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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띠과외’ 측 사과, 왜 인정 못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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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작진이 사과한다는 내용의 글을 발표했다. ‘동영상이 유출되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동영상 유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두 당사자가 이미 지난달 초에 서로 화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동영상 유출로 인해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되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와 같은 영상 유출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재점검하고, 프로그램 제작에 더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라고 했다.

 

이것을 두고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작진이 마침내 사과했다며 이태임, 예원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말 그럴까? 방송사의 사과로 모든 논란이 종식되는 것일까?

 

불행히도 그런 것 같지 않다. 제작진의 사과문을 전하는 기사엔 부정적인 댓글이 가득 달렸다. 사과 자체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왜 MBC 제작진의 사과는 인정을 못 받는 것일까?

 

 

대중이 원하는 사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MBC 제작진은 동영상이 유출되어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동영상 유출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계기로 진실이 밝혀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동영상 유출에 대해 사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얘기는 일부 사람들에게 ‘진실이 밝혀지도록 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다시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도록 은폐하겠다’는 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니 이번 사과에 질타가 쏟아지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이번 사태가 국민을 속인 거짓말 사태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욕설 사건이었지만 동영상 유출로 인해 거짓말 사태가 되었다. 애초에 알려졌던 것과 전혀 다른 사실이 동영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태임은 예원이 반말을 했다고 했고, 예원 측과 디스패치는 아니라고 했다. 다른 언론들도 예원의 입장을 두둔하는 기사를 냈었다. MBC는 사실확인을 거부했다.

 

그 결과 이태임은 거짓말쟁이, 후배를 모함하는 파렴치한으로 매장됐다. 이태임은 진실주장을 철회하고 무조건 사과해야 하는 지경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동영상 유출로 인해, 예원 측에서 거짓말을 했으며, 언론이 국민을 농락했고,  MBC는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번 동영상 유출을 다행한 일로 여긴다. 그러므로 제작진의 동영상 유출에 대한 사과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원하는 사람이 없는데 왜 그런 사과를 한 것일까?

 

 

동영상 유출로 인해 심려를 하게 된 것은 국민이 아니라 거짓말을 한 쪽이다. 즉 예원 측과 일부 언론이다. 그러므로 동영상 유출에 대한 제작진의 사과는 국민이 아니라 마치 예원 측과 일부 언론에게 한 것처럼 여겨진다. 반면에 일반 네티즌에겐,  심하게 말하면 ‘예원 측과 언론의 거짓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국민들을 완벽히 속이지 못해 유감스럽습니다’ 이런 메시지처럼 들리는 측면이 있다. 이러니 반응이 좋을 수가 없다.

 

사과문에선 ‘두 당사자가 이미 화해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영상 유출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미 잘 정리가 된 사건인데 동영상 때문에 뒤집혀 유감스럽다는 뉘앙스다. 지난 욕설 파문은 이태임이 거짓말쟁이 파렴치한으로 몰려 매장되고, 예원 측에서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이며 끝났다. 이것이 제작진에겐 화해로 잘 정리된 마무리라고 인식됐던 것일까?

 

한 마디로 이번 사건을 기획사, 언론, 찌라시, 방송사 등이 공모해 국민을 속이고 사람 하나를 매장시킨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는 네티즌 시각이 있다. 그런 시각에서 봤을 때 동영상 유출은 거짓의 카르텔을 깨는 신의 한수였다. 제작진은 바로 그런 동영상 유출에 대해 사과했다. 정말 보기 드문, 사과해서 더 욕먹는 이상한 사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