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 웃음이 난다. 봐도 봐도 같은 현상의 반복이다. 이찬원의 무대를 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찬원의 표정과 동작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면 절로 흥이 나고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거부할 수 없는 흥 제조기다. 

예선에서 24년 트로트 외길인생이라고 자기소개하며 등장했다. 24살 청년의 농담이었지만, 노래를 시작하니 정말 20대에 데뷔해 24년간 활동해온 베테랑 중견가수 같은 목청이 울렸다. ‘진또배기였다. ‘흐어어어~’ 도입부 애드리브로 다 끝났다. 깐깐한 심사로 원성을 사던 조영수가 한 소절만 듣고 하트를 눌렀다. 최단시간 올하트다. 이후 진또배기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찬또배기라는 별명이 생겼다.

 

본선21:1 데스매치에서 안성훈과 대결할 땐 울긴 왜 울어를 불렀다.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두 손을 좌우로 펼치더니 여유 넘치게 인사하는 포스가 수십 년 활동한 선생님의 그것이었다. 안성훈도 완벽하게 불렀지만, 이찬원이 울지마~~’하며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대결구도는 정리됐다. 중반에 반주 없이 목소리만 나올 땐 무대를 찢었다. 이 순간에 우승후보 중의 하나로 각인됐다. 팬심이 폭발했다. 

본선 3차 기부금 팀미션에 패밀리가 떴다 팀으로, 김호중, 고재근, 정동원과 한 팀을 이뤘다. 이 시점까지 가창력 끝판왕이었던 김호중에 밀리지 않았다. 오디션 사상 최고의 공연 중 하나였다. 모두 잘 했다. 정동원이 희망가를 부를 땐 눈물이 나고 이찬원이 나서면 흥이 넘쳤다. ‘백세인생을 돌아가면서 부를 때 구십 세에 저 세상에서~’라고 시작하는 부분에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고장난 벽시계를 부를 땐 저세상 흥이 터졌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흥겹게 하면서, 이 힘든 세상에 시름 잊고 웃음 짓게 만드는 그런 마성이 있는 청년이다. 200812살에 전국노래자랑에서 우수상을 받고, 200913살에 트로트 3총사 - 대구 조영남으로 스타킹에 출연했다. 어렸을 때부터 공인된 글자 그대로 신동인 것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꺾기의 장인이다. 현철의 현란한 꺾기를 이찬원만의 구수한 스타일로 이어받았다. 꺾더라도 음정이 정확하고 노래에 안정감이 있다. 꺾고 또 꺾는데 지저분하지 않다. 과도한 기교라는 느낌이 없다. 화려하되 자연스럽고 정감어린 유기농 MSG 꺾기다.

 

순박, 순둥순둥하게 싱글싱글 웃는 표정으로 노래할 땐 시청자가 자기도 모르게 같은 표정을 지으며 빠져든다. 본인도 여유가 넘치고 보는 사람도 마음 놓고 여유 있게 보게 된다. 오디션 특유의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그런 긴장이 없다. 덩실덩실 추는 어깨춤이 완성도 높은 칼안무보다 더 사람을 흥겹게 한다. 예선에서 진성도 일어나서 춤을 추는 등 심사위원 춤판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그래서 흥 제조기 끝판왕이다. 

하지만 의외로 긴장을 꽤 하는 것 같다. 공연 전이나 대기실에서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드러난다. ‘울긴 왜 울어를 멋들어지게 부른 직후에도 급 다소곳한 표정 급 긴장 모드로 변신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긴장하면서도 노래만 시작되면 관록의 베테랑 능수능란함이 나오니, 참 이 또한 재능이다.

 

찬또위키라고 할 정도로 트로트 지식이 엄청나다. 어느 선배에 대해서든 정보가 줄줄줄 나온다. 그만큼 트로트에 매진하면서 살아왔다는 느낌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이 떠오른다. 열정적으로 몰입해왔다는 점에서 귀감이 될 만하다. 

트로트 신드롬에는 젊은 층의 호응도 크게 작용했다. ‘미스터 트롯에서 젊은 층 팬덤을 이끄는 선봉장 중 한 명이 바로 이찬원이다. ‘울긴 왜 울어를 부를 당시 이찬원 등장 장면에 25~49세 시청률이 8.1%를 찍었다. 같은 시간 다른 종편 25~49세 시청률은 0.4~0.7%였다. 전체 분당 시청률도 이찬원 등장 때 28.94%로 치솟았다. 이날 이찬원 포털 동영상의 댓글에서 20대 비중이 19%, 30대는 26%였다.

 

누구라도 웃음 짓게 하는 귀여운 표정과 구성진 목소리, 여유 넘치는 무대 매너로 흥을 전파하는 흥 제조기라서 젊은 층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미스터트롯에서 스타들이 별처럼 쏟아진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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