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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9.

 

<하재근의 문화읽기> '좋아요'에 중독된 삶..SNS의 폐해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11.09. 21:19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오늘은 좀 특이한 얘기더라고요. 

한 호주의 SNS 스타가 최근 더 이상 SNS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서 

이게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는데, 왜 화제가 된 건가요? 

하재근

이분이 열여덟 살 된 SNS에서 굉장히 유명한 사람인데, 

열두 살 때부터 SNS에 여러 가지 일상의 사진들을 올린 겁니다. 

그게 굉장히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유명한 모델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델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그렇게 SNS 스타였는데, 

최근에 SNS를 이제 안 하겠다고 이제 선언을 하면서 말을 하기를 

자기 SNS의 팔로워 숫자가 늘어나고 사람들이 좋아요, 이런 버튼을 누를 때마다 

처음에는 자신의 어떤 행복감도 증진이 됐었지만,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남들이 나한테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고 나한테 좋아요 버튼을 눌러주는지, 

거기에 사람이 의존하게 되면서 내가 일종의 중독 상태가 되고, 말하자면 SNS의 노예가 됐다. 

그리고 사람들한테 내가 얼마나 예쁘고, 몸매가 뛰어나고, 

나의 인생이 얼마나 완벽하고, 행복한지 이것을 과시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계속 시달리기도 했고, 

그리고 예를 들어서 이게 마치 길 가다가 간단하게 스냅 한 장 찍어서 SNS에 올린 것 같지만, 

사실은 그러한 사진 한 장, 한 장이 날씬한 몸매를 보여주기 위해서 

사진 찍기 전 하루 종일 굶어야 했고, 그리고 최고의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서 

똑같은 컷을 100장 이상 찍어서 제일 잘 나온 걸 골라서 올려야 되고, 

이런 생활을 몇 년 동안 하다가 너무나 지쳤다 이제는.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고 이번에 선언을 하니까

 그 메시지에 전 세계적인 공감이 일어나면서,

사실은 이 열여덟 살의 여성이 어떠한 의도로 이런 말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사실 이게 또 하나의 마케팅일 수도 있고. 하지만 이 사람의 의도와는 별개로 

이 사람이 SNS의 문제를 지적하는 메시지 자체에 세계적인 공감이 일어나면서 

한국에서까지 화제가 됐던 겁니다. 

유나영

사실 저도 이 스타의 SNS에 들어가 봤는데,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저는 비참했습니다. 모든 걸 가졌지만 비참했습니다.’ 

진짜 자신의 모습과 SNS상에서의 모습에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이 소녀뿐만이 아니라 사실 현실과 좀 차이 있는 사진들, 우리도 경험이 있잖아요?

하재근

영국에서 조사가 있었는데, SNS 사용자의 3분의 2 이상이 

현실보다 사진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고, 

그리고 한동안 SNS 사진의 진실이라고 하면서 화제가 됐었는데, 

SNS에 굉장히, 예를 들어서 완벽한 깨끗하고 너무나 낭만적이고 

그런 특수한 판타지한 공간과 같은 바닷가에서 가만히, 고즈넉하게 있는 것 같은 사진이지만 

그 사진의 원본을 보면 사실 옆에 사람들 있고 뭐, 쓰레기도 있고 지저분한데 

그 작은 부분만 잘라가지고 마치 이 사람이 특별한 현실에 있는 것처럼 

그러한 식으로 SNS에 미화, 과장, 이런 것들이 올라온다는 거고. 

그래서 미국에서 연구한 걸 보면 SNS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이혼을 생각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 배 이상 많다고 돼 있는데, 

그게 뭐냐면 SNS에 너무나 미화된 사진을 올리다 보니까 

그런 걸 하면 할수록 자기 현실에 대한 불만족은 더 커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불행감도 커지고 이혼도 생각하게 되고 

또 남들이 그렇게 화려한 사진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아 저 사람들은 저렇게 행복하게 사는데 내 인생은 왜 이러나, 이러한 또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그래서 급기야는 자기의 삶을 완전히 바꿔서 다른 사람의 삶을 훔쳐서 

내가 완전히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SNS에 100% 거짓인 그러한 것들을 올리는 사람들도 

요즘에 뭐 한국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유나영

이런 개인적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호주 에세나 오닐은 

자신의 SNS 활동에 상업성 역시 개입돼 있다, 이런 고백도 했었는데, 

협찬 받은 옷을 올리면 수십만 원을 받았다, 이런 경우는 우리나라에도 비일비재하지 않나요?

하재근

그렇죠. 이 호주 사람 같은 경우에 간단한 일상 사진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었지만 

사실은 그 옷을 협찬해준 기업이 다 지시를 했다는 거죠. 

사진을 어떻게 찍어라, 몇 시에 인터넷에 올려라. 지시를 했다는 건데, 

우리나라도 최근에 강용석 변호사 하고 화제가 됐던 이른바 도도맘이라고 하는, 

럭셔리 미씨 라이프 블로거 이런 분들, 그런 분들의 화려한 일상도 알고 보면 

기업의 협찬에 의해서 여러 가지 상업적인 의도가 있다는 거고, 

그리고 꼭 굳이 럭셔리 블로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반 블로거들도 어디 갔습니다, 후기 올리고 이런 거 보면 다 그 안에는 

광고, 수익을 받고 거짓된 글을 올리는 이런 것들이 많기 때문에, 

SNS에 난무하는 수많은 그 이야기들, 사진들이 모두 다 진실일 것이다, 

아 남들은 다 저렇게 화려하게 사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면 크나큰 오해일 수 있다는 겁니다.

유나영

소위 그게 우리가 말하는 파워 블로거의 힘이잖아요. 

이렇게 SNS 활동으로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 이게 또 문제되는 부분도 있잖아요. 

하재근

그렇죠. SNS에서 사람들한테 관심을 받기 위해서 점점 극단적인 연출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의 어떤 엄마는 자기 갓난아이한테 소금을 주입해서 

아이를 아프게 한 다음에 아이가 아파하는 사진을 계속 올리는 거예요. 

그래서 아픈 아이를 둔 가녀린 불쌍한 엄마, 이런 캐릭터로 관심을 받기 위해서. 

결국 아이는 죽고, 엄마는 경찰에 붙잡혀 가고. 

그리고 또 어느 은행 강도는 돈뭉치, 훔친 돈뭉치를 들고 

셀카를 찍어서 SNS에 올렸다가 또 경찰에 붙잡히고. 

지금 올해 들어서 극단적인 SNS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람이 열두 명인데,

 상어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여덟 명. 그래서 이제는 SNS 사진이 상어보다 더 무서운 시대다, 

이런 말들이 유럽에서 나오고 있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야기를 할 때, 자

존감이 약하고 우울감이 큰 사람일수록 SNS에 중독되기 쉽다고 하는데, 

문제는 SNS를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우울감은 더 커지고 자존감은 더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가 서양에서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SNS를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과감하게 그걸 끊어버리고 살아있는 사람과 면대면 접촉을 하는 실제 세상으로 나올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SNS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 지대한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는데 

좀 타인의 평가에 좌지우지 되지 말고 내 마음 지키는 법부터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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