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의 폭풍같은 인기에 꽃남군단은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꽃남은 올해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이모-누나’ 팬들부터 여중생, 여고생까지 꽃남에 열광한 한해였다.


그 꽃남 열풍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 어쩌다 보니 <선덕여왕>이 돼버렸다. 여성이 중심이라던 <선덕여왕>이 꽃남 드라마일 줄은 아무도 상상 못했던 일이다. 올 초 꽃남열풍의 진원지는 <꽃보다 남자>였다. 그것을 <선덕여왕>이 이어받은 것이다.


<선덕여왕>은 초중반에, 꺼억꺼억 악을 써대며 강짜를 부리거나 울어대고 혹은 벌벌 떨어대던 주인공 덕만과 힘 빠진 주인공 김유신 때문에 극이 급격히 지루해졌었다. 당시 <선덕여왕>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그 흐름을 한 방에 뒤집은 것이 꽃남의 등장이었다. 꽃남들은 전투신을 통해 강력히 부각됐다. 그후 선덕여왕은 꽃남의 경연장이 됐다. 그리고 최근엔 덕만 주위에 꽃남들이 차례차례 포진하며 서라벌 F4가 완성되려 하고 있다.


꽃남들은 주연같지 않은 주연이었던 덕만과 김유신이 각성할 때까지 극을 지탱했으며, 주인공들의 각성이 시작되고 F4가 가시화된 지금은 ‘악의 무리’에 대적하는 핵심 군단으로서 저마다 다채로운 캐릭터로 흥미의 중심에 서고 있다.



- 서라벌 F4의 면면들 -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알천랑 이승효다. 알천랑이 전투를 지휘하는 장면이 나왔을 때 네티즌은 열광했다. 그날밤 게시판은 알천랑 이야기로 가득했다. 알천랑은 야성미와 용맹으로 김유신과 그 낭도들이 보여주는 답답함을 해소시켜줬다. 그리하여 주인공 이상의 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알천랑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나팔을 불던 야성적인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될 만큼 강렬했다. 부대를 지휘하는 모습도 늠름했다. 남자인 내가 봐도 멋있었는데 여성들에겐 오죽했으랴. 꽃남에 열광하는 ‘이모-누나’ 팬들에겐 최고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최근 이승효를 잡기 위해 매니지먼트사들이 ‘불꽃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다음 등장한 건 비담역의 김남길이다. 김남길의 경우도 첫 번째 전투신 이후 신드롬 현상이 일어났다. 비담은 마치 만화 <베가본드>의 주인공 무사 같았다. 충격 받은 네티즌은 ‘짐승간지’라는 헌사를 바쳤다.


나는 김남길 때문에 닭고기를 뜯고 말았다. 아마 올 여름 최고의 닭백숙 홍보대사였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윤종신과 정준하를 올해의 ‘미스터 닭백숙’으로 생각했었으나, 그들은 비담의 백숙이라는 불의의 일격에 무너졌다. 역시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


김남길은 최근 덕만 옆에 포진하면서 <열혈강호>의 주인공처럼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칼을 들고 나서면 <베가본드>의 짐승간지가 빛나며, 주인공 옆으로 돌아오면 개그를 책임지는 캐릭터다. 매우 만화적이며,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인물인 것이다. 그에 따라 존재감이 <선덕여왕> 남성 캐릭터 중 최강이다.


F4 중에서 가장 최근에 등장한 꽃남은 월야역의 주상욱이다. 주상욱은 아직 용맹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얼굴만 비췄는데도, 바로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선덕여왕>을 통해 꽃남 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꽃남의 그림자만 비쳐도 바로 반응하는 것이다.


주상욱은 <그저 바라보다가>에서 김아중에게 매달리는 우울하고 찌질한 캐릭터를 연기했었다. 그땐 주상욱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시청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덕여왕>에선 덕만의 꽃남군단에 얼굴을 잠시 비쳤을 뿐인데 호감폭발이다. 역시 작품은 편성이고, 배우는 배역이다.



- 유승호는 악몽 -


네 번째 꽃남. 무서운 배우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누나들의 로망이라는 유승호가 김춘추역에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모-누나’ 팬들이 그의 등장을 두근두근 기다린다. 유승호는 꽃남군단의 화룡점정으로서 F4를 완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호가 과연 이민호에서 시작된 2009년 꽃남 계보의 적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쉽게도 주인공 엄태웅이 덕만을 지키는 꽃남군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각성중인 엄태웅이 카리스마 있는 눈빛을 완전히 회복하면 덕만 꽃남군단의 중심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외모가 아니라 힘의 문제다. 엄태웅은 그동안 너무 힘이 없어보였다. 과연 엄태웅이 ‘포스’를 완전히 회복해 F5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이것도 귀추가 주모된다.


서라벌 F4는 아직 미실일당에겐 이렇다 할 위협이 아니나, 경쟁 프로그램엔 절망이 되고 있다. 알천랑, 비담 등이 등장하며 화제를 쓸어갈 때마다 경쟁작들은 추풍낙엽 신세가 됐던 것이다. <드림>의 손담비와 원조 F4인 김범은 재난을 당하고 있다.


꽃남들의 등장마다 <선덕여왕>의 인기가 폭발했던 것을 기억하는 경쟁작 관계자들에게, 유승호란 이름은 현재 악몽 그 자체일 것이다. 시청자들에겐 즐거운 설레임인 유승호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겐 악몽이라니 세상은 얄궂다.


그렇거나 말거나, 김범이라는 원조 F4를 잡은 <선덕여왕> F4, 그 가운데에 있는 덕만은 꽃남으로 둘러싸인 행복한 여왕이 될 전망이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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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2009.08.24 12:1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마자요 솔찍히 전 얼굴때문에 봅니다, 내용도 별로고 역사왜곡만 해대지만
    너무나 잘생긴 우리의 비담! 그바보에서 봤었던 주상욱씨, 아직 월야케릭터에대한 매력은 못느꼈어요ㅋㅋㅋ 그리고 유승호군! 정말 얼굴때문에 봐요..ㅋㅋㅋㅋ
    ㅋ비록 유승호군 나오면 안볼거지만; 유승호군때문에 그런건아니고
    이제 수능이 80일남ㄴ았기때문에ㅋㅋㅋ수능끝나면보렵니다흑흑;ㅋ

  2. 덕만퀸매니아 2009.08.24 13:3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동감합니다. 제목만 선덕여왕이지 스포트라이트가 주인공 덕만과 유신이 아니고 F4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되네요. 여왕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도 잘 못느끼겠고 그냥 매력적인 조연들과 악역이 중심이 되는 드라마라는 느낌이 요즘 더 강하게 듭니다. 선덕여왕 드라마 자체는 참 재밌고 궁금하지만 이번 드라마로 이요원과 엄태웅에 대한 한계가 자꾸 느껴집니다. 아무리 F4가 멋지다지만 명색이 남녀주인공이면 드라마에 대한 포커스를 자신들에게 맞춰지도록 해야 하는데 자꾸 시선이 다른 곳으로 분산되는 것은 따지고 보면 두 배우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들마 게시판에는 정신병자들이 많아서 주인공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면 악플달고 대기중인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지만요. 특히 이요원... 작품 나올때마다 주인공이긴 하지만 시선을 상대 배역에게만 빼앗기게 하는 것을 보아 이요원에게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3. 짐승간지 2009.08.25 00:0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도 동감합니다. 특히나 오늘 분량 마지막 부분은 비담 스페셜을 보는 것 같더군요 ㅋㅋ 돋보기로
    종이에 불붙이는 거랑 비석 나타나게 하는 cg는 좀 웃겼지만 ㅋㅋ 미실 일당한테 잡혀갔을 때
    마스크 사이로 드러난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던데요 ㅎㅎ 주연이 아니라 조연 땜에 드라마를 이렇게
    붙잡고 보기는 첨인 것 같네요 ㅎㅎ

  4. 김선달 2009.08.25 01: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갑자기 포청천이 생각난다. 왕조, 마한, 장룡, 조호~!! 그리고 엄태웅은 전조... 이요원은 포청천... 응?

  5. 동감합니다.
    주인공인 엄태웅보다도 이들이 훨씬 빛나죠..