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오달수 관련 인터뷰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엄지영 씨와 인터뷰가 진행되는 현장에서 방송에 직접 내보내기 힘들 정도로 수위 높은 내용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상황을 압축적으로 알려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막을 작성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사태의 발단은 배우 엄지영 인터뷰의 내용과 자막이 다른 대목이었다. 엄지영이 제 몸에 손을 대려고 했었어요라고 말을 했는데 자막에는 제 몸에 손을 댔어요라고 방송했다고 한 매체가 보도한 것이다. 

사람들이 TV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보지 않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말을 하는 중에 화면 하단에 자막이 깔리면 그것이 당연히 등장인물의 말을 전하는 것이라고 믿어버린다. “손을 대려고 했다손을 댔다의 차이는 매우 큰 것임에도 방송 내용과 자막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오달수가 모텔방에서 엄지영을 성추행한 것이 기정사실이 돼버렸다.

 

그러다 자막이 조작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당연히 JTBC에 비난이 쏟아졌다. 오달수에겐 동정론이 생겼다. “손을 대려고 했어요라고만 했다면 엄지영의 폭로에 내용이 없어진다. 둘이 함께 모텔방에 들어갔다가 신체 접촉 없이 다시 나왔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면 성추행이 성립하지 않는다. 수많은 오달수 성추행 보도는 모두 오보가 된다. 오달수가 덫에 걸린것이 맞는 거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JTBC에서 해명했다. 앞에서 전한 대로, 방송에 내보내기 힘들 정도의 내용이어서 방송 인터뷰는 수위 조절을 했는데 다만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엄지영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자막을 조금 달리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달수에 대한 동정론이 무너지게 된다. 엄연히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여성이 자기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성폭력 피해를 밝혔다면 그 주장의 신빙성이 커진다. 인터넷 게시판의 익명 게시글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JTBC는 그렇게 얼굴, 실명 공개하면서 주장한 내용이 방송에 내보내기 힘들 정도의 수위라고 했다. 이것은 오달수가 상당히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오달수에게 불리해진다.

 

다만 JTBC의 태도엔 아쉬움이 남는다. 뉴스는 일차적으로 사실관계가 정확해야 한다. 인물이 손을 대려고 했어요라고 하는데 자막으로 손을 댔어요라고 쓰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자막은 사실대로 쓰고, ’그밖에 더 심한 내용도 있었지만 방송으로는 전할 수 없었다는 설명을 덧붙이면 된다. 아니면 최대한 해당 여성의 피해사실을 있는 그대로 방송하고 시청자가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면 된다. 요즘 성범죄의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는 설명하는 추세다. ”손을 댔다는 말조차 못해서 억지 자막을 써야 할 분위기는 아니다.

물론 얼마 전 이윤택 관련 인터뷰에서 너무 높은 수위의 표현이 나온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의미를 최대한 전달하면서도 수위를 낮추기 위해 고심했을 수는 있지만 틀린 자막은 너무 나갔다. SNS를 통해 관련 내용이 퍼질 때 사람들은 자막 영상 캡쳐본을 퍼나른다. 원 동영상을 일일이 확인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틀린 자막이 지속적으로 오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막은 정확해야 한다. 

이런 일이 누적되면 보도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또 다른 폭로 보도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냉소하는 문제가 생긴다. 뉴스에선 진실을 전하려는 의도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냉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사실관계가 흔들리면 진실도 의심 받는 법이다.

 

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