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 음악 칼럼

싱어게인, 오디션의 포텐이 터졌다

 

JTBC '싱어게인이 시청률 8.45%까지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JTBC '슈가맨tvN '슈퍼스타K'의 특징을 결합한 느낌이다. 과거 가수들의 재발견, 무명 가수의 발굴이란 측면과 서바이벌 경쟁이란 측면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각각의 단점을 덜어내고 장점을 더해 오디션 형식의 포텐을 터뜨렸다. 

각각의 단점이란, 먼저 슈가맨의 경우는 경연 형식이라는 매운 자극이 없었기 때문에 화제성이나 몰입도가 싱어게인보다 떨어졌다. 출연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화제성의 상승 하강 격차가 컸다. ‘슈퍼스타K’의 경우는 과도한 스토리 쥐어짜기, 캐릭터 만들기 악마의 편집으로 도덕적 질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싱어게인은 과거 가수, 무명 가수의 재발견에 경연 형식으로 매운 자극을 더하되 악마의 편집은 뺐기 때문에 단점을 덜고 장점을 더했다고 하는 것이다. 마침 시대 분위기가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을 선호하는 쪽이기도 했다. 


처음 오디션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땐 독설과 긴장된 분위기가 환호 받았다. 그러다 MBC ‘위대한 탄생에서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듯한 분위기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계속된 따뜻함은 식상함을 초래했고 다시 독설의 시대로 회귀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예능조차 자극적인 웃음보다 따뜻한 위로를 추구하는 시대다. 그러다보니 싱어게인이 오랜만에 다시 내놓은 따뜻한 오디션 콘셉트가 사랑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소외받던 사람이 마침내 대중에게 존재를 알리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장면은 감동을 준다. 바로 이것이 오디션의 가장 기본적인 미덕이다. 특히 싱어게인출연자들은 단순한 오디션 지망자 신인이 아니라 이미 실패를 겪은 기존 가수들이기 때문에 조명 받을 때의 감동이 더 컸다. 


요즘처럼 사회적으로 희망이 꺾인 시기엔 TV 속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에게 감정이입하면서 대리만족하게 된다. 오랫동안 무시당하다 마침내 빛을 보고 감격하는 출연자의 모습 속에서 나 자신을 보는 것이다. 바로 오디션이 이런 감동적 인생역전의 순간이 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한동안 인기를 끈 아이돌 오디션의 경우, 이런 감동적 스토리가 나타나긴 하지만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존재 자체가 일반인이 쉽게 동일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에 반해 싱어게인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보다 평범한 외모를 가진 출연자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이 더 커졌다. 


현재 전성기를 맞고 있는 트로트 오디션의 경우는 감동적 휴먼 스토리가 매우 많긴 하지만,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에겐 너무나 머나먼 세계다. 그에 반해 싱어게인엔 트로트가 아닌 다양한 음악들이,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좋아할 수 있는 노래들이 등장했다. 그래서 젊은 세대 시청자의 이목을 끈 것이다. 

오디션의 중요한 미덕 중의 하나는 다양한 음악, 다양한 인재의 발굴이다. 과거 슈퍼스타K' 당시에 이런 미덕이 간과되고 악마의 편집의 폐해만 강조되면서 해당 프로그램이 쓸쓸하게 종영하고 말았다. 당시 슈퍼스타K' 종영으로 다양한 음악, 다양한 인재 발굴 기능이 사라진 것에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거의 없었다. 그때는 슈퍼스타K'를 무조건 질타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바로 그때 간과 됐던 오디션의 미덕, 그 포텐이 싱어게인에서 터졌다. 비교적 다양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등장해 다양한 음악을 갈구하던 시청자의 요구를 채워준 것이다. 소외받던 사람이 조명 받을 때의 감동도 그대로 나타났다. 

다만 이것이 서바이벌 경연 형식이다보니 더 크게 조명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경쟁 속에서 탈락하고 만 것은 안타깝다. 예컨대 50호 윤영아의 경우, ‘싱어게인이 아닌 슈가맨에 나왔다면 훨씬 크게 주목 받았을 것이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무시했던 크레용팝의 초아가 재발견되는 감동적인 순간처럼 반짝이는 지점들이 있었기 때문에,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의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