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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상 칼럼

신과 함께2, 얼마나 재미있는 영화인가

 

신과 함께2’가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개봉 첫날부터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그 후 날마다 100만 단위씩 갱신해 3일째에 300만 돌파다. 역대 최고 흥행작인 명량보다 빠른 속도로, 그야말로 초유의 흥행 현상이다. 관객들의 평도 대체로 좋은 편인데, 이점이 미스터리다. 

신과 함께1’은 흥행속도는 신과 함께2’에 미치지 못했지만, 최종 흥행 1400만 관객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관객들의 평도 좋았는데 이건 미스터리가 아니었다. ‘신과 함께1’에는 눈물을 쥐어짜는 신파 설정이 있었다. 막판에 눈물 폭탄이 터지면 관객은 카타르시스의 후련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후회 없는 영화 관람이었다는 만족감이 남는다. 특히 한국 관객들이 눈물 코드를 선호해 ‘7번방의 선물같은 작품조차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을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관객의 눈물을 쥐어짠 신과 함께1’이 호평 받는 것은 이해가 갔다.

 

신과 함께2’에서는 눈물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 한국 영화의 기이한 흥행을 이해하게 해주는 마법의 코드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관객의 평이 좋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신과 함께1’은 놀라운 볼거리로 무장한 허술한 이야기였다. 반면에 신과 함께2’는 이야기가 좀 더 복잡, 풍성해졌다. 이 때문에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관객이 이 영화를 재미있다고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 탄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예측불허의 흐름이 흥미를 자아내는 것도 아니다. 반전의 감동도 약한 편이다. 웃음 코드가 있지만 그다지 웃기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관객들이 재미를 느낀다고 하니 미스터리인 것이다.

 

아마도 한국영화의 차원을 넘어선 볼거리, 스케일이 관객의 만족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똑같은 스토리를 저예산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관객이 재미있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낮다. 우리 관객들은 우리 영화가 그전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표현을 보여줬을 때 뜨겁게 반응했었다. 본격적인 컴퓨터 그래픽을 선보인 디워’, 괴수 액션을 선보인 괴물등에서 그렇다. ‘신과 함께시리즈는 한국 영화 시각효과, 스케일의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그것이 영화에 대한 만족감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이 시리즈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가진 관객도 많다. 가족, 휴머니즘, 용서, 이런 코드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다. 저승과 인과응보라는 동양적 설정에도 관객들이 호응했다. 그래서 신과 함께1’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그것이 2편으로 이전됐을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폭염이 흥행을 도왔다. 더울 땐 극장을 찾기 때문이다. 경쟁작들이 그리 강력하지 않았고, 직전까지 한국영화가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점도 흥행열기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영화들이 히트한 후엔 한국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영화 선호가 폭발할 수 있었다. ‘인랑흥행실패의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방학시즌에 걸 맞는 가족영화라는 점도 흥행에 작용했다. 

이 작품에서 특이점은 오달수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다. 전편에서 오달수의 분량이 적었기 때문에 교체에 무리가 없을 것 같았지만 오판이었다. 역할 자체가 코믹하게 받쳐주는 감초 캐릭터라서 오달수에게 맞춤 배역이었다. ‘신과 함께2’에서 느껴지는 오달수의 빈자리를 통해 왜 수많은 작품들이 그를 감초 캐릭터로 찾는지 알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추세대로라면 신과 함께2'도 천만 영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리즈 1, 2편이 모두 천만 영화가 되는 진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리즈 3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영화에서 다음 편을 암시하기도 한다. 한국 영화사상 보기 드문 블록버스터 시리즈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시각효과에 대한 흥미가 약화될 것이다. 차기작을 만든다면 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