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 음악 칼럼

임영웅 1위하고도 놓친 음방 순위 문제

 

임영웅이 MBC '! 음악중심에서 2주 연속 1위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27일 방송에서 로제가 1위 오른 것이다. 임영웅은 2위에 그쳤다. 로제, 아이유, 임영웅이 1위 후보에 오른 가운데 로제 8394, 아이유 6661, 임영웅 8018점이 나왔다.

 

로제와 임영웅의 점수가 단 376점 차이였다. 임영웅은 음반을 내지 않았음에도 음원+음반부문에서 5000점을 획득했다. 음반을 낸 로제는 5578점이었다. 음반 없이 무려 5000점을 얻은 것에서 임영웅의 이번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글로벌투표와 문자 투표에서도 각각 1000점씩을 획득해 다른 1위 후보들을 압도했다. 특히 문자 투표의 경우 로제는 23, 아이유는 58점이었다.

 

음악방송이 음원중심으로 재편되고 팬덤의 영향력이 강해진 후 성인가요 가수들은 음악방송 순위에서 배제되다시피 했다. 그런데 이번에 임영웅은 아이돌보다 더 강한 음원경쟁력, 팬덤결집력을 보여줬다. 이 자체로 역사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1위를 놓쳤는데, 동영상 부문의 열세가 크게 작용했다. ‘동영상+방송 시청자 위원회부문에서 로제는 1751, 임영웅은 268점이었다. 이 부문에서 동영상의 비중이 75%에 달하기 때문에 결국 임영웅은 동영상 열세로 동영상+방송 시청자 위원회부문에서 크게 뒤졌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2연속 1위를 막았다.

 

바로 이게 문제다. 임영웅이 동영상 부문에서 뒤진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국내에서 임영웅 영상의 조회 수는 압도적이다. 그런데 ! 음악중심차트에선 동영상 점수가 형편없이 낮게 나왔다.

 

이것은 해외 클릭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는 유튜브 900만 뷰를 넘어섰다. 반면에 로제의 온 더 그라운드12000만 뷰를 넘어섰다. 이러니 동영상 점수차가 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게 말이 안 되는 것은 여기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 음악중심은 국내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인기가요를 뽑는다. 그러면 한국 조회 수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 전 세계 유튜브 조회 수를 반영하려면 국제차트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음원, 팬덤 등으로 음악방송이 아이돌 판이 된 후, 동영상 비중이 커지면서 더욱 아이돌 독식 구조가 강해졌다. 한류 아이돌은 전 세계에서 동영상 클릭이 일어나기 때문에 국내 성인가요, 전통가요 가수 입장에선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 전 세계 클릭수를 반영하는 방식은, 한류 아이돌이 훨씬 앞서서 출발하는 달리기와 같다. 말도 안 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런 구조에서 성인가요 가수가 한 번이라도 1위를 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이다. 일부 순위프로그램은 해외 투표까지 순위산정에 반영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역시 국내 성인가요, 전통가요 가수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는 한국이다. 외국이 아니다. 한국 차트는 한국 내의 인기를 반영해야 한다. 동영상의 경우 국내 접속 비중을 높이거나, 아니면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국내 포털 서비스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 음악중심은 자체 방영 영상의 동영상 순위를 별도로 집계하는데 여기선 네이버TV 등이 기준이다. 한 주 전 방영 영상들 중에서 로제가 38,000여 회로 3, 브레이브걸스가 69.000여 회로 2, 임영웅이 349,000여 회로 1위에 올랐다.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국내 포털에선 임영웅이 압도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국내 조회 수 기준으로 동영상 점수를 산정했다면 이번 ! 음악중심에서 임영웅이 1위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1위를 하고도 해외 조회 수를 반영하는 구조 때문에 1위를 놓친 셈이다. 국내 선수권대회에서 어떤 선수가 우승했는데, 해외 성적을 반영한다며 진 선수에게 금메달을 걸어준 격이다.

 

이런 식이면 한류 아이돌 독식 구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음악방송은 지금까지처럼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만다. 전통가요를 비롯해 모든 뮤지션들이 공평하게 경쟁해 국내 인기 순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가요계가 균형 있게 발전하고 음악방송도 국민과 더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