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4집 ‘MAP OF THE SOUL 7’ 활동이 지구촌을 흔들고 있다. 세계 91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앨범 차트를 싹쓸이하면서 특히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아이튠즈 싱글 음원차트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줄세우기하는가 하면, 빌보드200 앨범 차트에선 4번째 1위에 올랐고, 핫100 싱글차트에선 싱글커트된 '온(ON)'이 4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정국과 지민의 솔로곡도 각각 84위, 87위를 차지해 한 앨범에서 동시에 3곡의 핫100 히트곡을 냈다.
‘온’은 빌보드 핫100 차트 사상 10위 안에 든 20번째 비영어 곡인데,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 총 3곡을 10위권에 진입시켜 비영어 빌보드 탑텐 히트곡 최다 보유자가 됐다. ‘온’ 첫 무대를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 중의 하나인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서 선보여 방탄소년단의 국제적 위상을 실감케 했다. 그야말로 글로벌 팝스타다.
그런데 아직도 방탄소년단이 왜 그렇기 인기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비슷비슷한 아이돌들이 많은데 왜 그중에서 방탄소년단이냐는 것이다. 비슷비슷하지가 않다. 방탄소년단은 그 중에서도 특별하기 때문에 서구인들에게 발견된 것이다.
먼저 뮤직비디오의 영상미와 퍼포먼스가 발견됐다. 칼군무가 한국 아이돌의 일반적 특징이긴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칼군무는 차원이 달랐다. 2015년에 ‘쩔어’의 뮤직비디오가 서양인들에게 충격을 주면서 방탄소년단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동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 SM 아이돌에 비해 방탄소년단은 힙합을 기반으로 한 미국적 음악으로 서양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도 했다.
2016년에 ‘불타오르네’의 뮤직비디오가 또 충격을 주면서 서양인들의 열광이 유튜브를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다. 서양의 안무가까지도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에 경탄했다. 이런 서양인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국내에서의 인기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해에 나온 ‘피, 땀, 눈물’이 탁월한 음악성과 놀라운 뮤직비디오 영상미로 방탄소년단을 아티스트 반열에 올렸다.
2017년 ‘Not Today’로 방탄소년단은 지구상 최고의 퍼포먼스 끝판왕 자리를 굳혔다. 그해에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며 최고 팝 아이돌 신구교체 대관식을 마치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DNA'를 공연하며 비틀스 이래 가장 폭발적인 미국 데뷔 일정을 소화했다. 미국 팬들이 한국식 떼창을 선보여 우리를 놀라게 했다. 엘렌 드제너러스는 "공항에 BTS가 도착했을 때 마치 비틀스가 온 것 같았다"고 했다.
퍼포먼스의 힘과 더불어 방탄소년단에겐 메시지가 있다. 팀 이름으로 10~20대에게 가해지는 억압을 막겠다며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화양연화’ 청춘 3부작으로 젊은 세대와의 일체성을 강화했다.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어서 밑바닥에서부터 성장했다는 스토리를 서구 젊은이들도 이해했고, 그래서 더욱 자신들과 동일시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아이돌은 남이 만들어준 음악을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방탄소년단은 이것을 깼다. 2015년, 유럽 최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MTV EMA'는 "BTS는 직접 음악을 쓰고 작업하며, BTS의 음악을 통해 본인들의 생각이나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렇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는다는 점이 서구인들에게 방탄소년단을 뮤지션으로 각인시켰다.
방탄소년단은 단순한 감상을 뛰어넘는 깊이 있는 사유의 흔적까지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밝은 내용만을 이야기하는 여느 아이돌과 달리 삶의 어두움까지 포괄했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방탄소년단과 함께 인문학을 학습하며 팬덤의 자부심을 느꼈다. 방탄소년단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낸 것도 팬들의 자존감을 고양시켰다.
이러면서 방탄소년단은 단순한 아이돌이 아닌 존경 받는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랐는데, 동양인이 그런 위상이 되자 비백인들이 방탄소년단을 보며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히스패닉, 동양, 중동 등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이런 배경에서 지구상 최고의 보이밴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RM이 유엔(UN)본부에서 연설까지 하면서 위상이 더욱 공고해졌다. 작년 월드투어 때는 뉴욕을 비롯한 주요도시에서 방탄소년단의 방문을 환영하는 특별 조명을 점등했다. 올림픽 같은 국가적인 행사 때나 진행되는 의전이었다. 이번 4집 앨범으로 방탄소년단은 더욱 깊어진 의미, 더욱 진일보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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