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중사회문화 칼럼

손태영 논란, 그렇게 비난할 일인가

손태영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달구는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아들과 조카가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다. ‘2018 멜론뮤직어워드(MMA)’에 손태영이 시상자로 참석했는데, 아들과 조카가 관람석 맨 앞의 가수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것이 최근 민감한 주제인 공정의 가치에 위배됐다. 가수들이 앉고 싶어도 못 앉는 자리고 아이돌 스타를 보고 싶은 수많은 팬들도 자리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행사인데, 손태영의 아들과 조카가 무슨 자격으로 가수석을 차지하느냐는 것이다. 연예인 ’, 엄마 을 써서 불공정한 특혜를 받았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비난할 일인지는 의문이다. 행사나 촬영장에 자식, 조카 등을 데려가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TV 예능에서도 가족이 스튜디오에서 구경하는 모습이 포착될 때가 있다. 그래도 수많은 팬들이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스타인데 부당하게 출연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특혜 받는다는 논란은 터지지 않았다. 이번에 이례적으로 민감한 반응이 나온 것이다.

 

만약 손태영이 주최 측이나 현장스태프에게 갑질을 해서 억지로 자기 일행을 가수석에 앉히도록 했다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아이들을 가수석에 앉도록 안내한 것이 주최 측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무대에 오른 어머니 모습을 보게 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자 주최 측에서 가수석으로 안내했다는 것이다. 손태영은 무대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련된 일의 진행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손태영이 특별히 크게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누리꾼들은 지금 가수석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분노하지만, 주최 측은 당시 별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잠시 출연자 아이들을 앉혀둘 수 있는 빈자리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아이들을 앉히기 위해 밀려난 사람이 없고, 아이들이 앉지 않았다면 어차피 빈자리였을 것이기 때문에 누리꾼들 주장처럼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았다고 하기는 힘들다.

 

손태영 측의 해명이 논란을 키운 측면은 있다.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라든가, ‘단지 엄마가 시상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을 뿐이다는 식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졌다. 방탄소년단 같은 유명 아이돌들을 보여주려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어서, 결국 거짓말 논란으로 비화했다. 

진실공방 과정에서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다. 아이들이 손태영이 아닌 방탄소년단 등의 무대를 끝까지 봤으며, 보호자가 블랙핑크에게 담요를 던지듯 건네는 등 무례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래서 거짓말 논란이 더욱 거세게 일었다. 이에 대해 행사 진행 중 사전 대기 시간에 아이들이 이동했는데 마침 그 시간에 방탄소년단 공연이 있었던 것이고, 공연을 봤건 어쨌건 아이들은 주최 측 스태프의 인솔 하에 이동했다는 해명이 나왔다. 들어가랄 때 들어가고 나오랄 때 나왔다는 것이다. 블랙핑크에게 담요를 건넨 사람도 행사 작가라고 했다.

 

이렇다면 어느 정도 석연치 않은 부분은 있어도 지금 벌어지는 상황처럼 손태영을 집단공격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만약 앞으로 이 해명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폭로가 나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지금까지로는 엄마로서의 선의와 주최 측의 부주의 그리고 누리꾼의 예민함이 겹쳐 터진 이슈일 가능성이 크다.

 

공정이란 가치를 중시하고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정신은 좋지만 그것이 감정적인 연예인 집단공격으로 나타나는 것은 부당하다. 특히 아이들을 안내한 주최 측에겐 아무 말도 안 하면서 손태영만 과거사까지 들추어 부부를 함께 매도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손태영의 잘못은 해명에 있어서의 약간의 석연치 않음 정도인데, 그 잘못의 정도에 합당하게 비판하는 것이 공정한 자세다 

어쨌든 이번에 나타난 누리꾼들이 거센 분노로, 연예계에 공사구분 개념의 경각심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