 잡는 데에 너무 원칙이 없었다는 식으로 말한 바 있다.

기업 대 기업의 업무관계에도 실무자들의 소통과 신뢰가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사업인 연예 매니지먼트는 더욱 그럴 것이다. 소속사가 끊임없이 멤버와 그 부모들을 다독이고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야 했다. 더욱이 애초에 멤버들이 신뢰했던 경영진이 사라진 상황이라면 더욱 신경 썼어야 했다. 그런 것들이 부재했던 것 같다.

한편 카라 부모님들의 잘못이란 건 이런 거다. 한승연의 어머니가 '카라가 일본에서 잘됐는데 한국에서는 잘 안됐다. 한국에서 케어를 잘 받았다면 소시(소녀시대) 못지 않을 것'이라 아쉬움을 표했다고 보도됐다.

판단착오다. 카라가 일본에서 잘된 것을 두고 소속사가 '자신들의 기획력 덕분'이라고 하는 것도 오버고, 부모들이 '일본에서 일본회사가 밀어준 것처럼 했으면 한국에서도 떴을 텐데'라고 하는 것도 오버다.

카라가 일본에서 뜬 것은 일본에 어울리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실력보다 귀여움과 친근함을 중시한다. 그래서 일본의 방송인이 알아서 카라를 홍보해주고, 일본인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지욘공국'에 충성을 맹세하며 '지크지욘!'(승리의 지영)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카라가 실력이 없다고 하면 일본 네티즌이 그런다. '카라에게 실력을 요구하면 안됩니다.'

반면에 한국은 실력이 없으면 '익스큐즈'가 안 되는 나라다. 소녀시대는 실력과 섹시함, 미모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한 팀이다. 카라가 제아무리 뛰어난 관리를 받았어도 한국에서 소녀시대를 앞설 순 없었다.

부모가 여기에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 딸들도 잘 밀어주면 소녀시대처럼 됐을 텐데'라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소속사에 신뢰가 생길 수 없다. 그때부턴 사사건건 불신만 쌓일 것이다. 카라와 소녀시대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해야 하며, 아무리 관리에 아쉬운 점이 있었더라도 현재의 카라 멤버를 구성한 것과 카라의 히트곡들을 제작해준 소속사의 공을 인정해야 한다.

카라가 깨지면 소녀시대는커녕 넘쳐나는 군소걸그룹 정도의 위상이라도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키 어렵다. 소속사에게도 치명적인 손해다. DSP는 SM처럼 세계 각국에서 몇 만 명 규모의 콘서트를 열 정도의 풍부한 자원이 없는 회사다. 그러므로 소속사와 부모들은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무조건 합의해야 한다.

매니지먼트 보강, 투명한 업무(회계)처리와 함께 앞으로는 언제나 커뮤니케이션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지속시키는 데 합의하는 모양새가 좋겠다. 연제협이든 A, B, C, D 씨든 타 회사 사람들에게는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면 흙탕물이 튀게 된다.

Posted by 하재근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니 말대로면 이세상에 죄없는 인간이 어디 있겠냐,,
    이 사꾸라야,,

  2. 가오리 2011.01.27 14:2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소녀시대는 섹시함 미모등 모든면에서 압도적인 우월한 팀이다.' 이건 본인 스스로 소퀴임을 커밍아웃 하시는군요

  3. 난독증 바보 두마리가 있네.. 쯧쯧..
    우선은 사고력부터 좀 더 키워오렴!
    시간은 한 10년 줄게.

  4. ㅎㅎㅎ 2011.01.27 22:3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최소한 카라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 관해서만큼은, 하재근님의 글이 가장 핵심을 찌르고 있는 듯.

  5. ......... 2011.01.28 01:3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처음이야 그렇다치고 협상과정에서 경영진교체라니... 그거야 말로 개소리지..;
    에스엠이야 주식회사니 이수만이 이사고 김영민이 사장이라도 되지만 DSP가 어디 그런가? 주식회사도 아닌기업에서 경영진을 자신이 신뢰할만한 사람으로 바꾸겟다는건 경영권을 탈취하겠다는 소린대 정신제대로 박힌 인간이면 그걸 받아들일사람이 어디에 있다는거야?
    소속사의 경영이 문제가 되었더면 "신뢰말만한 매니지먼트팀 구성"이상의 조건이 나와서는 안되는거라고 보는데.."배후조정"이 낙인이라고 했는데 배후로 지목된사람이 직접나서서 배후로 지목되느니 전면에 나거셌다고 했고 그날오후에 그말을 번복하는 쌩쑈까지 벌어졌는데 단지 그게 "낙인"이라는 한 단어로 끝날일은 아니라고보는데.. DSP의 관리가 1차적택임이라고 해도 그이후의 사태까지 합리화 할수는없는거 아닌가? 에시당초 말같잖은 조건을 협상안이라고 들이밀어야 합의할여지가 있다고 여기는거지 일단 강경책으로 나가고 보다가 문자터지고 전면에 나서기로 한 기획사가 뒤로빠지고 나니 회동을 가진다는거 자체가 얍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지?

  6. 창원시민 2011.01.28 02:4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여러 블로거 중 가장 차분하게 이 사태를 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대체로 동의합니다.
    다만 소속사나 카라의 부모 측에 대한 비판과 조언은 적절한 반면,
    연제협 등에 대한 비판은 너무 무딘 것 같습니다.
    어떤 점에서 이들은 제3자가 아닙니다.
    사태 자체는 소속사와 가수의 분쟁이지만,
    대부분의 기획사가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터져나온 게 이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구조적인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봅니다.
    연제협이나 김광수가 저토록 초반부터 거세게 나오고 모든 연줄을 동원해
    연예기자들을 총동원하는 것을 보면 이게 그들에게 남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방증해줍니다.
    그들은 지금까지의 기획 관행에 문제가 없다, 혹은 문제가 있을지언정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세웠고, 이러한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연줄을 동원해서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마도 잘 되면 아이돌과 그 부모들의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는 것이겠고,
    잘못 되더라도 진흙탕 싸움 끝에 3인을 완전히 매장함으로써 미래의 저항자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려 하겠지요.
    방송국 피디들도 연예기획사에 의존하는 마당이니 연예부 기자들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그들이 쓰는 기사의 7~8할은 기획사와의 친분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니만치 한통속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카라 3인의 부모의 판단이 일부 잘못되었고 사태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논점이 전근대적 기획과 제작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수렴되지 않고, 배신이냐 배후냐 이런 식의 곁가지 사안을 두고 벌이는 이전투구로 전개되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한류가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도 현재의 연예기획 시스템은 일대 반성과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재근 님이라면 이 점을 보다 강력하게 지적해주셨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7. ㅋㅋㅋㅋ 2011.01.28 04:5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소시가 실력이 뛰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이나 일본이나 실력 상관없는건 상관없음 ㅋㅋㅋㅋ 씨엔블루가 뮤즈급이라고 말하는 나라가 한국인데 뭔 실력 ㅋㅋㅋㅋㅋㅋ 외모만 있으면 되짘ㅋㅋㅋㅋㅋ 소시가 실력이 ㅋㅋㅋㅋㅋㅋㅋㅋ 뛰어낰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

  8. 4년째 이어진 걸그룹 흥행을 즐겁게 지켜봐왔고, 몇 년간 외면했던 가요시장과 음악프로그램에 다시 관심을 갖게 해준 걸그룹 중 하나여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5명이 같이 노래하는 모습을 좀 더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