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종편 역사상 시청률 최고 기록을 연이어 세워가고 있다. 5회 25.7%로 기존 기록인 JTBC ‘SKY 캐슬’의 23.8%를 깼는데, 6회에 27.5%를 찍은 것이다. 에능프로그램이 드라마 시청률을 넘어선 것도 이채롭다.
‘미스터트롯’은 출발부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전작의 후광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1회에 12.5%로 대뜸 10%선을 넘은 것은 충격이었다. 그후 2회에 17.9%로 오르더니 3회 17.7%로 주춤했다. 하지만 4회에 19.4%로 다시 도약하고 급기야 5회에 25.7%로 대폭 상승했다. 종편에서 ‘SKY 캐슬’에 이어 두 번째로 20%선을 넘은 것인데, 넘자마자 바로 신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6회에 27.5%로 올라 30% 고지가 코앞이다.
30%면 KBS 주말드라마 시청률이다. 종편 예능에겐 꿈과 같은 수치였는데 그게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가히 신드롬이다. ‘미스트롯’도 사회현상이라고 할 정도의 신드롬이었는데 그보다 더 높은 수치가 나오니 믿기지 낳을 지경이다. 제작진도 놀랐다고 한다.
오디션은 2회가 1회보다 더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 ‘슈퍼스타K’도 그랬고, ‘프로듀스101’도 그랬다. 1회 때는 생소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늦게 터진다. 반면에 2회는, 1회 때 이미 브랜드 효과가 생겼기 때문에 출발부터 관심이 쏠린다. 그래서 2회의 반응이 더 뜨거운 것이다.
출연자들의 실력도 2회 때 더 향상되는 경향이 있다. 1회 방송을 지켜보면서 실력자들이 전의를 불사르기 때문에 2회에 전국에 인재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그중에 가려 뽑아서 TV무대에 세우니 양질의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이래서 2회가 더 성공하는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고라도 ‘미스터트롯’의 상승세는 놀랍다. 출연자들의 실력과 매력이 결정적이었다. 2회이니 만큼 실력자들이 많을 거라고는 예상했었는데, 그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실력자들이 몰려들었다. 예선부터 누구를 탈락시켜야 할지 모를 정도로 수준 높은 공연이 이어지니 당연히 시청자들이 몰입한 것이다.
보통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면 초반에 가사 실수, 음정 실수 등 미숙한 모습을 보이는 출연자들이 있게 마련인데 ‘미스터 트롯’엔 그런 무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거기에 케이팝 산업이 만들어낸 퍼포먼스 역량이 결합해, 처음 보는 퍼포먼스 트로트가 나타났다. 태권도 같은 장기를 가진 사람이 트로트를 하는 장면도 이채로웠다. 유소년부의 깜짝 가창력이나 기성가수들의 완벽한 실력도 쇼의 수준을 높였다.
이러니 단순히 중장년층만의 향수를 뛰어넘어 일반 시청자들, 특히 젊은 시청자들의 유입이 나타났다. 이미 작년에 ‘미스트롯’과 ‘놀면 뭐하니’를 통해 트로트 바람이 예열된 상태였기 때문에 젊은 시청자들이 저항감 없이 ‘미스터트롯’에 유입될 수 있었다.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버라이어티쇼로 만든 기획도 주효했다. 보통 오디션은 가창력 대결 위주로 하면서 심사위원들이 냉정하게 단점을 잡아내고 야단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반면에 ‘미스터트롯’은 마치 시골 장터에서 벌어지는 흥겨운 무대 한마당 같았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형식의 쇼가 나타났고, 승패를 뛰어넘어 그 퍼포먼스 자체가 시청자를 흥겹게 했다. 젊은 층의 비판을 받는 TV조선의 프로그램이다보니 ‘미스트롯’ 시절부터 비난이 쏟아졌었다. 당시엔 철지난 미스코리아 포맷을 내세워 비판받을 소지가 있기도 했다. 그때부터 미운털이 박혀 ‘미스터트롯’에도 매체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본질인 가창력을 놓치고 쇼를 한다는 지적이나, 흥에 겨워하는 심사위원들의 반응이 전문적이지 않아보인다는 지적 등등이다.
하지만 오디션의 본질이 가창력이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사위원이 냉철한 심사만 하란 법도 없다. 어차피 시청자는 예능 쇼프로그램으로 볼 뿐이다. 가창력, 출연자의 매력, 퍼포먼스, 리액션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흥’을 전달하면 되는 것이다. ‘미스터트롯’은 바로 그 흥겹고도 감탄할 만한 무대를 전해주기 때문에 재방송에도 시청자들이 몰입하는 쇼가 되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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