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설의 고향>이 시작됐다. <전설의 고향>은 그 자체로 전설이 된 공포시리즈이며, 작년에도 방송사에게 쏠쏠한 시청률을 안겨줬던 효자상품이기도 하다.


한국인 상당수는 <전설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 <전설의 고향>에는 단순한 인기 드라마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한 부문을 간직한 현대판 문화재적 성격까지 있다.


그래서 <전설의 고향>은 언제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사람들은 <전설의 고향>에 보다 전통적일 것을 주문하면서도, 또 한국의 대표적인 공포시리즈로서 보다 참신할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제작진도 고충은 있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번에 시작된 <전설의 고향> 혈귀편은 너무했다. 어떻게 이렇게 ‘맹탕’으로 만들 수 있나? <전설의 고향>을 사랑하고 추억하는 국민들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질 정도다.


사람들은 저마다 <전설의 고향>에 다양한 것들을 요구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하나다. 바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공포. 공포에 대한 형상화가 어느 정도만 이루어져도 <전설의 고향>은 그 위상을 이어갈 수 있다. 거기에 그 공포가 우리 전통과 이어져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번 <전설의 고향>은 아무 것도 주지 못했다. 최근 납량특집드라마인 <혼>이 상당한 수준의 공포와 긴장감을 선사해주고 있다. <전설의 고향>은 그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1편의 경우 밀려도 너무 밀렸다. 참패다.



- 맹탕 요괴 맹탕 액션 -


극 초반 혈귀가 나타난 후 CG까지 동원한 액션 장면이 나온다. 이 대목에서 시선을 확 잡았어야 했다. 하지만 웬걸? 시선을 잡기는커녕 하품만 나왔다. 긴박한 액션과 추격이 이어지는데 어쩌면 그렇게 맥이 빠질 수 있단 말인가. 액션으로서도 무의미했을 뿐만 아니라, 공포심도 전혀 유발하지 못했다.


<혼>은 초반 추격 장면이 상당히 긴박했다. 여주인공이 빙의되는 과정도 인상 깊었다. 역동적인 촬영과 공들인 CG로 초반에 시청자의 시선을 붙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후 살인범을 잡는 과정에서도 긴장감이 잘 표현됐다. 몇몇 귀신은 어이없었지만, 대체로 귀신의 표현도 공포심을 유발하도록 잘 배치했다. 이미 지난 주에 <혼>을 본 사람으로서 <전설의 고향>은 실소만 터져 나올 뿐이었다.


<전설의 고향>의 추격신과 액션신은 아무런 고민도 없어보였다. ‘어떻게 해야 시각적인 충격을 선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강렬한 느낌의 그림을 만들어낼까’라는 고민이 전혀 없어보였다는 뜻이다. 정말 교과서적으로, 너무나 무의미하게 삿들이 배치됐다.


백미는 요괴였다. 어떻게 가장 중요한 요괴를 이렇게 맹탕으로 표현할 수 있나. 무작정 과장된 표정만 짓고 눈을 희번득거리며 이빨만 보이면 된다고 생각했나? 과장된 표정은 실소를 유발했고, 오락가락하는 귀신의 캐릭터는 몰입을 방해했다.


요괴가 이빨을 드러낼 때 불쑥 켜지는 파란 조명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게다가 공격성을 표현할 때 언제나 흉기가 되는 날카로운 손톱을 가슴 앞에 부각시키는데, 이건 물릴 만큼 봐왔던 상투적인 표현이다. 이미 1990년대에도 비웃음을 샀던 표현방식인데, 2009년에 그것을 또 보게 될 줄이야!



- 부끄러운 신음소리 -


더 황당한 건 신음소리였다. 남녀가 엉겨 붙어 내는 신음소리. 베드신도 툭하면 나왔다. 어떻게 지상파 드라마를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나? 너무 선정적이었다. 무조건 자극적이기만 하면 시청률이 오를 거라고 생각했나?


정작 중요한 요괴와 요괴가 펼치는 액션신은 신물이 날 만큼 진부하게 표현하더니, 여성을 체벌하는 장면에선 창조력을 발휘했다. 며느리를 매달고 때린다는 설정이 등장한 것이다. 자극적인 쪽으로만 연구한 것 같다. 노출과 자극의 고향?


요괴 캐릭터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 숫처녀를 죽여야만 하는 운명에 개탄하더니 나중엔 왜 갑자기 비열을 표정을 짓는단 말인가? 그러더니 다시 순정의 사나이로 돌변하는 황당한 오락가락. ‘요괴를 표현할 땐 이러저러해야 한다’라는 도식성에 빠진 것이 그런 황당함을 초래한 주범으로 보인다.


덕분에 주인공 요괴의 캐릭터가 완전히 망가져 공포도 없고 드라마도 없는 작품이 돼버렸다. 게다가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수준 이하였다. 이것이 과연 드라마왕국이라는 한국의 미니시리즈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전설의 고향> 시리즈,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 도식성과 선정성의 안일한 결합은 불쾌함만 유발할 뿐이다. 선정성은 빼고 도식성은 뛰어넘어야 한다. <혼>이라는 사례도 있지 않은가. 신선한 표현방식에 전통적인 한을 담을 때 <전설의 고향>은 ‘드라마의 전설’로서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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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왜들그러는지 2009.08.11 14:3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잘생긴 배우가 파격역을 맡은것도 관심됐었고, 기존 맨~날 반복재탕 삼탕하던것도 아니고 소재 스토리 신선하고 더군다나 잔인하거나 한만 부르짖다끝나지않고 아름다운 감동도 있어서 마지막에 찡했는데, 지겨운재미없던 기존극에서 지나서 참신하고 새로운게 난 이게 훨 났드만. 야동도보면서 신음소리가 민망하다는분들 어이없네 몇초나나왓다고. 계속 이런거 해주세요~피디님

  3. 신음소리 2009.08.11 14:4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처음부터 안봐서 그 베드신이 얼마나 자주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여자가 치료받고 다시 남편한테 가서 그 남편과 기생의 베드신 보여줄때는 정말 낮뜨거웠음 소리도 모잘라서 화면까지ㅉㅉㅉㅉ

  4. 한마디로 쓰래기라는 거죠 ;;
    진짜 제대로 만들수 없나?

  5. 위안이 되네요 2009.08.11 15:5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한 10분쯤 보다가 더이상 건질게 없다고 판단하여 선덕여왕 봤다는~

  6. 헐저랑생각 2009.08.11 15:5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진짜비슷하네요
    저두보면서혼이랑되게비교많이했는데...
    혼보다더안무섭다 이런생각 ㅡㅡ
    또너무베드씬이많이나와서
    많이민망했어요

  7. 맛스타 2009.08.11 16:0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내가 드라마를 보는건지 야동을 보는건지 헷갈리게 만드는 신음소리....신음소리 말고 다른건 죄다 어설퍼요... 혈귀라는게 원래부터 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의 뱀파이어가 생각나더군요...전설의 고향은 이제 공포는 사라지고 어설프게 자르고 피튀기는 그런게 되어버린듯.. 차라리 원래 전설의고향이나 방송해줬으면 좋겠네요...

  8. 전설의 고향 한대서 기대했는데..
    헬스장서 런닝하면서 보다가 웃겨서 떨어질 뻔했다.
    김지석이가 무서운 표정 짓는데 넘 웃겨서...--;;
    너무 코미디더라.. 푸핫핫
    옆에 런닝하던 아자씨가 나 미친X인줄 알았을거다.
    전설에 고향 보다 미친듯 웃는 인간이 어딨어..
    내용도 완존 야리꾸리하고.. 주인공 여자가 집나갔다가 들어왔을때
    남편이랑 껌은옷 입은 여자와의 정사신...모야.. 19금이던데..
    결정적으로 채널 돌린 건.. 주인공 여자랑 혈귀랑 도망가는 장면
    이상한 애덜 쫓아오고.. 주인공 여자 넘어질 때.. 바로 채널 돌림.

  9. ㅋㅋㅋ 2009.08.11 18:5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전설의고향이 왜이리 약해졌죠?

    제가 어렸을때만해도 ㅎㄷㄷㄷ 거렸는데..

    KBS에 이병순이가 무조건 자극적인거 올리라고 한건가?

    그 케이블 방송사들도 자극적인 영화들때문에 경고먹는판에..

    ㄷㄷ

  10. 카드값줘체리 2009.08.11 19: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도 선덕여왕 보다가 어제만 전설의고향봤는데 ,보다가 선덕여왕으로 돌 돌렷어용~~ㅋㅋㅋ

  11. 이거 진짜 캐안습.. 김지석이 숫처녀 9명의 피를 빨아야 하는대 ㅋㅋㅋ 그게 숫처녀인지 아닌지
    어케 구분함? 그 기생인가 뭔가 남자랑 성관계 하고 김지석이 그 여자 피 빨려고 들어가서 냄새
    맡는대 킁킁..표정으로 이게 긴가 아닌가 처녀인가 아짐씨인가 킁킁..킁킁 의심하는 표정 짓더니
    에라이 아니자나 하고 나간거 웃기고 ㅋㅋ 뭔놈의 신음소리는 삼류 에로영화에 나오는 아학아학
    아..아악..아악아아아 하아...ㅋㅋㅋㅋ난 어이가없어서 실소를 뿜었다 그리고 김지석이 그 며느리인가 그 여자를 좋아하는것도 우연히 피빨러 들어갔다가 그 여자가 김지석 껴안고 아버지하고 눈물흘렸다고 거기서 마음약해지고 반하는 것도 우습고 영 스토리도 부실하고 코믹에로인지 cg는 어린이드라마 수준이고 진짜 연출자도 그렇고 정말 혼의 반에 반도 못따라갔음

  12. MBC혼은 2009.08.11 19:0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내가 무서워서 TV채널 돌릴정도인데.ㄷㄷㄷ

    무섭다 그것..

  13. 전설의 고향? 전설의 족발? 2009.08.11 19:4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발연기와 발극본과 발CG... 내가 보고 있었던 건 전설의 고향인가 전설의 족발인가..

  14. 고향의 전설 2009.08.11 21: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전설의 고향: 전설이 나오는 고향
    고향의 전설: 내 고향의 전설
    세상에 전설이 계속 나오는 고향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옛날의 전설의 고향은 애절하고 따뜻한 인간미가 흐르는 서정적인 드라마였다.
    요즘은 이상하게 전설도 아니면서 그냥 작가들이 만들어 놓고 전설이라니...???
    이 무슨 사기극인지?
    무슨 전설이 귀신만 나와?
    2000년대에는 완전히 엉망진창 질서도 없고, 전해지는 이야기도 없고, 내용도 없고, 인간애도 없고......-_-;;

  15. 우리집은 대가족입니다.

    저의 주장으로 선덕여왕에서 전설의 고향으로 넘어와 온가족이 웃으며,,

    더운 밤의 열기를 식히고자 시청했습니다.

    신음소리가 나올때마다 저는 제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티비를 시청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해준 공영방송께 감사드립니다.

  16. 그런가요 2009.08.12 00: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는 두 주인공남녀에 촛점을 맞추고 봐서인지 별루 야하다그런느낌없었어요...그저 섬뜩한 혈귀가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어서 사랑을 하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에서 조금 슬펐는뎅...ㅠㅠ남자주인공의 차가우면서도 슬퍼보이는 눈빛도 맘에 들구여...나만 그렇게 느낀건가요...잼있던데요

  17. 에라이 2009.08.12 01:0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혼도 무섭지는 않은데 전설에고향에 비하면 주온급이네.
    전설의 고향하면 끝날때쯤 해서 띠리잉~하는 피리소리에 성우 아저씨가 조선시대에는~ 하고 나레이션 해줘야 제맛인데 ㅋㅋ

  18. 정말 동감 2009.08.12 03:4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kbs에서 만드는 드라마는 다 이렇게 어설픈게 대부분인거 같아요_-
    어쩜 발전을 못하는지, 시청료도 꼬박꼬박 받아챙겨가면서
    시청료를 어디다 투자를 하는건지, 매번 볼때마다 너무 한거 같아요_-;;ㅋ

  19. 숫처녀 피를 빨아 먹어야 한다? 그럼 숫처녀 생리할때 그 피 받아 마심 되지않나? 저승사자가 무슨 사람을 죽이라고 시켜

  20. 에구 이분글은 도저히 긍정적으로 봐줄수가 없네!

    전설의 고향 제작목표는 제대로 파악하고 글을 올린건지 의심스럽군요.
    '혼'이란 드라마는 현대물이고, 한여름에 공포를 선사하기 위해 제작된 드라마죠.
    그리고 현대의 공포물은 어찌보면 다 '링'의 짝퉁들입니다.

    그런데 전설의 고향마저도 거기에 편승해서 또다시 짝퉁'링'을 만들어야 할까요?
    전설의 고향은 수십년전부터 우리 고유명사라 할 정도의 익숙한 공포물입니다.
    이제와서는 공포라고 하기도 딱히 그렇지만 어쨋든 제작목적은 시청자들에게
    공포심을 주어 시청률을 올릴려는 드라마는 아니라는 거죠.

    현대물은 무서워서 보지 못하는 사람들, 과거의 향수로 보는 연령층이 높은 분들을
    위해 제작된 것입니다.

    한가지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마시고, 여러방향에 돌아본후 글을 작성해 주셧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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