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에서 버닝썬 이야기만 나온다. 클럽 아레나는 탈세 관련해서 어느 정도 언급되기는 하는데 거의 관심에서 소외돼있다. 그나마 아레나는 가끔 언급되기라도 하지만 그 외의 클럽들은 아예 거론되지 않는다. 바로 이게 문제다. 버닝썬 사태에서 버닝썬 이야기만 나온다는 것.
버닝썬에는 아레나의 영업방식이 이식됐다고 한다. 그러므로 버닝썬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아레나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전부터 아레나가 강남 대형클럽 업계의 대표격이었다. 그래서 아레나의 문제에 비하면 버닝썬의 문제는 ‘새발의 피’라는 주장도 나왔다.
클럽이라고 하니까 버닝썬이 홍대 앞에 있는 영세한 클럽들과 동류인 것으로 오인되는데, 홍대 클럽과 강남 대형클럽은 그 'DNA'가 다르다. 강남 대형클럽은 홍대 클럽의 연장선상에서 잉태된 것이 아니라, 강남 나이트클럽의 탯줄에서 나왔다고 봐야 한다. 과거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가 했던 역할을 MD가 하는 것이다. 홍대 앞의 소형 클럽엔 웨이터나 MD 같은 존재가 없다.
나이트클럽에는 원래부터 마약, 성범죄, 공권력 유착, 조폭 등의 문제가 있었다. 강남 대형클럽에서 이 문제들이 조폭을 제외하고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 어쩌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 조폭도 연루되었을 수 있다.
이렇게 업종 자체의 특성이 대형클럽으로 이전된 것이기 때문에 버닝썬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이것이 버닝선 사태의 중요한 핵심 중의 하나다. 버닝썬, 아레나를 비롯한 대형클럽들의 마약, 성범죄, 유착 문제를 발본색원하는 것. 그런데 이 핵심이 사라져버렸다.
지금 언론의 관심은 온통 승리에게 쏠려있다. 버닝썬도 승리가 연관됐기 때문에 그나마 조명 받는다. 다른 클럽에선 연예인 이름이 나오지 않아서 관심에서 제외됐다. 이래서 버닝썬 사태에서 오직 버닝썬만 거론되는 것이다.
하지만 버닝썬조차도 제대로 거론되지 않는다. 버닝썬의 의혹을 가리려면 먼저 실소유주, 경영주체부터 찾아야 하는데 경찰과 언론 모두 여기에 관심이 없다. 오직 승리 과거사 털기에만 집중한다. 실소유주를 찾으려면 지분 보유자들부터 조사해야 하는데 다른 보유자들은 놔두고 승리만 ‘탈탈’ 턴다. 언론은 버닝썬 사태를 승리 중심으로만 보도한다. ‘승리를 처벌하는 것이 버닝썬 사태 조사의 목적’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버닝썬의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면, 그는 지금 자료들을 정리할 충분한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다. 다른 클럽들도 흔적을 지울 시간을 벌고 있다. 그 클럽들에서 일탈행각을 벌인 VIP들도 과거를 지우고 있을 것이다.
최근 과거 강남클럽 업계에 잠입취재했다는 작가의 폭로가 나왔다. 강남 대형클럽에 성범죄, 마약 등이 만연했다는 것이다. 그때는 버닝썬이 생겨나기 전이었다. 이것만 봐도 버닝썬 이외의 클럽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추정할 수 있다. 클럽 내 성범죄뿐만 아니라 MD와 연계된 오피스텔에서의 부유층 성범죄도 심각하다고 했는데, 승리 개인사 털면서 그들이 여유 있게 정리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 사위가 과거 마약을 받은 곳도 아레나를 비롯한 클럽 3곳이라고 했고, 버닝썬 MD 애나도 마약을 복용한 곳이 버닝썬과 또다른 강남 클럽이라고 했다. 이것도 버닝썬 이외 클럽들의 수상한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오직 버닝썬에만, 그중에서도 오직 승리 관련된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승리한테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나이트클럽에서 클럽으로 수십 년째 이어져온 성범죄, 마약, 유착의 고리를 본격적으로 조명해야 한다. 이런 조사의 결과 승리 이름이 나온다면 그때 승리에게 집중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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