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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디스패치의 구체적인 보도로 인해 이태임이 가만히 있는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던 사건이, 영상 공개로 뒤집힌 것이다. 어떤 사안이 이렇게 극명히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 시사저널 USA가 정론직필 매체로 밝혀지는 충격 정도는 돼야 이번 반전의 충격과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욕설 사태가 터졌을 때 이태임은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받던 터에 예원의 반말 때문에 욱해서 그랬다’고 했다. 그러자 예원 측은 전면 부인했고, 잠시 진실공방이 이어지다 결국 예원의 말이 맞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태임은 욕설에 이어 비겁한 변명으로 후배에게 있지도 않은 ‘건방죄’를 뒤집어씌우려 한 거짓말쟁이 파렴치한으로 낙인 찍혔다.
그런데 이번에 영상이 공개되면서 예원이 반말을 한 게 맞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자 상황이 달라졌다. 원래는 이태임이 ‘독박’을 쓰고 혼자 매장됐었는데 이젠 그 잘못을 나눠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먼저 이태임. 아무리 예원의 반말이 드러났다 해도 이태임은 잘못한 것이 맞다. 후배가 애매한 반말을 했다고 해서 욕설을 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짓말쟁이, 비겁한 변명, 후배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파렴치한의 족쇄에선 풀어줘야 한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한 것보다 더 많은 죄목을 감당했다.
이태임은 처음엔 예원이 반말해서 그랬다고 하다가, 여론의 질타가 하도 심하니까 결국 예원의 반말 언급을 취소하고 무조건 사과했다. 욕설 부분에선 가해자이지만, 이 강요된 사과 부분에선 피해자라고 봐야 한다.
예원은 욕설을 들었다는 대목에선 피해자가 맞다. 그러나 그 사태 이후가 문제였다. 반말을 한 적이 없다며 거짓말을 했다. 이태임에 대한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되며 그녀가 매장되는 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이태임이 무조건 사과를 하고 난 후엔 ‘이태임 선배도 힘든 상황에서 촬영에 임하고 계셨음을 알아주시길 바라며 ...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선배께서 용기를 내 먼저 사과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태임 선배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는 ‘대인배 코스프레’를 했다. 이태임에게 거짓말 혐의를 뒤집어씌운 대목에선 예원에게도 가해자의 성격이 생겼다.
그다음은 찌라시. 이 사건이 터진 후 찌라시를 통해 이태임의 욕설 내용이 전파됐다. 일반적인 욕설 수준이 아닌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내용을 믿거나, 100% 믿진 않더라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공개된 영상을 보면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찌라시도 이태임을 매장시킨 가해자라고 할 수 있다.
이제 MBC다. MBC는 욕설로 인해 프로그램 파행을 겪었기 때문에 일단 피해자다. 하지만 가해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촬영원본을 가진 MBC에 사실확인을 요청했지만 MBC가 묵살했다. 이태임이 거짓말쟁이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사실확인을 거부한 건, 이태임 매장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MBC가 사실확인을 안 해줬기 때문에 예원이 ‘대인배 코스프레’를 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MBC도 이태임 매장의 가해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디스패치다. 사람들이 이태임을 거짓말쟁이로 생각하고 예원을 동정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 매체였다. 디스패치는 직접 취재했다며 대화록을 보도했는데, 워낙 디테일했기 때문에 안 믿을 도리가 없었다. 그 보도에서 예원은 ‘언니 춥지 않아요?’ 한 마디 했다가 욕설을 듣고 눈물 짓는 불쌍한 아이로 묘사됐다. 이태임은 아무 이유 없이 폭발한 정신병자 같은 느낌으로 묘사됐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선 전혀 다른 대화가 전개된다. 반말은 있었고, 예원이 조용히 고개 숙이고 눈물을 글썽이지도 않았다. 디스패치의 보도는 기사가 아닌 그야말로 한 편의 소설이었다. 이렇게 보면 디스패치는 중대한 가해자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예원에게도 결과적으로 가해자가 됐다. 디스패치의 기사로 인해 예원이 너무나 순수하고 가냘픈 피해자로 인식됐다가 이번 영상으로 배신감이 증폭되면서 예원이 더 큰 공격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이태임은 가해자이며 피해자이고, 예원은 피해자이며 가해자, MBC도 피해자이며 가해자, 그리고 찌라시는 이태임에게 가해자, 디스패치는 이태임과 예원에게 모두 가해자가 된 가해자계의 지존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여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것이 이번 사태의 교훈이다. 세상일은 속단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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